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님들이여, 화마와 싸우다가
“사랑하는 님들이여, 화마와 싸우다가
  • 수도권취재본부 김원태 기자
  • 입력 2013-01-03 15:22
  • 승인 2013.01.03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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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소방서에서 거행된 (고)故 김형성 소방위, 고(故) 김상민 상방 합동영결식에서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일요서울 | 수도권취재본부 김원태 기자] 사랑하는 님들이여, 화마와 싸우다가 산화한 당신들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살려주지 못해 진실로 또 미안하며 님들이 보여 준 숭고한 119정신을 우리 가슴에 영원히 새기겠습니다.”

지난 2일 오전 10시께 일산소방서 광장 앞.

수많은 소방관들이 뜨거운 오열 속에 거침없이 쏟아내는 눈물이 바다를 이룬다.

세밑 고양지역 화재 현장에서 화마와 싸우다가 숨진 고() 김형성(43)소방위와 고() 김상민(22)상방 등 순직 소방관 2명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일산소방서장()으로 열렸다.

유족들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기환 소방방재청장, 동료 소방관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합동 영결식은 고인들에 대한 묵념과 약력 보고 및 1계급 특진, 훈장 추서, 조사·추도사 낭독, 헌화와 분향 등의 순으로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순직 소방관 김형성 소방위는 19929월 소방공무원으로 투신해 203개월을 근무한 베테랑 소방관이다. 평소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후배를 잘 챙기고 배려심이 깊어 동료 및 선후배들 사이에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지난달 31일 오전 10시께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의 한 문구류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도중 인화성 물질이 가득한 창고에 들어가 불을 끄던 후배 소방관 2명을 먼저 대피시킨 뒤 건물이 붕괴되면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또한 김상민 상방은 소방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지난해 3월 의무소방대원으로 입대한 뒤 일산소방서에서 근무하던 중 지난달 17일 고양시 일산동구 덕이동 화재 현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은 뒤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결국 사고 12일 만인 29일 운명을 달리했다.

이처럼 이들의 순직 경위가 낭독될 때 고 김 상방의 어머니가 아들아, 내 사랑하는 아들아, 이 추운 날 어디를 가는거냐고 목을 놓자 영결식장은 순식간에 눈물바다를 이뤘다.

장의위원장인 김권운 일산소방서장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며 조사를 통해 사랑하는 부하들아, 산화한 너희들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살려주지 못해 진실로 또 미안하다님들이 보여 준 숭고한 119정신을 우리 가슴에 영원히 새기겠다고 애도해 영결식장의 숙연함을 더했다.

이날 영결식장에 직접 참석한 김문수 지사는 추도사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맡은 바 사명감을 다하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해 온 끝에 산화한 순국 소방관 여러분의 우국충정 정신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명복을 빈다고 깊은 애도를 표했다.

순직 소방관들의 유해는 이날 오후 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돼 3일 대전 국립현충원으로 영면의 길을 떠났다.

한편, 경기도는 고 김상민 의무소방대원을 일방에서 상방으로, 고 김형성 소방장은 소방위로 각각 1계급 특진시키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kwt4050@ilyoseoul.co.kr

수도권취재본부 김원태 기자 kwt405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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