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구소는 자체 운영 웹사이트 ‘북위 38(38 North)’를 통해 미국 민간위성사진업체 디지털글로브가 지난 13일과 지난달 19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면밀히 대조한 결과,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에 3차 핵실험 준비를 진행 중이라는 결론 내렸다.
한미연구소 전문가들은 현재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서 수해복구를 계속하고 있지만 북한 수뇌부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핵실험을 지시하면 2주 안에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문제는 위성사진에 드러난 핵 실험장의 갱도 입구에 흐르는 물줄기의 통제여부가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이 물줄기를 차단하지 못하면 핵 장치와 핵 실험을 관찰하는 데 필요한 감지 장치가 고장 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밖에도 핵실험장 주변에서 혹한 대비한 주요 장비들을 보호하는 구조물도 파악됐다.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지낸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연구원은 위성사진 판독 결과에 대해 “북한의 3차 핵실험 시행 시기를 알려주는 수정 구슬은 없지만, 북한의 로켓 발사와 한국의 차기 정부 출범, 유엔의 북한 로켓 발사 대응이 이를 예측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고 밝혔다.
적반하장 北, “美 한반도 정세 악화시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착착 준비 중인 가운데 장거리 로켓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제 논의도 중국의 비협조 속에 올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고 UN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 소집된 지 2주가 지났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다.
UN주재 북한대표부는 지난 27일 “안보리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여유로운 입장이다. 새해부터 비상임이사국으로 한국도 안보리에 정식 참석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북한의 강력한 후견자인 중국이 미적거리고 있어 추가 제재 확대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히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8일 ‘미국의 대조선적대시 정책과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라는 제하의 보도를 통해 “조선반도 정세의 긴장을 초래한 모든 극단적 사태들의 이면에는 미국의 대조선적대시 정책이 있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대조선 정책 집행에서 기존 적대시 정책의 연장선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욱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kds@ilyoseoul.co.kr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