원작의 감동을 뛰어넘어 브로드웨이 진출까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원작의 감동을 뛰어넘어 브로드웨이 진출까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 유수정 기자
  • 입력 2013-02-12 10:19
  • 승인 2013.02.12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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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사진출처 = 오디뮤지컬컴퍼니>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대구·대전·부산 등 전국 11개 도시의 투어를 마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단 5주간 추가로 열린 2013년 서울 공연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한국인이 열광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중 대표적인 작품이다. 한 예로 작품의 대표곡인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은 깊은 울림으로 여성 관객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으며 노래 좀 한다하는 남성들의 노래방 애창곡으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 이와 함께 CF음악 시장까지 섭렵한 까닭에 작품을 모르는 이들도 OST는 알고 있는 웃지 못 할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뮤지컬 역사에 대해 논하자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빼놓을 수 없는 대작이다.

2004년 초연 당시 전석 매진·전회 기립 박수·1일 티켓 판매량 신기록 수립이라는 신기록을 남긴 것은 물론 앙코르 공연의 티켓 오픈 하루만에 3회 차 분 티켓이 모두 매진된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이와 함께 조승우를 국내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성장시키고 홍광호, 류정한 등을 일약 스타덤에 올리는 등 ‘지킬 앤 하이드’는 언제나 숱한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는 조승우도, 홍광호도 없었다.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지만 정작 전국 투어에서는 스타가 없었던 것. 그럼에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던 것은 바로 작품 자체의 감동이었다.

작품의 연출을 담당한 신춘수 프로듀서(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세대교체를 이루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함께한 배우들은 원석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국 뮤지컬을 이끌만한 재능과 가능성을 지닌 배우들이 연출가의 손을 거쳐 다이아몬드가 됐다”고 자신감을 내 비췄다.

그의 발언은 흔히 말하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명실상부한 최고의 극장에서 진행된 이번 공연은 5주간의 짧은 개막 기간에도 불구하고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기 때문. 특히나 서울 관객들의 요청으로 특별 개최된 만큼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서울 공연이 진행된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은 개관 25주년의 역사 깊은 공연장인 만큼 작품의 선택과 심사 등에 매우 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에 개관 25주년 해의 첫 작품으로 선택된 것은 최고의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는 말이다.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사진출처 =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컬로 명성을 이어온 탓인지 개인 블로그와 SNS 등에는 관람후기가 줄을 이었다. 이밖에도 인터파크에는 서울 공연에 대한 리뷰만 400여개 이상 작성 돼 있어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인터파크 ID ‘fhfldw**’는 “신춘수 대표의 말대로 양지킬(양준모 분)은 놓치면 안 되는 훌륭한 선택이었다”면서 “첫 공연인데도 불구하고 기립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 ID ‘hazado**’는 “출연진이 네임벨류(name value)에서 밀린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실력이 매우 좋았다”면서 “이 공연 덕분에 양준모의 차기작 ‘아르센 루팡’까지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ID ‘tomot**’는 “성남 공연은 MR로 이뤄졌는데 서울 공연은 오케스트라여서 그런지 음향이 비교할 수 없이 좋았다”며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는데도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볼 수 있었다”고 관람 후기를 남겼다. 이어 “양준모 배우는 정말 하이드 그 자체였다”면서 “루시역의 배우는 모두 매력이 있어 어느 캐스트로 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양준모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신의정의 멋진 춤과 연기, 노래에 이지혜의 사랑스럽고 예쁜 엠마까지… 이번 지킬 최고의 캐스팅인 듯”(kyy2**), “윤영석의 소름 돋는 연기와 노래는 말로 표현이 안 된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전율을 느끼고 싶다”(eternitypo**) 등의 반응도 잇따랐다.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사진출처 = 오디뮤지컬컴퍼니>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양면성을 극대화 시킨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오페라의 유령’과 같이 원작 그대로를 옮겨 놓는 레플리카(replica) 공연이 아닌 무대와 안무, 의상 등에서 한국적 변형을 가미한 논레플리카(non-replica) 방식이다. 브로드웨이 원작에 기초해 세계 각국의 프로덕션이 관객들의 정서와 특성에 맞춰 극을 변형시킨 것.

10여개 나라에서 각각의 매력으로 공연되고 있는 ‘지킬 앤 하이드’ 중 단연 으뜸은 한국의 작품이었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에게 극찬 받은 바 있는 신춘수 프로듀서의 작품이 2013년 ‘지킬 앤 하이드’의 본고장인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공연에 원작을 뛰어넘은 감동이 존재한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신춘수 대표의 작품은 실제 미국 공연보다 긴 러닝타임(running time)에도 불구하고 한국적 색채가 적절히 버무려진 까닭에 강한 흡입력과 호소력이 더해졌다는 평이다.

이밖에도 2014년 개막을 앞두고 있는 호주공연 역시 신춘수 대표가 프로듀싱에 참여해 그 감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원작이 가진 매력 그 이상을 뛰어넘는 한국형 ‘지킬 앤 하이드’. 이것이 바로 9년간 그 명성을 지켜올 수 있었던 이유다.

crystal07@ilyoseoul.co.kr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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