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는 이날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총궐기대회를 갖고 “식약청의 잘못된 의약품 정책으로 만들어진 현재의 엉터리 천연물신약을 전면 부정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결의문을 통해 “왜곡된 천연물 제도는 한의약의 전인체적 진단치료를 배우지 못한 비전문가들이 천연물 신약을 처방하게 만들어 약물 오남용과 약화사고 위험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또 “식약청이 제약회사의 이익 추구만을 위해 한의계를 속인 채 각종 고시와 제도를 변경함으로 촉발됐다”며 “잘못된 의약품 정책 때문에 한약을 캡슐에만 담으면 양약으로 둔갑해 버리는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거듭 “현재의 천연물 신약은 1조원에 가까운 국민 세금을 낭비해 제약자본이 한약을 베껴 엉터리 신약을 만들어 이를 양의사가 처방하게끔 함으로써 국가 재정을 낭비하고 약화사고의 위험으로 몰아넣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의계 불공정 정책에 반발하면서 ▲현행 천연물신약 관련 모든 법령과 정책 백지화, ▲한약제제 개선 및 한방의료보험 확대, ▲현대의료기기 관련 정책 수립, ▲ 독립한의약법 제정 및 한의약청 신설 등을 촉구했다. 이번 집회는 1만여명의 전국 한의사들을 포함해 한의과 대학생 2000여명이 참여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12월 서울행정법원에 천연물 신약 고시 무효소송을 제기해놓은 상태다. 현재 식약청이 주도하고 있는 천연물신약 개발 정책은 그야말로 애물단지로 ‘밑 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막대한 국가 재정과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까지 투입된 금액도 최소 9000억원에 달하고, 매년 1000억원의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퍼붓고 있다는 게 비대위 측의 설명이다.
안재규 비대위원장은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에 국가 재정 1조원을 들였지만 성과는 고작 한약을 양약으로 둔갑시킨 것이 전부였고 제약회사를 배불린 것에 불과하다”며 “한약 효능에 지식이 전혀 없는 양의사가 캡슐에 담은 한약을 천연물신약이라고 처방하는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안 비대위원장은 “식약청의 악의적인 고시개정으로 한약을 내수용 엉터리 신약으로 만들어버린 천연물신약 정책을 전면 뜯어고치기 전까지 한의계는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