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대운 기자]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LH공사 본사 건물 앞에서는 경기 의정부시 안병용 시장이 지난 1일부터 출근투쟁을 벌이고 있다.
4일째인 지난 4일 오전에는 임창열 전 경기도지사가 격려 방문해 안 시장의 면담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LH 사장을 향해 “내가 신문사 회장인데 방문하겠다고 밝히자 국토해양부 인사간다고 나갔다”며 힐난하면서 “LH 공사는 농지보전부담금을 미납해 경기도에서 일부 사옥을 압류 한 바도 있다” 고 비난했다.
임 전 지사는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기관대표가 국민이 뽑은 시장을 면담도 안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며 LH공사 측의 태도를 성토하기도 했다.
경기 의정부시 고산지구대책위원회와 시민 300여명이 3일 고산지구 조기보상을 촉구하는 ‘고산지구 조기보상 기원 촛불문화제’를 LH본사 앞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안 시장이 LH본사 7층에서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철야 천막농성 중인 고산지구주민대책위를 통해 고산지구 주민과 의정부시민에게 알려지면서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침묵시위 중인 안 시장과 빈미선 시의회의장, 이은정 시의원, 김원기· 김영민 경기도의원 등이 촛불문화제에 동참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고산지구 보상시기 문서화 약속 즉각 이행하라’ 는 현수막을 들고 LH 측에 성의 있는 답변을 촉구했고 안 시장은 “여러분이 함께 든 촛불만이 유일한 희망이며 43만 시민의 대표가 LH 측으로부터 문전박대 당했다”며 “촛불을 보는 순간 외롭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 4일 의정부 신세계백화점에서 열린 경기북부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서 "경기도는 고산지구 조기보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정부시를 지원하고, LH를 압박하겠다"며 “의정부시민과 안병용 시장의 분노는 정당하다"고 힘을 실어 주었다.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홍문종(의정부 을) 의원은 "고산지구 문제와 관련해 LH 이지송 사장과 거의 얘기가 끝났다"며 "이지송 사장이 약속한 바가 있으니 지킬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날 김 지사는 "2013년은 경기북부에 새로운 비전과 미래가 제시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 뒤 "박근혜 당선인이 GTX와 KTX를 의정부까지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소개하면서 "호원IC, 구리-포천 간 고속도로, 국도3호선 우회도로 등 경기북부 대기업 유치를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김 지사는 "도지사 취임 후 1조509억여 원에 그쳤던 경기북부 예산을 다음해에는 5조원이 넘게 지원하는 등 300% 올렸다"며 "경기도 전체 인구에 대비해도 월등한 예산을 북부에 쏟는 만큼 눈부신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고산지구에 대한 조기보상을 문서화하라는 것이다. LH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고산지구 사업지연으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점을 볼 때 시장으로서 더는 참을 수 없어 사업시행에 대한 명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안 시장은 지난달 31일 담화문을 통해 “LH 공사가 2013년 1월 10일까지 조기보상을 문서화하지 않을 경우 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LH가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 협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후속조치로 시는 LH에 이미 전격 합의해 준 10개 사항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강경대응 예고와 함께 민락지구 민간택지지역 허가 및 민락동 철탑 이설 전면 재검토 등 강력 대응도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LH 측의 향후 대응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결국 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LH공사는 각종 인· 허가권한을 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협조 없이는 사업진행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LH공사의 이 사장은 안시장의 면담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
LH공사 건물에는 ‘공기업 고객만족도 4년 연속 최고등급 달성’을 자축하는 현수막이 내걸려있다. 또 자사 홈페이지에는 “우리공사의 업무와 관련하여 고객님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 또는 부담을 주는 사항이 있으십니까?” 라고 묻고 “언제든지 말씀하여 주십시오, 고객님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되겠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안 시장의 면담을 거부하고 있는 LH공사 측의 태도를 보면서 과연 그럴까! 라는 의문과 함께 공사의 전형적인 양두구육(羊頭狗肉)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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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운 기자 dwk0123@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