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게이트키퍼… 문고리 권력의 실체 ‘보좌진 그룹’
박근혜의 게이트키퍼… 문고리 권력의 실체 ‘보좌진 그룹’
  • 정찬대 기자
  • 입력 2013-01-14 16:31
  • 승인 2013.01.14 16:31
  • 호수 9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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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박근혜 인맥 대해부] ‘박근혜의 입’ 이정현과 ‘朴의 그림자’ 보좌진 3인방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사진=정대웅 기자>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박근혜 시대가 개막했다. 삼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박 당선인은 철통 보안을 유지한 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구성, 정권 이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상당수 핵심 인사들이 박 당선인 주변에 포진된 상황에서 [일요서울]은 박근혜 정권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측근 인사에 대한 인물 탐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박 당선자가 내걸었던 핵심 공약에 대한 검증 작업도 함께 할 예정이다.

‘박근혜의 입’으로 불리는 이정현 최고위원과 문고리 권력으로 일컬어지는 박 당선인의 ‘보좌진 3인방’은 그 누구보다도 박 당선인의 최측근 인물로 지목된다.

특히 철통 보안 속에 이뤄진 인수위 구성이 ‘밀실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들 핵심 인사가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면서 더욱더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박 당선인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통하는 이들이 박 당선인 비서실(정무팀)에 나란히 배치된 배경을 두고서도 이런저런 ‘설’들이 많다. 이들의 역할을 추적해 봤다.

朴, 측근정치 스타일 고수… ‘복심’은 죄다 비서실로

박근혜 당선인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측근정치’를 편다는 데 있다. 22살 어린 나이에 유신정권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았고, 측근들로부터 둘러싸인 채 청와대에서 생활해왔다.

자신의 어머니 고(故) 육영수 여사에 이어 아버지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까지 흉탄으로 사망하면서 측근들에게 더욱더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됐고,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측근들과 무한 신뢰를 쌓아갔다. 박 당선인의 ‘측근정치’는 그가 살아온 궤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 때문에 ‘불통’이라는 이미지도 함께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난 6일 공식 출범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만 봐도 박 당선인의 정치 스타일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수위는 철저한 보안 속에 꾸려졌다. 최종 인선 전까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대변인들조차도 기자들의 물음에 “아는 바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윤창중 수석대변인은 인수위 1차 인선을 발표하면서 ‘밀봉된 봉투’를 꺼내 보이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정치권에선 “보안이 너무 지나친 탓에 투명성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당선인은 철통 보안을 강조하며 몇몇 측근들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와도 인사 문제를 상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들은 물론 새누리당 관계자들도 박 당선인의 인선안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깜깜이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박 당선인의 최측근 보좌진이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이들은 박 당선인의 핵심 인물로 게이트키퍼(Gate-Keeper)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보좌진 3인방을 가리켜 ‘이들을 통하지 않고선 박 당선인과 이를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박근혜의 입’ 이정현 정무팀장

이정현 인수위원회 비서실 정무팀장은 그간 ‘박근혜의 입’으로 통했다. 박 당선인의 ‘복심’으로 잘 알려진 그는 누구보다도 박 당선인의 철학과 의중을 잘 파악하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친박계에서도 핵심 중 핵심으로 그를 지목한다.

이 정무팀장은 2007년 대선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측의 선대위 고위직 제의와 김문수 경기지사 측의 정무부지사 제의를 모두 고사하며 그간 박 당선인만을 바라봤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저격수로 맹활약했으며, 18대 인수위원회에서는 정무팀장으로 임명돼 ‘박근혜 정부’ 출범 전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

이 정무팀장과 박 당선인의 인연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남 곡성이 고향인 이 정무팀장은 새누리당의 정치적 오지인 광주광역시에서 출마해 홀로 고군분투했다. 당시 당 대표였던 박 당선인은 이 정무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격려했고, 총선이 끝난 뒤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정무팀장은 작심한 듯 “한나라당은 호남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열변을 토했고, 이 정무팀장의 진심 어린 말에 박 당선인은 그를 당 수석부대변인으로 전격 발탁했다. 친이명박계가 당권을 모두 장악한 지난 18대 국회에서 이 정무팀장은 박 당선인의 대변인을 자임하며 박 당선인을 지켰고, 이 때문에 ‘박근혜의 입’ ‘박근혜의 남자’라는 등의 별칭이 붙게 됐다.

‘박근혜의 그림자’… 보좌진 그룹

박 당선인의 그림자로 통하는 보좌진 3인방은 ‘문고리 권력’으로 불린다. 그만큼 박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로 지목된다. 그런 만큼 인수위에서도 적잖은 중책을 맡고 있다. 비서실 정무팀장에 이정현 최고위원이 인선된 가운데 이재만 보좌관과 정호성 비서관이 나란히 정무팀에 배치됐으며, 안봉근 비서관은 일찌감치 인수위 행정실로 배치돼 인수위의 실질적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 모두가 박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는 것이다.

비서실은 특히 당선인을 보좌하는 역할은 물론 새 정부 조각을 담당하고 청와대 조직개편 및 인선까지 담당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아울러 국무총리와 장관을 비롯한 인재 영입과 인사 검증 역시 주 업무로 하고 있다.

박 당선인이 1998년 4월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들어올 때부터 15년 간 줄곧 그의 곁을 지킨 보좌진들은 박 당선인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는 핵심 중의 핵심이다. 특히 박 당선인의 지시로 인수위 인선 작업에도 깊숙이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박 당선인의 최측근 인물로 꼽힌다.

‘보좌진 3인방’ 이외에도 박 당선인 주위에는 여러 명의 의원 보좌관들이 포진돼 있으며, 이들은 박 당선인의 숨은 공신들로써 인수위의 주요 부서에 배치돼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먼저 선대위 공보기획팀장을 맡은 음종환 보좌관(김회선 의원)은 당선인 대변인실로 이동했으며, 안종범 의원의 보좌관인 이희동씨와 이상일 의원 보좌관인 이동빈씨가 인수위 행정실과 인수위 대변인실 실무위원으로 합류했다.

특히 음종환 보좌관은 친박 실세인 이정현 최고위원과 권영세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으며, 당선인 보좌진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비서관과 고려대 동기이기도 하다. 이들 대부분은 당선인 비서실을 거쳐 청와대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고 민정과 홍보라인에 기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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