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엄이도종(掩耳盜鐘)과 복철(覆轍)
[기자수첩] 엄이도종(掩耳盜鐘)과 복철(覆轍)
  • 김대운 기자
  • 입력 2012-12-24 13:41
  • 승인 2012.12.24 13:41
  • 호수 973
  • 5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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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회의 공전을 보면서

[일요서울 | 김대운 대기자] 성남시의회가 2013년도 새해 예산안 등을 놓고 새누리당 협의회가 민주통합당 소속 시의원들에게 벌이는 세 과시로 개점휴업상태다.

4개월 넘게 의회를 공전시키더니 2조1000억여 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과 각종 조례안 통과를 놓고 서로 네 탓 공방을 하면서도 다수당이 세 과시를 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시민들의 평안은 안중에 없다.

성남시의회는 야당인 민주당 소속의원이 15명, 새누리당 소속이 18명, 무소속인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다수당이 의회등원을 거부하는 희한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대표가 요구하는 것은 예결위원회에서 삭감된 800여억 원의 예산은 인정하겠지만 상임위에서 통과된 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등은 상임위의 의결을 존중해 통과시키자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협의회 측에서는 이같은 민주당 측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원을 가져 본회의장에서 얼마든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당이지만 의결에 자신이 없어 명분 없는 거부를 하면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2012년도 추경예산안 및 2013년도 본 예산안 심의 의결 파행은 결국 집행부가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충당해야 할 비용을 예비비에서 집행하기로 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불러왔고 2013년도 예산 심의 의결이 되지 않을 경우 집행부는 준예산으로 편성 운영해야 한다.

2011년도에도 12월 31일 자정을 7분여 앞둔 시점에서 본회의를 개최해 의원들의 질의 토론을 생략한 채 2012년도 예산안 등을 통과시킨 전력이 있었다.

자기는 나쁜 일을 하고 남의 비판이나 비난은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다는 뜻의 엄이도종(掩耳盜鐘)과 작년과 똑같은 사안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잘못을 보고 그것을 거울삼아 그와 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뜻의 복철(覆轍)이라는 용어가 동시에 떠오른다.

대선후보시절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론이 제기됐고 이제 대통령 당선자도 탄생했다.
차기 정부에서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가 반드시 통과되기를 기대해 본다.

dwk0123@ilyoseoul.co.kr

김대운 기자 dwk0123@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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