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백화점 올해 매출 비중 역신장…경쟁사는 승승장구
캠핑용품 시장에서도 경쟁사에 밀려…매출 제일 낮은 수준에 속해
성 회장에게 효자나 다름없었던 노스페이스가 경쟁사에 밀려 추락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A백화점이 12월 초까지 아웃도어 매출신장세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1위를 지켰던 노스페이스가 3.4% 역신장 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신장률로만 따져도 노스페이스는 8.6% 성장하는 데 그쳤다. 그동안 노스페이스가 2007년 3200억 원, 2009년 4500억 원 등으로 해마다 평균 25%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반면 경쟁사인 코오롱스포츠와 K2는 각각 17.1%와 14.3%로 1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B백화점에서는 저조한 신장세로 겨우 1위 자리를 지켰다. 전년대비 노스페이스는 5% 신장세에 그쳤지만 코오롱스포츠는 12%, KT는 23%, 에이글은 16%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경쟁업체에서 2PM이나 소녀시대, 이민호 등 아이돌 스타를 내세워 10대 마케팅 공세를 펼치면서 노스페이스의 주 고객층이었던 10대 청소년들이 이탈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올해 초 ‘일진 브랜드’, ‘등골 브래이커’ 등으로 노스페이스가 학교 폭력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중년 고객들 일부도 빠져나가 이탈 현상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유행에 민감한 학생들이 새 브랜드로 옮겨 수요가 분산된 것 같다”며 “아웃도어 시장이 재편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분위기 역시 시장의 반응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노스페이스에만 집중된 게 아니라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로 분산되면서 이탈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이슬(16)양은 “요즘에는 노스페이스만 고집하지 않는다. K2·데상트 등 다른 브랜드 인기가 더 높다”고 말했다. 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준식(18)군 역시 “요즘 고등학생들은 노스페이스를 입지 않는다. 아이들이 입는 것 같다”면서 “노스페이스 가격이 비싼 편인데 차라리 돈을 더 모아서 명품 옷을 사 입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스페이스 측은 “올 한해 다른 브랜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져 보이기는 하지만 전체 매출 규모로 보면 지난해와 비슷한 외형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달 들어 매출이 크게 오르고 있고 12월 판매량이 한 해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캠핑용품 시장 반응도 ‘그닥’
지난해 야심차게 출발했던 캠핑용품 사업에서도 경쟁사와 달리 이렇다 할 성장세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스페이스가 캠프용품 시장에 뛰어들 당시 업계에서는 아웃도어 브랜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브랜드 파워를 고려할 때, 캠핑용품 시장에서도 단기간 내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했다. 더욱이 올해 초·중 고등학교에서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캠핑은 대표적인 레저 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라 1500억 원 정도의 캠핑용품 시장은 35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된 상황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캠핑용품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00% 성장했다. 특히 휴가철인 7월의 경우 전월과 배교했을 때 170%나 늘어난 매출을 올렸다. K2 역시 캠핑라인의 매출이 전년 대비 150%나 확대됐다.
특히 텐트뿐만 아니라 의자·테이블 등 캠핑에 필요한 제품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지난해보다 220%나 많은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경쟁사와 달리 노스페이스가 아웃도어 브랜드 중 매출이 제일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아웃도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캠핑용품 시장은 전문기업인 콜맨(대표 리차드 엘 길포일)과 코베아(회장 강혜근)가 선두권을 달리고 나머지 아웃도어 업체들이 분할하고 있다”면서 “노스페이스는 이 중에서도 매출이 제일 낮은 수준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스페이스는 작년과 올해 매출액과 신장률 자료에 대해 외부로 노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성 회장의 올해 시련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할인판매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52억 원을 부과 받았다. 공정위는 1997년부터 올해 1월까지 골드윈코리아가 노스페이스 대리점의 할인판매를 막았다는 이유로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과징금으로 역대 최대인 52억 원을 추징했다.
이와 관련해 노스페이스 측은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soojina6027@ilyoseoul.co.kr
박수진 기자 soojina602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