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은 28일 오전 10시 서울 용신동 동아제약 신관 7층 강당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화에 따른 분할계획 등 이날 상정된 3개 의안에 대해 결의했다.
그 결과 제2호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중 2-3항 신주인수권 배정에 관한 의안을 제외하고 주요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이로써 동아제약은 오는 3월 1일부터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전문의약품사업부문의 동아ST, 일반의약품사업부분인 동아제약으로 분활된다. 기존 주식은 0.37(동아쏘시오홀딩스)대 0.63(동아ST) 비율로 각각 배정된다.
김원배 사장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출범으로 독립적인 경영 및 책임 경영체제로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화되며 각 사업 부문의 전문화를 통해 핵심사업에 집중투자가 용이하게 됐다”면서 “이에 동아제약은 신약개발을 통한 진정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데 더욱 매진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 결과의 최대수확은 대주주인 강신호 회장 일가의 경영권 안정화와 승계에 유리한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간 대주주의 취약한 지분 구조는 7년 전 강 회장이 2남인 강정석 전 대표와 벌인 경영권 분쟁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하지만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면서 대주주는 자회사 주식을 내주고 지주회사 주식을 받는 주식 교환으로 지분율을 점차 늘려 안정적으로 지배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잠재적 M&A세력으로 거론되는 한미약품 등은 지주사 주식 배정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이면서 경영권을 넘보기 힘들게 됐다.
반면 동아제약은 분할과정에서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발을 사게 돼 지속적으로 부담을 떠안게 됐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이번 분할안에 대해 지난 24일 “회사 분할안이 장기 주주가치에 기여할지 불분명한 데다 핵심 사업의 비상장화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고 반발해 왔다.
여기에 권종호 국민연금 기금운용 위원회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지주사와 자회사의 주식 분할비율이 0.37대 0.63인데 이것이 적절한지도 의문”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신설 동아제약은 자산과 부채는 적게 가져가면서 이익률이 매우 높아 자칫 지주사 주주에게 유리하고 자회사 주주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이에 따라 동아제약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고 사모펀드를 통해 약 5%를 투자한 국민연금이 동아제약 지분을 처분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번 주총에서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으나 관철되지 않은 만큼 지분을 그대로 갖고 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의결권 행사와 투자 결정은 별개의 사안으로 국민연금의 의사가 관철되지 않았다고 해서 주식을 매도하지는 않는다”라고 모호한 표현으로 입장을 유보했다.
이와 함께 분할 안건에 반대하지만 기권한 한미약품의 지분 8.71%도 잠재적 매물로 분류되면서 향후 주주가치 훼손 논란의 불씨로 남았다.
동아제약의 분할 안건 철회를 요구해온 지배구조개선펀드 서울인베스트 측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기금을 낸 국민들의 의사를 대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동아제약이 주총에서 이겼을지 몰라도 명분에서는 뒤졌다”고 해석했다.
또 향후 동아제약의 주주가치 훼손 행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분매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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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