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재경팀 자금그룹 직원이었던 박씨는 마카오에 있는 호텔 카지노에서 지난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모두 26차례에 걸쳐 판돈 6억 9,300여만원을 걸고 카드게임의 일종인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기 전에도 상습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두 차례나 형사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1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은 박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박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이다. 앞서 박씨는 2009년 1월에도 상습도박 혐의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2010년 4월부터 삼성전자 재경팀 자금그룹에서 채권매각과 외화 및 원화 운영 등의 업무를 맡았으며 지난해 5월부터는 거래은행의 여신을 관리하는 직책을 담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박으로 7억원 가량한 탕진했던 박씨가 재판에 넘겨진 지난해 9월 이후 구속기소되기 전인 11월까지 삼성전자 핵심 부서에서 업무를 맡아왔다는 것이다.
박 씨는 회삿돈 165억여원을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65차례에 걸쳐 환치기를 통해 국외로 불법 송금했다. 마카오에서 도박에 빠진 지 9개월이 지나서야 회삿돈을 건드리기 시작한 데다 빼돌린 돈은 대부분 빚을 갚거나 도박자금으로 탕진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년 넘게 한 달에 한 번 꼴로 마카오를 찾아 상습도박을 했던 대리급 직원인 박씨가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려온 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한 사정당국의 관계자의 전언을 빌어 "박씨가 개인재산을 도박으로 잃고 나서 회삿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며 "집에서 도박자금을 추적하다 회삿돈 횡령이 드러난 것이지 삼성의 자체 감사는 사실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연 매출 200조원을 올리며 세계 공략 영업에는 빈틈 없던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가 정작 재무 관리에는 커다란 구멍이 나 있었던 셈이다.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