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커피 사업 진출, 독과점 시장에 ‘2차 전쟁’ 예고
농심의 커피 사업 진출, 독과점 시장에 ‘2차 전쟁’ 예고
  • 유수정 기자
  • 입력 2013-01-22 16:38
  • 승인 2013.01.22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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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양-농심, 커피믹스 시장에 변화 이끌까…

▲ 농심이 커피믹스 시장의 후발주자로 진출했다 <사진출처 = 농심, 동서식품, 남양유업>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커피믹스 업계가 2차 전쟁을 예고했다. 2010년 말 남양유업이 프림 속 합성첨가물 ‘카제인나트륨’을 뺀 ‘프렌치 카페믹스’로 돌풍을 일으킨 지 약 2년만의 일이다.

22일 AC닐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79.6%로 전국 커피믹스 시장 업체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남양유업이 12.6%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으며 네슬레와 롯데칠성음료는 각각 5.1%, 1.4%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과거 커피믹스 시장은 독과점 시장이라 표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동서가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 네슬러가 그 뒤를 잇고 있기는 했지만 약 10% 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던 터라 격차가 확연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변할 것 같지 않은 판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신규 업체들이 속속들이 커피 시장에 발을 뻗은 것.

2010년 말 남양은 우유를 첨가한 ‘프렌치카페’를 내세웠으며 롯데는 프리미엄 원두커피 ‘칸타타’를 통해 커피믹스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웅진식품은 자체 통합 커피브랜드 ‘바바커피’를 론칭했으며 서울우유 역시 ‘골든카페 모카골드’로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가운데 대형 식품기업 농심이 커피믹스 시장의 후발 주자로 나섰다. 이에 커피믹스 시장의 판로가 또 한번 뒤흔들릴 전망이다.

이날 농심은 오는 28일 강글리오사이드 성분을 함유한 ‘강글리오 커피’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체에 따르면 ‘강글리오 커피’는 100% 고급 아라비카원두와 청정지역 뉴질랜드산 녹골에서 추출한 강글리오사이드가 어우러진 제품이다.

강글리오사이드는 모유, 녹용, 녹골 등에 들어있는 신체기능유지 활성물질로 한방에서는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고 기억력과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프리미엄 분유나 치즈 등의 제품에 함유된 사례는 있지만 커피에 첨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제품은 강글리오사이드의 건강성은 물론 엄선된 아라비카 원두를 에스프레소 방식으로 뽑아내 맛과 향까지 더했다. 이밖에도 연속 진공건조공법인 지오(Zeo)-CVD 방식을 통해 커피의 풍미를 더욱 살렸다는 업체 측의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의 커피믹스 시장은 맛과 풍미 위주의 상품이 주류를 이뤘다”면서 “기능성 원료를 첨가한 ‘강글리오 커피’는 커피시장의 새로운 장을 개척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또 “이번 제품은 기존 커피시장을 위협하는 제로섬게임의 일부분이 아니다”라면서 “시장 반응을 지켜봐야겠지만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이기에 중장년층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미 포화상태인 커피믹스 시장에 신규 업체가 정착하기란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특히 기호식품인 커피에 건강 기능성 원료를 첨가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것.

여기에 기존 커피믹스 대비 높은 가격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강글리오 커피는 편의점 기준 12개입 6000원으로 개당 가격 500원 꼴이다. 일반 커피믹스가 개당 100원대의 가격임을 감안하면 다소 비싼 가격이다.

이에 동종업계인 동서식품 측은 “농심의 신제품은 차별화된 기능성 커피로 기존 커피믹스와는 카테고리 자체가 다른 제품”이라고 입장을 표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정체된 커피 시장에서 새로운 제품군을 출시한 것은 시장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면”이라면서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은 지켜봐야 할 추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양의 ‘프렌치카페’는 네거티브 마케팅을 사용해 기존 업체에 영향을 끼쳤지만 농심의 경우 포지티브 마케팅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기존 시장에 미치는 변화를 예상한다기보다는 기능성 커피믹스라는 새로운 지평으로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힌 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은 맛과 풍미 위주로 커피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건강 기능성을 첨가하기는 했지만 가격적인 부분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심은 기능성 ‘강글리오 커피’를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의 커피믹스와 액상커피 등을 통해 3년 내 두 자릿수의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커피 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crystal07@ilyoseoul.co.kr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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