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과 친구 하면 안되나요?
유부남과 친구 하면 안되나요?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13-01-29 10:02
  • 승인 2013.01.29 10:02
  • 호수 978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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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 좋아하는 미혼녀의 속사정

[일요서울|서준 프리랜서] 세상에서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사랑이 있다. 바로 미혼녀와 유부남의 사랑이다. 물론 요즘과 같은 쿨한 시대에 ‘사랑’까지는 아닌 ‘엔조이’만 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이 둘 사이의 관계는 ‘금지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그리고 본능적으로 이 둘의 관계는 늘 끌릴 수밖에 없는 관계이기도 하다. 아내에게 지친 남성은 늘 새로운 여자를 찾고, 또 또래 남성들의 불안한 경제력과 상황에 지친 여성은 안정된 유부남을 동경하는 것이다. ‘금지된 관계’이기는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한 직장 내에서는 이러한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할 수 있다. 직장생활이란, 일주일 내내 회사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보다 더욱 많다. 그러다 보니 직장에서 함께 근무하는 사람 역시, 가족들 보다 더 많이, 자주 볼 수밖에 없는 사이인 것. 여기에다 회식이나 등반대회, 워크샵 등을 가게 되면 ‘여행하는 기분’으로 직장동료와 함께할 수도 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이성간의 감정’이라는 위험한 싹이 트기 시작하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직장 여성 후배와 중국을 다녀왔다. 물론 이씨의 아내는 남편의 중국행을 ‘출장’으로 알고 있다. 사실 이씨는 출장을 간 것은 맞기는 맞다. 하지만 평소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직장 여성 후배가 남몰래 동행했던 것이다. 그녀는 이씨와 함께 중국을 가기 위해서 휴가를 냈던 것. 그런데 둘 사이에 성적인 관계는 없었다. 얼핏 보면 상당히 ‘이상한 여행’이 아닐 수 없다. 직장 선후배 남녀가 함께 중국을 갈 수 있다는 것도 그렇지만, 실제 중국에서 섹스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좀 납득이 안 되는 것은 사실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이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직장 후배여성과 함께 간 해외 출장?

“사실 그녀와 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전혀 아니라고 하기도 좀 그렇다. 나는 유부남이고, 또한 여성이 나의 그런 상황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내가 먼저 섣불리 나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나 역시도 어떤 특별한 여지를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녀가 너무도 나에게 좋은 호감을 가지고 있고, 허물없이 대한다. 심지어 회식이 끝나고 단 둘이 남으면 팔짱을 끼려고까지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게 끝이다. 그녀도 더 이상 나에게 접근하지 않고, 회식 때 있었던 일을 민망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또 평범한 직장생활이 이어지다가 일찍 퇴근하는 날이며, 그녀가 영화나 보고 가자고 문자가 오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도 영화를 보는 것에서 끝이다. 사실 나도 좀 이상한 것이 사실이다. 여자들의 이러한 심리를 도대체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지 나도 고민이 된다.”

사실 이씨의 중국 출장건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씨가 출장을 간다고 하며 ‘일만 하는 것이 심심하고 재미없을 것 같다’고 하자 그녀가 선뜻 ‘그러면 내가 따라가서 즐겁게 해 주겠다’고 했던 것. 물론 처음 그녀가 이야기를 했을 때 이씨는 그냥 농담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실제 그녀는 휴가를 냈고, 그렇게 해서 ‘이상한 중국 출장’을 가게 된 것이다.

그 곳에서의 행동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딱히 육체적인 접근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녀는 왜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많은 여성심리 전문가들이 공통된 의견을 제시한다. 그것은 ‘편안한 유부남과의 적당히 즐거운 관계’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또래 집단의 남성에게 만족을 하지 못하는 젊은 여성이 유부남과 친밀하게 지내고 그것을 통해서 외로움을 달래려고 한다는 것. 하지만 그녀들은 기존의 가정을 깬다거나, 혹은 육체적인 관계를 원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저 ‘쿨함’의 극단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외로움의 한 가지 해소방법에 불과’

하지만 이러한 여성들의 심리를 잘 모르는 남성들의 경우에는 여성들의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여성이 그렇게 자신에게 친근하게 하니, 자신도 얼떨결에 그러한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는 것.

하지만 정말 그렇게 행동하는 여성들은 아무런 감정적인 쏠림현상도 없이 그렇게 유부남과 여행도 가고 친근하게 지내는 것일까. 취재진은 미혼인 직장 여성들에게 이러한 여성들의 심리에 대해서 직접 물어봤다.

“물론 여성들마다 성향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러한 상태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외로움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어떤 여성은 남자와 함께 잠을 자고 밥을 먹어야만 외로움이 해소되는가 하면, 또 어떤 여성은 자신의 주변에 많은 남성들이 있다면 깊숙한 관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유부남과 밀접한 관계지만 그 이상을 하지 않는 여성들이라면 후자의 경우가 아닐까 생각된다.”(최모양)

“그런 관계 형성은 인터넷의 관계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 역시도 SNS나, 페이스북에는 여러 명의 남자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과 모두 깊은 관계를 갖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밀접하고 연인 사이 같지만, 실제로는 그냥 친한 관계일 뿐이다. 꼭 연인들 사이에만 ‘잘 자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깊은 남녀관계가 되어야만 ‘밥 잘 챙겨 먹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가볍지만 쿨하고, 또 쿨한 것처럼 보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밀접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관계가 오프라인의 실제 인간관계에 적용이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유부남의 부인이 보기에는 용납하기 힘든 행동일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그 둘 사이에는 별로 크게 개의하지 않는 그런 관계라고 생각된다.”(김모양)

여성들이 이러한 행동을 하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바로 남성들의 안정된 경제력과 매너가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혹은 많은 돈을 들이는 데이트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렇게 서로가 친밀해지면 남성으로서는 돈을 쓰지 않을 수 없고,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그것에 다소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남성들의 매너 역시 여성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적지 않은 인생 경험으로 갖춰진 매너와 배려는 여성들로 하여금 또래 남성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고 이것이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유부남과의 만남에서 큰 매력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아내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하지만 문제는 유부남 측이다. 이렇듯 남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때문에 때로는 가슴을 졸이기도 하고, 먼저 연애 감정에 빠지게 된다는 것. 또한 만약 이러한 사실을 아내가 알게 될 경우에 더 큰 화를 자초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취재진은 실제 한 유부남의 아내에게 이러한 사실을 가정한 후, ‘만약 당신의 남편이 이러한 관계에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은가?’를 질문해봤다. 한 아내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요즘 젊은 여성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모르겠지만, 그것은 분명한 불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잠자리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실을 믿을 수도 없고, 왜 그렇게 하는지 이해도 되지 않는다.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것을 ‘쿨한 만남’이라고 포장할 수는 있어도, 내가 보기에는 명백한 불륜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누구의 입장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이러한 일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만큼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젊은 여성들의 경우에는 또래 보다는 나이가 든 남성들에게 위안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남성들은 늘 젊은 여성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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