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권 ‘빅3’폭탄주 돌린 사연
한나라당 대권 ‘빅3’폭탄주 돌린 사연
  •  
  • 입력 2005-04-15 09:00
  • 승인 2005.04.1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주자 ‘빅3’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빅3’는 다름아닌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3인.이들 ‘빅3’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8일 밤. 박 대표의 초청으로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한나라당 소속 광역단체장 간담회 모임이었다. 간담회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당내 화합과 민생 경제 회복 방안 등이 논의됐다.특히 이들 ‘빅3’는 폭탄주를 마시며 화합과 결속을 다졌다. 술을 못 마시는 박 대표도 이른바 ‘흑기사’들의 도움으로 폭탄주 4잔을 마셨다는 후문이다.

이날 모임에서 박 대표는 “자주 이런 모임을 만들도록 하겠다. 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이 국민들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데 감사드린다. 더욱 애써 달라”고 주문했다.이에 대해 이 시장은 “박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만 당이 힘을 가질 수 있고,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박 대표를 지원한 뒤 “말만 하는 정부 때문에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으니 한나라당이 대동단결해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며 당의 화합과 결속을 당부했다.손 지사도 “박 대표께서 고생이 많으시다. 어려움 속에서도 당을 원만하게 잘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박 대표를 추켜세웠다.보이지 않게 치열한 대권경쟁을 펼치고 있는 ‘빅3’가 이날 모임에서는 당 화합을 명분으로 서로를 추켜세워주는 분위기였다.

그렇다면 이들 ‘빅3’의 속내도 겉모습과 일치할까.물론 그 속내는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들의 속내는 겉모습과 전혀 다를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박 대표는 이날 모임에 늦은 이 시장을 빗대 “한 분만 더오면 되나요”라며 뼈있는 질문을 던지자 강재섭 원내대표는 “가까운 분은 항상 늦는다. 늦게 오시는 분은 박수를 받으려고 늦게 온다”는 농담으로 어색한 분위기를 모면했다.늦게 도착한 이 시장을 참석자들이 모두 기립해서 맞이하자 박 대표의 표정이 일순 굳어졌다는 게 한 참석자의 전언이다. 또 이날 모임에서 박 대표와 이 시장은 악수할 때나 대화시 서로 의식적으로 시선을 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여기에 이들 ‘빅3’는 지난달 2일 행정도시법 국회 통과 이후 제 각각의 논리로 불협화음을 연출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당내 화합을 명분으로 모처럼 폭탄주를 돌린 ‘빅3’의 속내도 겉모습과 일치할지 자못 궁금하다. <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