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미스코리아 배출한 ‘가위손’
수많은 미스코리아 배출한 ‘가위손’
  • 이수향 
  • 입력 2004-12-03 09:00
  • 승인 2004.12.03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내로라하는 연예인들에게 ‘엄마’로 불리는 여성이 있다. 미스코리아와 슈퍼모델들이 당선소감을 얘기할 때 반드시 한번씩 나오는 이름, 바로 새리 미용실의 이훈숙(57)원장이다. 새리 미용실을 단순히 동네 미용실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미 언론이나 단골 연예인들의 입소문을 통해 무수히 알려진 바 있는 새리 미용실은 10개의 분점을 갖고 있어 하나의 기업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연예인들이 그녀를 찾는 이유는 단지 머리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성공한 여성 CEO이자 ‘미스코리아의 대모’로 불리는 이훈숙 원장을 압구정 본점에서 만났다.이훈숙 원장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만큼 젊고 아름답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아름다움은 사람을 기쁘게 한다”고 당당히 말하는 그녀. 젊은이를 능가하는 멋진 몸매와 패션감각, 당당한 언행에서 묘한 카리스마가 넘쳐흘렀다.

이 원장이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에너지의 근원은 일을 즐기는 데 있다. 이 원장은 “이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내 손으로 타인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무척 기쁘고 흥분된다”고 말했다.이 원장이 미용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는 진로문제로 고민하던 고교시절. 우연히 미용실에서 만난 노처녀 역사 선생님의 적극적인 권유 때문이었다. 그 당시 미용은 기피되는 직종중의 하나였지만 이 원장은 그때부터 ‘최고의 뷰티살롱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품게 된다. “최고가 되지 않으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았다”는 이 원장이 미용에 발을 들여놓은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그동안 그녀가 배출한 미스코리아와 슈퍼모델만해도 30명을 훌쩍 넘는다. 뿐만 아니라 많은 유명인들은 ‘변신’이 필요할 때마다 이 원장의 손을 필요로 한다.이제는 뒷전에 물러나 편히 쉴법도 한데 이 원장은 요즘도 손수 가위를 잡는다. 이 원장은“나는 부하직원들에게도 경쟁의식을 갖고 있다”며 특유의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엄마로 불리는 이유

소문대로 새리 미용실에는 수많은 연예인들이 드나든다.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연예인들이 ‘새리를 사랑하는 이유’, 또 이원장이 까탈스러운 그들과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궁금한 마음에 연예인들의 신상 및 소문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을 해봤지만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을 뿐이다.바로 이곳에 드나드는 고객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겠다는 이 원장의 강한 신조 때문이다. 새리에서의 말은 결코 문턱을 넘지 않는다는 것. 연예인들과 유명인들을 자주 상대하다보니 그동안 에피소드들도 무척 많았다.특히 과거 오현경씨와 관련된 일화(?)는 그녀의 심덕을 엿볼 수 있는 부분으로 기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몇 년전 미스코리아 출신 오현경씨가 한차례 큰 사건에 휘말린 후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은 특종으로 직결됐다.

이때 기자들에게 가장 많이 시달린(?)사람이 바로 오현경씨를 미스코리아 진으로 당선시킨 이훈숙 원장이다. 이 원장은 오씨와의 각별한 친분관계로 인해 언론의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을 끝까지 함구했다.이러한 이 원장의 행동은 마치 친정엄마가 딸에게 쏟는 사랑에 견주어 회자되곤 한다.이 원장은 “기자는 기사를 써버리면 그만이지만 상처가 있는 사람에 대해 거론한다는 자체가 그를 죽이는 것임을 알기 때문에 입을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치명적이지 않았겠나”는 게 이 원장의 말이다.이것이 힘들거나 외로울 때,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연예인들이 이 원장을 찾는 이유다.

가정생활도 프로

이훈숙 원장은 언뜻 봐도 욕심이 많다. 10개의 분점을 일일이 관리하는 일 외에도 수시로 해외에서 견문을 넓히고 돌아와 새로운 트렌드를 개발하는 등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 와중에 30여년의 미용 노하우를 담은 책도 출간했고 대학 강단에도 수차례 섰다. 또 이 원장의 화려한 외모와 이미지로 볼 때도 ‘밖으로 도는’ 커리어우먼이 어울린다.하지만 이원장은 겉보기와는 달리 한 가정의 어머니이자 아내로서의 몫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집안일이 별건가요? 요리도 잘해요”라며 지어보이는 환한 웃음은 진정한 프로의 웃음이었다.

인터뷰- “미인이 되려면 마음이 정갈해야”

- 외모가 너무 멋지다. 예뻐지는 비결에 대해 알려달라.▲고맙다(웃음). 상투적인 얘기같지만 마음을 정갈하게 가져야 된다. 마음이 외모로 배어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꾸준한 노력이다.

- 성형수술을 원하는 이들이 많은데.▲반드시 오똑한 코와 커다란 눈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잘 조화를 이룬 개성있는 얼굴이 멋진 얼굴이다.

- 새리미용실에 대해 연예인 전담 미용실이라거나 가격이 비싸다는 말도 있는데.▲와본 분들은 알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어느 누구나 와서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 그러고보니 따님이 결혼할 나이인데.▲연분이 있으면 자연스레 이뤄지는 것 아닌가. 자연스런 교제는 말리지 않는다.

- 연예인들과 각별한 인연을 맺는 비결은.▲최대한 인간적으로 대한다. 연예인에게 무리한 기대를 하지 않는다. 연예인은 내가 ‘아름답게 가꿔줘야 할 꽃’이라 생각한다.

이수향  thelotus@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