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호, 전력 집중 분석
류중일호, 전력 집중 분석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3-01-07 14:13
  • 승인 2013.01.07 14:13
  • 호수 975
  • 5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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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회 WBC 당시 대표팀 모습 <사진=뉴시스>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새로운 역사 쓸까?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한국야구가 올해 최대 국제 메이저 대회인 제3회 월드베이스클래식(WBC)를 통해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3월 개최되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1, 2회 대회 성적을 기초로 본선에 직행한 12개국과 예선을 거쳐 올라온 4개국 등 총 16개 국가가 참가한다.

지난 2006년 초대 대회에서 4강에 안착, 야구강국 반열에 오른 한국은 이어진 2009년 2회 대회에서도 일본과 5차례나 명승부를 연출한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3회 대회 대표팀 1차 목표는 4강 진출이다. 대회를 준비하기도 전부터 주축 선수 이탈이라는 악재에 직면했지만 준우승을 경험했던 만큼 4강은 양보할 수 없는 목표다.

하지만 역시 대표팀의 최종 목표는 대회 첫 우승에 맞춰져 있다. 지난해 700만 관중 돌파로 프로야구가 꽃을 피운 것에 이어 WBC 우승으로 야구 흥행에 불을 지피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를 이끌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류중일 감독은 처음으로 대표팀 사령탑에 올라 국제무대에 나선다. 앞선 두 차례 대회에서 수장을 맡았던 김인식 감독은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으로 후방을 든든하게 지원하고 있다.

과연 류중일호가 새해 초부터 대한민국 안방에 웃음을 선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최약체 투수진? 해법은 있다

▲ 2013 WBC 대표팀, 왼쪽부터 윤석민, 장원삼 <사진=뉴시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대표팀을 역대 최약체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예년보다 높이가 낮아진 마운드 때문이다.

특히 류현진(LA 다저스), 봉중근(LG), 김광현(SK) 등 좌완 스페셜리스트들의 전력이탈이 문제로 지적됐다. ‘괴물’ 류현진은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입단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김광현(SK)과 봉중근(LG)은 부상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국제대회에서 좌완 투수의 중요성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세계적으로 희소성이 있는 데다 생소함이 무기가 되는 국제대회에서는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한국이 지난 1,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호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도 이들이었다. 2006년 대회에서는 구대성·전병두·봉중근 3명, 2009년 대회에서는 봉중근·류현진·김광현·장원삼·이승호 5명이 마운드의 핵심이었다.

그만큼 이들의 부재는 한국 대표팀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장원삼(삼성)과 박희수 다. 이들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큰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장원삼은 올 시즌 27경기에 나서 17승6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생애 첫 다승왕과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장원삼은 류현진, 김광현이 모두 빠진 만큼 좌완 선발로 활용될 전망이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 역시 “장원삼을 일본전 선발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불펜에서는 박희수가 자리를 지킨다. 유일한 중간계투 전문인 박희수는 왼손타자만 전문적으로 상대하는 원포인트 릴리프가 아닌 좌, 우타자를 가리지 않는 셋업맨이라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지난해 역대 한 시즌 최다 34홀드 신기록을 세운 박희수는 중간에서 필승조 역할을 수행한다. 국내에서 보여준 수준의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한다면 2006년 당시 구대성 못지않은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외 차우찬과 장원준도 알차게 기용될 계획이다. 차우찬은 선발과 중간 모두 소화 가능한 스윙맨이다. 장원준 역시 충분한 위력을 가진 선발감으로 두 선수 모두 국제대회에서 크게 노출되지 않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우완 에이스 윤석민(KIA)이 마운드에서 버티고 있다. 윤석민은 2008 베이징올림픽과 제2회 WBC을 통해 경쟁력이 입증된 상태다. 올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어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믿을만한 선발 요원이다.

이대호‧김태균‧이승엽 커넥션, 시너지 극대화 노린다

▲ 2013 WBC 대표팀, 왼쪽부터 이대호, 이승엽, 김태균 <사진=뉴시스>

투수진에 비해 타선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메이저리거 추신수(신시내티)가 갑작스러운 이적으로 제외됐을 뿐, 나머지는 구상했던 그대로 편성됐다.

이대호(오릭스)-김태균(한화)-이승엽(삼성)이 버티는 중심 타선은 예년보다 오히려 강력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1회 WBC 이승엽-최희섭(KIA)-이진영(LG), 2회 대회 김현수(두산)-김태균-이대호(추신수·신시내티)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해외파 중 유일하게 대표팀에 합류한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 데뷔 첫 해 타점왕(91타점)을 거머쥘 정도로 타격에 물이 올라있다. ‘WBC가 끝난 뒤 팀에 합류해도 좋다’는 구단의 배려 덕분에 컨디션 조절도 용이한 상태다.

김태균은 WBC 올스타로 선정됐던 3년 전 영광을 재현한다는 각오다. 김태균은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 활동한 2010년과 2011년 부진에 허덕였지만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 지난해에는 수위타자을 차지하며 대표팀에 합류했다. 특히 지난 시즌 중 역대 최장기간 4할 타율을 유지했을 만큼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 역시 올해 활약을 발판 삼아 후배들 사이에서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이승엽은 지난해 총 126경기에 출전, 150안타 21홈런 85타점, 0.307의 타율을 기록했다.

물론 세 선수의 주 포지션이 1루인 탓에 지명타자 제도를 활용해도 공존은 불가능하다. 이에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는 선수는 대타 요원으로 대기한다.

하지만 이 역시 상대에게는 부담이다. 이승엽·김태균·이대호 중 한 명이 대타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은 상대방 투수 운영에 차질을 빚게 할 수 있다.

이들 외에도 리그 최고의 3루수 최정(SK)과 ‘타격기계’ 김현수(두산), ‘20-20 클럽 유격수’ 강정호(넥센) 등 쟁쟁한 라인업이 존재한다.

이로써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테이블 세터진과 강력한 한방을 가진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된 대표팀 타선은 투수진의 악재를 충분히 메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류중일 감독도 “타선은 역대 최강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만큼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WBC 성적이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팀 2월부터 본격 담금질, 결전의 3월

한국 대표팀은 오는 2월 12일부터 대만 자이현의 도류구장에서 2주 간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이 후 대회 결전지인 타이중에 입성할 계획이다.

이대호를 제외하고는 전원 국내파 선수들로 태극마크가 채워졌기 때문에 호흡을 맞추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다만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몸 상태를 끌어 올릴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이어 3월 2일에는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털구장에서 네덜란드와 B조 1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3월 4일과 5일에는 각각 호주, 대만을 상대한다. 이 중에서는 대만과의 최종전이 순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중국, 쿠바, 브라질로 구성된 A조에서는 일본과 쿠바의 2라운드행이 유력하다.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공화국, 스페인이 포함된 C조는 3월 7일부터 10일까지 푸에르토리코 산 후안의 이람 비토른 스타디움에서 일전을 벌인다.

미국과 멕시코, 이탈리아, 캐나다의 D조는 역시 같은 기간에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와 솔트 리버 필드에서 맞붙는다.

1라운드에서 상위 2위에 들면 3월 8일부터 5일 간 일본 도쿄돔으로 자리를 옮겨 2라운드를 펼친다. 2라운드는 ‘더블 엘리미네이션’으로 진행된다.

A조 1위와 B조 2위, A조 2위와 B조 1위가 맞붙어 승자팀과 패전팀을 나누고 패전팀은 패자부활전을 하게 된다. 승자끼리의 대결에서 승리를 하게 되면 곧바로 1, 2위 진출전에 올라 챔피언십라운드에 오른다. 패한 팀은 패자전을 통해 한번 더 기회를 얻는다.

패자전서 승리를 하면 승자전서 패한 팀과 패자부활전을 하게 되고 여기서 승리하면 1, 2위전에 올라 챔피언십라운드 진출을 확정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A‧B조에서 2팀, C‧D조에서 2팀을 가려진다. 총 4팀이 펼치는 결승 라운드는 내년 3월 18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개최된다.

한 팀과 여러 번 맞붙어야 하는 다소 복잡한 경기방식으로 인해 지난 대회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 대표팀은 남은 기간 동안 철저한 준비를 통해 ‘WBC 신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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