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맞고 사느니 차라리 감옥 가겠다”
"매맞고 사느니 차라리 감옥 가겠다”
  • 김정욱 
  • 입력 2005-05-31 09:00
  • 승인 2005.05.3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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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한 가정주부가 “맞고 사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며 방화를 저지른 뒤 경찰에 자수했다. 지난 5월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는 방화를 저지른 가정주부 김모(31)씨가 설움에 북받치는 눈물을 흘리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종로경찰서는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23일 까지 경기도 고양시 백석동 일대를 돌며 슈퍼마켓, 비닐하우스 등에 4차례에 걸쳐 불을 지른 김씨에 대해 방화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97년 남편 임모(39)씨와 결혼한 김씨는 98년부터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해온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7년동안 일주일에 3~4번씩 주기적으로 폭행을 당한 김씨는 감옥에 가기 위해 방화를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씨는 “남편이 자신을 정신병자로 취급 하며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킨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임씨에 의해 지난 1998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00병원 정신과에 강제 입원당했다. 정신과 진단결과 두 차례 모두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김씨는 바로 퇴원조치 됐다. 남편 임씨는 과도로 김씨의 오른쪽 옆구리를 찌르기까지 했다. 김씨는 과도에 찔린 흉터를 기자에게 보여주며 북받쳐 오르는 울음에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은 김씨의 남편 임씨를 불러 폭행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철창행을 택한 김씨. 가정폭력이 결국 한 사람을 방화범이라는 범죄자로 만든 것이다.

김정욱  j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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