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국 전 문경시장 자서전 11
신현국 전 문경시장 자서전 11
  • 신현국
  • 입력 2012-12-31 17:50
  • 승인 2012.12.31 17:50
  • 호수 974
  • 5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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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가단으로 참가한 단장과 단원들은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감동적입니다(Touching). 환상적입니다(Fantastic). 놀랍습니다(Amazing)."

터키 출신의 체리트(Cherit)단장의 말이었습니다.

혹시 서울에서 사람을 동원한 게 아닙니까? 문경시민의 인구가 도대체 얼마입니까? 제가 알기로는 10만도 안 되는 것으로 아는데요.”

이어서 시청 앞 전정에서 간단한 환영식 행사가 있었습니다.

존경하는 단장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먼 길을 이렇게 직접 찾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8만 문경시민은 진심으로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기회를 주시면 우리 모두는 열의와 정성을 다하여 개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문경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프리젠테이션도 성공적으로 마쳤고 201133일 이튿날 국군체육부대를 포함한 현장 조사도 잘 마쳤습니다.

“A팀장 수고했소. 평가단장도 조스 장군도 사무총장도 모두가 준비 잘했다고 극찬을 해 주었소. 누구보다 조스 장군께서 준비가 참으로 잘됐다고 칭찬이 대단했소.”

그날 저녁 김관용 도지사의 환영만찬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A팀장 공항출국 때도 입국 때와 마찬가지로 일일이 인천공항까지 나가서 환송을 합시다."

인천공항 환송행사에도 제가 직접 참여했고 개인별 국내체류 중 찍은 앨범까지 전달했습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CISM 행사에 참여했으나 이번처럼 준비가 완벽하고 철저하게 진행된 것은 처음입니다.”

체리트 평가단장의 마지막 코멘트는 그동안 준비하며 고생한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6. CISM 서울총회

“2013CISM 동계대회는 프랑스 안시(Anshi), 2015CISM 하계대회는 대한민국 문경시를 개최지로 확정합니다.”

2011512CISM 서울총회에서 확정 발표가 있었습니다.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 문경이라는 발표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성공적인 현지 실사를 받았고 만장일치로 통과된 상태라 전혀 다른 변수가 없는데도 마지막 발표순간까지 긴장했었습니다.

“A팀장 드디어 우리가 해냈소. 평창동계 올림픽은 이건희 삼성 회장, 문대성 IOC 위원, 김연아 선수,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그것도 3수 끝에 유치를 했는데, 우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에 방해가 된다고 주무부서에서 유치를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몸으로 부딪혀 이루어 냈소. 우리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받지 못했지만 외롭게 우리의 길을 걸어왔소. 우리는 예산도 변변치 않은데 문경 시민들의 십시일반 돈을 모아 힘들게 어렵게 오늘의 영광을 얻었소. 8만 문경시민 만세

CISM 서울총회를 마치고 문경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는 모두 문경시민 만세를 부르짖었었죠.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우리는 해냈습니다. 폐광이후 침체된 문경을 살리기 위해 출발했고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되어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유치했습니다.”

2011512일 영강 체육공원에서 개최된 시민환영축하대회에서 부르짖었었죠. 참으로 큰일을 해냈으며 가슴 뿌듯한 순간들이었습니다.

 

7. 2011 리우 세계군인체육대회

- L팀장 : 52011 리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다녀오셨지요. 차기 개최도시 수장으로서 참관한 소감이 어떠신지요.

: 2011716일부터 24일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제5회 세계군인체육대회가 112개국 80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하였지요. 막상대회에 참가해 보니 세계5대 메이저 대회의 하나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지요. 아직 세계군인체육대회가 국내에는 잘 홍보돼 있지 않지만 전 세계 군인들의 스포츠 체전은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웅장하고 장엄하였습니다.

개회식부터 우리를 놀라게 했지요.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하계올림픽 개회식이 개최될 5만 석 규모의 주 경기장부터 우리를 놀라게 했지요.

룰라 대통령의 뒤를 이어 당선된 호세프 대통령이 직접개회식에서 개최선언을 하였습니다. 그 자리에 칼카바 회장과 함께 본부석 앞자리에 차기개최 도시 수장으로 참가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지요. 더욱 놀라운 것은 육상·축구·배구 등 주요 구기 종목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통계 자료상으로도 하계 올림픽과 4분의 1 정도가 메달이 중복될 만큼 수준급 선수들이 참가하였죠.

칼카바 회장께서는 개인적 자리에서는 늘 저를 우리 시장님이라고 불렀습니다. 제가 칼카바 회장을 문경시민 앞에서 명예시민증을 수여 했지요. 그래서 자신이 늘 문경시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얘기하고 우리 시장님(our mayor)이라 호칭합니다. 이렇듯 칼카바 회장은 우리 문경시의 큰 우군이 되었지요.

브라질 대회에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말로만 듣던 세계군인체육대회라는 게 어떠한 대회라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꼈습니다. 세계군인들이 다 참여하는군인올림픽군인들의 스포츠 대전이었지요. 그런데 막상 현장을 보면서 덜컥 겁이 났습니다. 1만 명의 선수단이 참여하는 국제대회를 과연 우리 문경이 중심이 되어 치루어 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리우데자네로는 인구 600만 명이 넘는 국제적 도시 아닙니까.

브라질에 체류하는 동안 리우 시장을 만나 차기 개최도시의 시장으로서 환담을 나누면서 과연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를 의심했습니다. 개회식, 폐회식 때도 브라질 대통령, 브라질 체육부장관, 리우시장과 같은 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자리한 것이 영광스러웠습니다. 본부석 VIP석의 맨 앞줄에서 카메라 맨들의 플래시를 받으면서 역사의 주인공이라는 착각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국제대회를 유치하려고 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군인체육대회였지만 군인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군인과 시민, 군인과 군인이 하나가 되는 축제였습니다. 그런 대회를 우리 문경에서 개최하는 것입니다.

일본이 동경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에 알려졌고 대한민국이 88올림픽을 전환점으로 세계인의 머릿속에 각인되었습니다. 중국도 북경올림픽을 통해 새로운 중국으로 태어났습니다. 88올림픽은 대한민국의 문화까지 바꿔 놓았습니다. 화장실 문화도 바꿔 놓았습니다. 교통질서,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는 질서문화까지 바꿔 놓았습니다. 한마디로 국제대회를 한번 개최하면 역사가 바뀝니다.

이제 세계군인체육대회는 문경의 역사를 바꿀 것입니다. 새로운 문경의 역사가 창조될 것입니다.

 

6공무원과의 전쟁

1. 철밥통, 규정타령

- L팀장 : 시장님은 시청 공무원들에게 인기가 없다고 합니다.

: 저도 그렇게 듣고 있습니다. 시장직에서 물러난 지금 곰곰이 생각하니 제가 시청공무원들에게 너무 모질게 한 것 같습니다. 후회되는 일도 솔직히 많습니다. 뒤늦게나마 저가 재직하는 동안 섭섭한 일들 용서를 구합니다.

사실, 저도 공무원들에게 잘해주고 싶었고 공무원들에게 인기를 얻고 싶었지요. 그런데 일을 해야 했습니다. 일을 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공무원들과 부딪혀야 했습니다. 시청 공무원들과 함께 하지 않고 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너무 답답했습니다. 저도 공무원 출신이지만 처음에는 저 스스로도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공무원들이 너무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순순히 된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긍정적으로 답하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사사건건 안된다는 얘기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큰소리도 많이 하고 짜증도 많이 냈지요. 잔소리도 많이 했습니다. 싸우기도 많이 싸웠습니다.

그거 되겠습니까?”

안됩니다.”

무슨 무슨 규정 때문에 안됩니다.”

농지법 때문에 안됩니다. 산림법 때문에 안됩니다.”

무엇 하나 쉽게 넘어가는 게 없었어요. 민원인의 딱한 사정을 함께 듣고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규정 때문에 안된다고 했습니다. 시장인 제가 얘기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죽하면 되는 규정만 적용하면 하천 한복판에도 건축 허가가 나고 안되는 규정만 적용하면 절대주거지역에서도 건축허가가 안난다는 얘기가 있지요.

먼저 공무원들의 경직된 사고, 생각의 벽을 허물어야 했습니다.

, 생각을 바꿔

, 긍정적으로 생각해

시장님 성질 더럽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성격이 급하고 인내심이 부족한 점도 솔직히 있었지요. 그러나 규정 타령만 하는 공무원들 너무 너무 답답합니다.

<다음호에 계속>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신현국 ilyoseou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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