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을 찾은 디즈니 아이스쇼 팀이 환상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어릴 적 꿈과 희망을 심어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은반위에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공연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월트 디즈니사와 세계적인 공연기획사 ‘펠드엔터테인먼트’가 야심차게 기획한 아이스쇼로 화려한 스케이팅과 뮤지컬 요소가 더해진 작품이다.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디즈니 캐릭터가 눈앞에 펼쳐지자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관객들은 환호했다. 이처럼 은빛 아이스링크 위에서 비상하는 ‘프린스&히어로즈’는 아이들을 꿈과 환상의 세계로 초대하기에 충분했다. 또 아이와 함께한 부모에게는 어릴 적 기억을 회상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디즈니 아이스쇼는 개막 후 지금까지 70개국 이상을 투어하며 2억8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심의 세계로 인도한 만큼 한국 공연에서도 그 진가를 톡톡히 발휘했다. 아크로바틱과 화려한 무대장치 등이 더해진 공연은 단지 아이들만을 위한 작품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에 디즈니 아이스쇼는 눈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와 풍성한 볼거리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명품 공연의 대표작이라는 평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국내 관객들이 부모와 아이가 함께할 수 있는 명품 공연에 목말랐던 탓일까. 국내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뮤지컬 ‘디즈니 온 아이스-프린세스&히어로즈’는 당초 계획된 10회 공연에서 2회를 연장, 추가 티켓을 오픈했다. 특히 19일 오전 공연은 영어 더빙 공연으로 펼쳐져 원작의 재미를 희망하는 관객들에게 오리지널 그대로의 감동을 선사했다.

뮤지컬 ‘디즈니 온 아이스-프린세스&히어로즈’는 멋진 왕자의 도움으로 꿈을 이루는 8명의 공주 이야기를 담았다. 공연은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 미키와 미니의 진행으로 시작됐으며 팅커벨이 마법의 지팡이를 흔들 때마다 새로운 스토리가 펼쳐졌다.
가장 먼저 소개된 자스민 공주와 알라딘의 러브스토리는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상인들을 따돌리는 알라딘의 스케이팅 실력에 탄성이 절로 나는 것은 물론 로프를 타고 아이스링크를 휘젓는 그의 솜씨는 가히 추종을 불허했다. 특히 마술램프를 문지르는 지니의 등장에 아이들은 깔깔깔 웃으며 공연의 재미를 만끽했다.
이어 등장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역시 공연에 웃음을 더했다.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일곱 난쟁이는 관객들을 동심의 세계로 초대하기에 충분했다. 이와 함께 백설공주와 왕자의 화려한 스케이팅은 마치 은반위의 백조가 날개짓을 하는 듯 보였다.
아름다운 벨과 야수로 변한 왕자의 사랑을 담은 미녀와 야수 파트는 가장 화려한 캐릭터를 자랑한 부분이다. 촛대 아저씨를 비롯한 스푼포크세트의 등장은 공연을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들었다. 놀이공원 퍼레이드에서나 봄직한 이들의 화려한 분장은 작품의 대표적인 매력 포인트로 자리 잡은 듯 했다.
1막의 대미를 장식한 인어공주는 최고의 볼거리다. 가재 세바스찬의 만담으로 진행된 에피소드는 바다 속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세트와 분장으로 재미를 더했다.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은 OST ‘언더 더 씨(Under the Sea)’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은 실제 동화 속 세상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밖에도 마녀 어설러의 완벽한 재연과 더불어 갑판 위 항해사의 현란한 점프와 고난이도의 스턴트는 보는 이들을 아슬아슬하게 만들기도 했다.
잠자는 숲속의 오로라 공주를 구하기 위한 필립 왕자의 혈투와 신데렐라의 무도회 역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라푼젤과 개구리 왕자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제공했다.
공연은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선물을 선사했다. 예매 사이트에 기대평을 올린 예매자 중 추첨을 통해 진행된 행사를 통해 만4세~10세 사이의 어린이에게 디즈니 캐릭터로 분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 보트에 탑승한 아이들은 디즈니 캐릭터들과 아이스링크를 가로지르는 행운을 통해 동화 속 세계를 가까이서 만끽했다.

제작진은 관객들이 아이스쇼를 접하는 순간 상상하는 것 이상의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제작자 케네스 펠드는 “디즈니의 프린스&히어로즈 들이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던 이유에 대해 연구했다”면서 “그들에게는 특별함이 존재했다. 바로 주인공 모두가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과정에서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월드클래스 급의 스케이터들과 재능 있는 크리에이브 팀이 상상 속의 그 장면을 완벽하게 재현했다”면서 “아름다운 선율의 디즈니 OST 또한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뮤지컬 ‘디즈니 온 아이스-프린세스&히어로즈’는 우리나라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이 한국어 더빙 및 OST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디즈니가 직접 한국 배우들의 목소리를 접한 뒤 오리지널 캐릭터 목소리와 가장 흡사한 보이스로 직접 캐스팅해 남다른 의미를 더한 것.
배우 남경주는 알라딘의 메인테마곡을 통해 특유의 보이스를 뽐냈으며 배우 전수경은 ‘미녀와 야수’의 사랑스러운 벨 역할을 맡아 아름다움을 전했다. 이밖에도 배우 정영주가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인어공주 속 마녀 어설러 역을 완벽히 소화했으며 배우 송상은과 송용태, 김명곤 등이 참여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