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때문에…’ 5살 손녀 버린 외할머니의 사연
‘생활고 때문에…’ 5살 손녀 버린 외할머니의 사연
  • 고은별 기자
  • 입력 2012-12-18 10:49
  • 승인 2012.12.18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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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고은별 기자]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어서…”

어려운 살림에 암 수술까지 받아 생활이 힘들어진 외할머니가 5살 손녀를 버린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17일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외손녀를 유기한 A(57·여)씨를 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4일 오전 10시께 인천시 남구 관교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외손녀 B(5)양과 함께 버스를 타고 충북 청주로 내려가 손녀를 재래시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양에게 양말 한 켤레를 사준 후 ‘과자를 사오겠다’며 손녀를 홀로 둔 채 혼자 인천으로 돌아와 버렸다.

외할머니가 갑자기 사라져 돌아오지 않자 놀라 울고 있던 B양은 주변 상인들의 신고로 인근 아동보호시설로 넘겨졌다. 같은 날 B양을 홀로 두고 집으로 돌아온 A씨는 밤늦게 B양의 이모부에게 전화를 걸어 “인천 모래내 시장에 갔다가 손녀를 잃어버렸다”고 털어놨다. 이모부는 즉각 경찰에 신고했고, 청주의 한 보호시설에 임시로 맡겨졌던 B양을 데려왔다.

A씨는 처음엔 혐의를 부인했지만, 청주 상인들이 신고한 시각과 실종신고 시각이 12시간 가까이 차이가 난 점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의 추궁 끝에 결국 사실을 실토했다.

A씨는 경찰에서 “남편은 환갑이 넘어 경비직으로 겨우 생활을 하고 있고, 아들은 변변한 직업이 없다”며 “얼마 전 자궁암 수술을 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어서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2005년 이혼한 B양의 부모는 양육비도 주지 않은 채 B양을 외할머니에게 맡긴 후 연락을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B양은 이모부에게 인계됐다가 엄마에게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eb8110@ilyoseoul.co.kr

고은별 기자 eb811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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