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방송심위의의 행정지도는 정치풍자라는 희극인들의 권리를 정부기관이 규제하고 빼앗아가려는 조선시대만도 못한 엉뚱한 코미디 조치"라며 "방통위도 개그를 계속할 요량이면 개콘에 출연 신청하기 바란다"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방송심의위가 밝힌 대로라면 바람직한 정치풍자란 임무를 시작한 대통령만을 대상으로 해야 하고 훈계조가 아닌 청원조로 해야 하고 반말은 일절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인가"라며 "정치와 국가기구가 개그와 코미디를 일삼는 현실이 더욱 답답하게 느껴진다"고 일갈했다.
진보정의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반말과 훈계조 발언이 바람직한 정치풍자가 아니라는 이유인데 참으로 웃기면서도 안타까운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고 비꼬았다.
그는 "이번 방통위의 개콘 행정지도 조치는 개그맨들에게 오히려 아주 훌륭한 정치풍자의 소재를 제공해 줬다"며 "재미있고 날카로운 정치풍자야말로 민주주의가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방송심의위는 개그맨 정태호가 작년 12월23일 방송에서 18대 대선에서 승리한 박근혜 당선인에게 축하를 건넨 뒤 "박근혜, 님 잘 들어. 당신이 얘기했듯이 서민들을 위한 정책, 기업들을 위한 정책, 학생들을 위한 정책, 그 수많은 정책들 잘 지키길 바란다"며 "하지만 한가지는 절대 하지마라. 코미디는 하지마. 우리가 할 게 없어. 왜 이렇게 웃겨. 국민들 웃기는 건 우리가 할 테니까 나랏일에만 신경쓰기 바랍니다"고 언급한 것에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와 관련해 SNS 상에서 방송심의위를 향해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 방통심의위, 개콘 인기 코너 ‘용감한 녀석들’에 경고 조치... 대통령 당선인에게 반말했다고 행정처분? 지금이 혹시 조선시대인가. 너희들이 행정처분감”이라고 했고, 또 다른 아이디 @kyun*****는 "박근혜 당선인에게 '반말'을 했다고 행정지도 조치를 받았습니다"며 "품위를 훼손하고 무례했다"는 게 방통심의위 설명인데요. 이런 걸 '권위주의'라고 하는 거죠"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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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