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은 여성 도우미를 부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성 도우미를 불러봤다는 A(33·회사원)씨는 “도우미 1인당 시간당 봉사료는 2만원이고 노래방 이용료 역시 시간당 2만원” 이라며 “4인 기준으로 두 시간 정도 놀게 되면 노래방 이용료 4만원에 도우미 봉사료 16만원으로 총 20만원이 기본요금인 셈” 이라고 밝혔다.남자 도우미들이 주로 하는 일은 춤과 노래로 여성들의 흥을 돋우고 차례를 기다리는 여성들에게 말동무가 되어주는 일. 이밖에 여성들의 노래를 선곡해주고 음료수를 뽑아주는 등 잔 심부름도 도우미들의 몫이다.도우미 K씨는 “처음엔 많이 어색했지만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다. 첫 만남 때 ‘누나, 꽂혔어요’라는 멘트를 해주거나, ‘누나를 위해 준비했어요’ 라면서 선곡을 해주면 팁도 많이 챙겨준다” 며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이들이 밝힌 수입은 월 250만원 정도. 손님이 많거나 팁을 두둑하게 받으면 월 300만원 이상도 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모든 도우미들이 고수익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에게 ‘선택’ 받은 도우미들의 경우만 고수익이 가능하고, 여성들에게 외면받은 도우미들은 한 달에 한 푼도 못 버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처럼 남성 도우미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취업난을 겪고 있는 일부 남성들이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유흥업으로 눈길을 돌렸기 때문이다.아르바이트로 노래방 도우미를 시작한지 1년 3개월 정도 됐다는 K(22)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주유소,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해봤으나 수입이 많지 않았다” 며 “우연히 노래방에서 남자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도우미 생활을 시작하게 됐는데 다른 일보다는 쉬운 편이라서 계속 하고 있다” 고 밝혔다.
주목할 만한 점은 K씨를 비롯한 남자 도우미들은 ‘호스트 바’의 퇴폐 서비스와는 다르다며 도우미의 ‘건전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K씨는 “사실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불러서 논다고 해도 특별한 것은 없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블루스를 같이 추는 정도” 라며 “그 이상의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도우미들 사이에서의 불문율” 이라고 잘라 말했다. K씨처럼 ‘잘 나가는’ 도우미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었다. ‘노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즐기면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3D 업종을 기피하는 ‘꽃미남’들이 도우미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도 매우 높아 보인다.
“색안경 끼고 보지 말라”
남성 도우미 아르바이트생 K씨 인터뷰
- 호스트바와 노래방 도우미의 차이점은.▲통상 호스트바에서는 여성들 술시중 이외에 퇴폐 쇼를 보여주고 ‘2차’ 를 나가는 등 매춘 행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노래방 도우미는 말 그대로 여성들이 노래방에서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자 역할이다. 학창 시절 장기자랑 때 앞에 나서서 흥을 돋우던 친구들을 연상하면 된다.
- 경험담 하나 들려달라.▲한 번은 사귀자고 노래방에 수시로 찾아왔던 30대 초반의 여성이 있었다. 노래방에서 합석한 이후 그녀는 꽃이나 선물을 사들고 매일같이 나를 찾아왔고 일방적인 사랑고백까지 했다. 그러나 단호하게 거절하자 이후 찾아오지 않았다.
- 앞으로도 계속할건가.▲아니다. 여자친구도 사귀고 싶고 결혼도 할 생각이기 때문에 멀지않아 관둘 생각이지만 지금 당장은 도우미 생활을 할 것이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나 취업 자리를 알아볼 생각이다.
김재윤 yoonihoora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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