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각 계열사의 자율경영 체제 강화를 본격화했다.
SK그룹은 지난 18일 서울 서린동 사옥에서 17개 주요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스펙수추구협의회를 열고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이끌어 갈 차기 의장에 김창근 SK케이칼 부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 부회장이 최 회장에 이어 대내외적으로 SK그룹을 대표하게 되며 위원회 인선 및 조정 등을 맡게 됐다.
반면 2004년부터 그룹 회장을 맡아온 최 회장은 앞으로 전략적 대주주로 그동안 힘써오던 글로벌 성장, 차세대 먹거리 개발, 해외 고위 네트워킹 등 그룹의 성장과 발전에 관련된 큰 그림을 그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따로 또 같이 3.0’ 체제의 성공적인 안착과 그룹 및 각 계열사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SK(주),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3개 상의 대표이사 회장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 등의 전문경영인으로서 맡고 있는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따로 또 같이 3.0’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혁신의 상징으로 해석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 회장이 그룹 수장에서 물러나면서 내년 1월부터 새로 도입되는 ‘따로 또 같이 3.0’ 체제가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는 우선 다른 그룹의 총수 역할을 하는 최고 경영권자의 직함을 ‘회장’에서 ‘의장’으로 바꿨다. 여기에 각 계열사는 자율책임경영제를 통해 중요 의사결정을 독자적으로 내리게 돼 권한과 책임을 강화했다. 그러나 지주사는 그룹 사업의 효율적 배치 관점에서 경영 실적 평가는 계속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새롭게 선입된 김 부회장은 1974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 입사한 후 SK그룹 경영기획실 재무담당임원, 구조조정 추진본부장, SK(주) 대표이사, SK케이칼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1994년 그룹 자금 담당자로 최종현 회장의 도와 한국이동통신(현 SK텔리콤)을 인수하는 둥 현재 SK그룹을 질적·양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관계자는 “인재육성위원회에서 수차례 회의를 거쳐 사내외의 명망 있는 후보군에 대한 검토를 거친 결과, 김 부회장을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추천했다”면서 “만장일치로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을 최종 결정하는 수펙스푸구협의회의 신임 의장이 선임됨에 따라 1월 중순 쯤 그룹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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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