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평가 1위 오산시 ‘경기도에 서류도 제출 못해’
오산 재래시장 죽이려는 ‘꼼수’
[일요서울 | 수도권취재본부 김장중 기자] 경기지역 전통시장 활성화 평가를 놓고 중앙부처와 경기도의 평가가 크게 달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양 기관의 ‘잣대’가 틀려 각 지자체가 재래시장 활성화 추진 등을 놓고 큰 혼선을 빚고 있는 꼴이다.
경기도 수원시는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기도가 지난해 시행한 ‘전통시장 큰 장날’ 평가에서 지역내 4개 시장이 우수 및 장려상을 받아 6000만 원의 특별교부세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한상담 시 경제정책국장은 “이같은 행사로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과 매출액이 크게 증가하고, 지역 물가안정에도 기여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시는 지역내 22개 전통시장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올해 21억 원의 사업비로 특성화 및 특수화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 시장경영진흥원이 전국 1511개 재래시장을 조사한 ‘2012년도 전통시장 활성화수준 평가분석’ 자료에는 수원시 구천동공구상가 940위·매산 시장 918위·화서시장 784위·영동시장 715위 등의 꼴찌에 머물러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는 경기도 평가에서 지역내 정자시장이 우수상으로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3000만 원을, 조원시장·남문로데오시장·팔달문 시장 등 3개 시장이 장려상을 받아 각각 1000만 원의 특별교부세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에서는 상인들의 적극적 행사 참여 여부와 각 시·군의 지원 및 관심, 홍보와 이벤트, 언론보도 내용 등을 기준으로 삼아 서류 및 현장평가로 이뤄졌다.
하지만 중기청이 지난해 조사한 평가분석 자료에는 이번에 우수상을 받은 정자시장이 전국 1511개 시장 가운데 185위를, 또 장려상을 받은 조원시장은 50위·남문로데오시장 179위·팔달문 시장은 150위로 하위권에 그쳤다.
중기청의 평가 역시 재래시장 상인조직과 상권매력도·시설·점포경영·공동마케팅·시장운영 등으로 거의 비슷했다.
특히 중기청 평가에서 경기도 오산시는 6개 분야 39개 세부평가를 통해 충북 제천의 내토시장에 이어 전국 2위를, 경기도 재래시장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오산시의 경우 경기도가 시행한 ‘전통시장 큰 장날’ 평가에는 서류조차 내밀지 못했다.
경기도 평가 자체가 대형마트와 SSM이 의무적 휴업하는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에 전통시장 경쟁력을 높인다는 이유로 각 품목별 할인판매를 하지만, 오산시의 경우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이 토요일 휴무해 농수산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기도의 대책 없는 ‘전시행정’으로 중앙부처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꼴이다.
오산재래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상인 한모(49)씨는 “중기청 평가에서 전국 2위를, 또 경기도 1위를 차지한 오산시장이 경기도 평가에 참여도 못했다는 것은 경기도의 ‘탁상행정’으로 빚어진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누가 보더라도 최고의 오산재래시장을 깍아 내리려는 다른 지자체 등의 ‘꼼수’에 불과한 수작”이라고 꼬집었다.
kjj@ilyoseoul.co.kr
수도권취재본부 김장중 기자 kj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