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이기에 가능했던 19금 퍼포먼스, 단독 콘서트 ‘나쁜 재즈바(Jazz Bar)’
박진영이기에 가능했던 19금 퍼포먼스, 단독 콘서트 ‘나쁜 재즈바(Jazz Bar)’
  • 유수정 기자
  • 입력 2013-01-04 17:01
  • 승인 2013.01.04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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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영이 2012 연말 화끈한 공연을 선보였다 <사진출처 = JYP>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진짜 잘 논다” 박진영의 전국 투어 콘서트 ‘나쁜 재즈바(Jazz Bar)’는 이 한마디면 충분했다.

2007년 ‘19금 콘서트’라는 파격적인 주제로 공연계의 센세이션(sensation)을 몰고 왔던 박진영이 2년 만에 재즈 음악을 결합시킨 ‘나쁜 재즈바’로 돌아왔다. 2012년 12월 15일, 대전에서 ‘나쁜 콘서트’의 화려한 서막을 열더니 부산·대구·인천 등지를 돌며 전 국민을 나쁜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것. 또 28일부터 31일까지 열린 서울 콘서트에서는 그 열정을 200% 발산하며 ‘딴따라’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날 그루브한 느낌을 지닌 재즈 밴드의 연주를 시작으로 ‘나쁜 재즈바’의 문이 열렸다. 지금까지의 ‘나쁜 파티’에서 좀처럼 연상시키기 힘들었던 색다른 멜로디는 관객들을 리듬 타게 만들기에 충분한 마력을 지닌 듯 보였다.

이후 실루엣으로 등장한 박진영은 ‘니가 사는 그 집’과 ‘너뿐이야’, 재즈 풍으로 편곡한 ‘청혼가’를 연달아 부르며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이어 ‘스윙 베이비(Swing Baby)’를 통해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탭댄스의 진수를 뽐내며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격렬한 댄스와 함께 연달아 4곡을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다만 전국투어를 마치고 온 탓에 좋은 목 상태를 보이진 못했다. 그럼에도 그의 열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듯 보였다. 박진영은 그저 순간순간의 무대를 즐기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픈 진정한 ‘딴따라’이기 때문이다. 그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감동을 주기보다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더욱 큰 목적인 듯 했다.

이처럼 해를 거듭할수록 그의 콘서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제대로 입증하는 자리가 됐다. 지난해 데뷔 18주년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화끈한 무대를 선보이는 박진영에 관객들은 환호했다.

특히 불혹이 넘은 나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무대 장악력은 박진영만의 매력으로 자리 잡았다. 마치 첫 콘서트 개최에 벅찬 신인 가수가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과 열정을 한껏 발산하는 듯한 모습은 벌써 20여년이 다 되어가는 1994년 첫 데뷔무대와 비교해도 전혀 다를 것이 없다. 그때 그 열정 그대로에 관록만 추가되었을 뿐.

▲ 박진영이 2012 연말 화끈한 공연을 선보였다 <사진출처 = JYP>

스스로 ‘불륜 3부작’이라 칭하며 꾸민 무대는 ‘나쁜 콘서트’에 빠질 수 없는 주제였다. 발표 당시 대중들에게 충격을 안겼던 ‘난 여자가 있는데’를 비롯해 가인과 함께한 ‘다른 사람 품에 안겨서’, 미발표 곡 ‘그녀는 몰라요’까지… 비록 사회적 통념에 어긋나는 내용이었지만 박진영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애절한 보이스 탓에 관객들은 마치 아름다운 사랑으로 미화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평이다.

이번 콘서트의 색다른 묘미는 역시 박진영의 ‘걸그룹 따라잡기’였다. 앞서 ‘텔미(Tell Me)’ 안무 영상에서부터 입증 받은 그의 ‘여자 춤’은 2010년 콘서트 당시 ‘배드 걸 굿 걸(Bad girl Good girl)’을 통해 그 진가를 발휘하더니 이번 공연에서 최고조를 찍었다. 건반 연주와 함께 원더걸스의 ‘비 마이 베이비(Be My Baby)’를 선보이던 박진영은 “여러분! 제가 여자 춤 잘 추는 거 아시죠?”라며 무대 앞쪽으로 뛰어나와 원더걸스보다 더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이에 관객들은 웃음을 멈추지 못하면서도 이내 박진영의 화려한 몸짓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도 2PM의 ‘어게인&어게인(Again&Again)’과 늘 우상이라 칭하던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Billie Jean)’무대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찬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표방해도 무방한 여자 관객과의 무대 역시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늘 나의 음악과 무대를 사랑해주는 관객과 사랑에 빠지는 꿈을 꾼다”는 말과 함께 ‘딜리셔스(Delicious)’에 맞춰 시작된 공연은 즉석에서 선정한 여자 관객과 농도 짙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비록 ‘2010 나쁜 파티’보다는 낮은 수위였지만 박진영의 콘서트를 처음 찾은 관객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는 듯 보였다.

이처럼 무대 위 여성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선정되지 못한 관객들에게는 내년을 기약하게 만드는 관객 참여형 ‘19금’ 퍼포먼스는 박진영이기에 가능한 무대다. 이와 함께 관객들에게 매년을 기대하게 만드는 특별한 매력까지 한껏 더해졌으니 콘서트장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을 맞는 박진영. 진정한 ‘딴따라’의 저력을 과시하는 그는 현역으로 활동하는 댄스가수 중 최고참이라 표현해도 무방하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꾸준한 앨범 발매와 단독 공연 개최 등을 펼치는 댄스 가수는 박진영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그의 열정은 ‘나쁜 파티’ 속 단골 레퍼토리로 등장하는 ‘십 년이 지나도’ 열창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백발이 된 내가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있는 모습을 늘 상상하곤 한다”며 소망을 밝힌 뒤 “중요한 것은 여러분 역시 백발노인이 된 뒤에도 박진영의 무대를 함께 즐겨줬으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진행된 박진영의 선창에 관객들은 하나같이 “십 년이 지난 후에도 난 너만을 사랑하고 있을거야”라는 떼창으로 보답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에 박진영은 이내 눈시울을 붉히며 관객들의 애정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데뷔 첫 무대에서도 떨지 않았다는 그는 무대를 위해 태어난 진정한 ‘딴따라’인 듯 보였다. “무대 위 세상은 내 것이고 무대 밖의 세상은 어색하다”고 말하는 박진영을 표현할 수 있는 이 이상의 단어는 없을 테니 말이다.

crystal07@ilyoseoul.co.kr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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