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캐스팅 조심하세요”
“길거리 캐스팅 조심하세요”
  • 김현진 
  • 입력 2004-11-19 09:00
  • 승인 2004.11.1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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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모델’로 발탁된 바 있다는 정모(여·22)씨는 “많은 연예인들이 압구정동을 지나다가 눈에 띄어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이곳에 올 때는 왠지 신경을 쓰게 된다”고 귀띔했다. 정씨의 말처럼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연예계 스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이곳을 데뷔무대로 생각해서인지 로데오거리 패션은 가히 파격적이다. 물론 길거리 캐스팅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연예인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유령 매니저’들로 인해 ‘희생양’이 되고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연예 지망생은 똑똑(?)해야 한다. 길거리 캐스팅을 받아본 지영선(14·가명)양. 1년 전 명동 거리에서 매니저라고 소개하는 한 남자에게 명함을 받았다. 그는 “모델하지 않을래요? 카메라 테스트를 받아봅시다”라고 말했다.

평소 모델에 관심이 많았던 지양은 연락을 했고 회사로 찾아갔다. 매니저라는 사람은 대뜸 “뭐든 기초가 필요하다. 트레이닝 비를 내야 하는데 6개월에 250만~300만원 정도”라며 학원등록을 강요했다. 그때부터 지양은 “‘길거리 캐스팅 때 받은 명함은 학원 전단지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잠시 모델로 활동했던 김유정(23·가명)씨는 “일부 기획사의 경우, 신인급의 수익 배분은 3 대 7 또는 2 대 8로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한다.또 마구잡이식 ‘길거리 캐스팅’을 한 뒤 학원을 빙자해 1년간 수업료를 받는 사례뿐만 아니라 성형외과와 연계해 커미션을 챙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길거리캐스팅 경험자 유혜연(가명·17)양 “트레이닝비만 뜯겼다”

-언제, 어디서 캐스팅 됐나.▲ 지난해 압구정 로데오거리에서 친구들하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모기획회사 매니저라며 명함을 건넸다.

-그가 뭐라 했나.▲ 연예 기획사 매니저인데 “인상이 너무 신선하다”며 카메라테스트를 한번 받자고 했다.“모방송사 다음 드라마에 1명이 더 필요해 직접 새 인물을 찾아 나섰다”며 솔깃하게 유혹했다.

-회사에 찾아갔었나.▲ 여러 번 길거리 캐스팅을 받았었는데 한번도 가 본적 없다.그때는 큰 마음 먹고 엄마와 함께 찾아갔다.

- 테스트 후 출연했나.▲ 아니다. 회사측에서는 초보이기 때문에 노래, 춤, 연기, 워킹등을 배워야 한다며 수강료를 요구했다. 그 당시 290만원을 내고 수업을 받았다. 출연 한번 못하고 지금은 꿈을 접은 상태다. 학교 수업도 많이 빠져 성적도 크게 떨어졌고 그때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프다.

김현진  kideye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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