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은 죽지 않았다… ‘선친박’ 4인방의 반격
노장은 죽지 않았다… ‘선친박’ 4인방의 반격
  • 정찬대 기자
  • 입력 2013-01-28 11:49
  • 승인 2013.01.28 11:49
  • 호수 9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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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박근혜 인맥 대해부] 김무성 단장… ‘선친박 부활’의 신호탄인가

▲ 좌측부터 김무성, 이혜훈, 유승민, 김재원(직책 생략)<뉴시스>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들이 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속속 복귀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에서 배제됐던 원조 친박계 인사들의 귀환이 서서히 이뤄지면서 당 안팎에선 박 정부 출범과 함께 친박 실세들이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원조친박’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선친박’ 인사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전 선대위총괄본부장이다. 대선 승리 후 “이제 내 역할은 끝났다”며 한 장의 쪽지만을 남긴 채 유유히 떠난 그는 박 당선인의 중국특사 단장으로 인선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선친박 부활의 신호탄’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김 단장은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박 당선인의 최측근 실세로 박 정부의 성공적 출범을 위해 그간 해외 배낭여행을 다니는 등 박 당선인 주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그런 점에서 김 단장의 인선은 더욱더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원조친박으로 분류되는 이혜훈 최고위원 역시 박 당선인의 부름을 받고 스위스를 다녀왔다. 당내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 최고위원은 박 당선인이 파견한 다보스포럼 특사단에 인선, 전 세계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세계경제포럼에서 박 정부의 경제 비전을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다.

돌아온 친박좌장… 김무성 단장

박 당선인의 중국특사로 임명된 김무성 단장은 지난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만나 북한 비핵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상당한 역할을 했다. 향후 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대북견제에 대한 원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공을 세웠다는 평이다.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김 단장은 세종시 수정안 문제를 놓고 ‘탈박’하면서 박 당선인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19대 총선에서는 낙천의 고배를 마셨지만 탈당하지 않고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친이계의 도미노 탈당을 막았다.

김 단장은 대선 정국에서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사이의 가교역할을 했다. 정몽준 의원과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의 박 당선인 지지를 이끄는데도 적잖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단장은 대선 후 일체의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역할이 끝났다”며 당사를 떠난 그는 오는 4월 재보선을 통해 국회 재입성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에 진입할 경우 당대표 1순위로 꼽히는 김 단장은 당에 잔류한 채 박 당선인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의 일등공신인 그에게 당대표 자리는 어쩌면 박 당선인이 줄 수 있는 또 다른 ‘선물’일 수 있다. 친박계 좌장이자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지낸 그가 4월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컴백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선친박 인사들의 역할도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친박 ‘이혜훈·유승민·김재원’ 부활하나

선친박의 또 다른 핵심인 이혜훈 최고위원 역시 박 당선인이 파견하는 다보스포럼 특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선 당시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을 맡은 그는 박 당선인의 승리와 함께 조용히 무대 위를 떠났다.

이 최고위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위원을 지냈으며,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경제통이다. 박 당선인의 핵심 경제참모로 잘 알려진 그는 당내에서 경제민주화를 가장 잘 실천할 인물로 지목된다. 정치권 안팎에선 차기 복지부장관과 공정위원장에 김 최고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 최고위원과 함께 한국개발연구원 출신인 유승민 의원 역시 공정위원장에 이름을 오르내리고 있다. 원조친박의 대표적 인사인 유 의원은 박 당선인의 비서실장을 지낸 친박계 핵심으로 당내 대표적 정책통으로 꼽힌다.

그러나 박 당선인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당시 그의 행보를 비판하거나 당명 개정에 반대하면서 다소 사이가 멀어지기도 했다. 이후 경선 캠프에도 참여하지 않는 등 거리를 뒀지만 여전히 친박계 핵심으로써 박 정부에서 적잖은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선친박 중 한명으로 지목되는 김재원 의원의 목소리도 요즘 부쩍 늘어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박 당선인을 향해서는 증세 논의 없이 대선 공약을 이행하기는 어렵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박근혜의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 정무팀장과 함께 당 대변인으로 내정됐지만 ‘막말논란’이 일면서 인선 하루 만에 자진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특사는 ‘자리’가 아닌 단순한 ‘일꾼’?

당 안팎에서는 김무성 단장과 이혜훈 특사 등의 복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역대 정권에 비춰볼 때 특사 이후 또 다른 역할이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선인 곁으로 돌아온 이들의 이력이 특별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당선인의 특사 파견을 둘러싸고 정치권 일각에선 단순히 일꾼으로서의 역할을 했을 뿐 요직을 맡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여전히 후친박계로 밀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친박 인사들이 권력 주변으로 몰려들고 있지만 이렇다 할 직책은 맡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국 대선 정국에서 적잖은 역할을 한 이들에게 공을 치하하는 의미로써 특사에 인선됐을 뿐 큰 의미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측근을 중용하는 박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을 볼 때 박 정부 공식 출범 후 원조친박으로 불리는 이들도 어느 정도 역할을 맡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향우 이들의 행보에도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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