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전문가들이 말하는 대선 막판 변수
여론조사전문가들이 말하는 대선 막판 변수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2-12-18 10:27
  • 승인 2012.12.18 10:27
  • 호수 972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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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투표율 朴-文 운명 결정한다

18대 대통령 선거 부재자 투표가 시작된 지난 13일 서울 용산보건분소에 마련된 부재자 투표소에서 군장병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60%대 朴, 70% 접전. 72% 혼전 속 文 승
전문가 “투표율, 막판 변수 작용 안한다”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후보가 줄곧 앞서왔다. 그러나 안철수 전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점프대’를 가져다줬고, 문 후보가 이를 밟고 얼마나 높이 올라가느냐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문 후보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치솟는지가 관건이라고 얘기한다. 안 전 후보의 지지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민심이 요동쳤고, 문 후보가 TV토론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웠다는 것.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결국 적극 투표층이 투표장에 얼마나 가느냐와 어느 연령대가 투표장에 많이 가느냐가 박근혜-문재인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대선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은 적지 않다. 과연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 몇%을 기록해야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승리를 자신할 수 있을까.

대선 시계추는 19일 맞추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날이 갈수록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12일 실시된 조사까지만 허용) 직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3%~3.2% 사이의 격차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띄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 투표율 68~71% 예상

실제 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인 지난 12일 한국경제신문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일 오늘이 투표날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박 후보가 47%를 기록해 45.7%를 차지한 문 후보를 1.3%차로 앞섰다. 지난 5일 같은 기관이 실시한 조사에서 박 후보(47.6%)와 문 후보(43.8%)가 3.8% 격차를 기록한 것에 비해 두 후보의 격차는 다소 좁혀졌다.

또 매일경제신문·MBN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12일 실시한 여론조사(1000명, 95% 신뢰수준에 ±3.1%)에서 박 후보가 46.1%로 문 후보(42.9%)를 3.2% 차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 같은 기관의 전날조사 보다 두 후보간의 격차는 0.2% 좁혀진 상황이다.

여민리서치 이은영 대표는 지난 14일 [일요서울]과 전화통화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연령층 투표율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길리서치의 홍형식 대표도 지난 13일 [일요서울]과 전화통화에서 “국정원 여직원이 문 후보의 비방글을 올린 문제 등은 대선에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는 마땅한 변수가 없다. 투표율이 올라간다고 문 후보에게 유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며 “연령대별 투표율이 변수일 수는 있다. 다만 투표율이 낮으면 2030세대가 투표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점에서 민주통합당이 투표율 올리기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봤을 때 숨은 표는 없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리서치 이종민 팀장 역시 지난 13일 [일요서울]과 전화통화에서 “연령대별 투표율이 가장 중요한 뿐 투표율이 얼마냐는 중요하지 않다”이라며 “적극적 투표층이 79%를 넘는다고 해도 이들이 투표장에 갈 확률은 높지 않다. 지난 대선에서도 그렇고 적어도 12% 이상은 빠진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 투표율은 얼마나 될까. 여론조사 기관 전문가들마다 투표율에 다소 차이가 있다. 이 팀장은 “선거 때마다 투표율이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 대선 보다는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66~68% 정도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홍 대표도 “65%를 넘어서지만 70% 이상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0% 이상의 투표율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젊은 층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고령층 인구도 늘어나 70%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도 “재외국민 투표율과 비슷한 수치인 70% 정도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 같다"며 “70% 정도되면 여야가 박빙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2년 대선 당시 12월 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적극 투표층은 86.7%로 이번보다 2% 높았고, 실제 투표율은 70.8%에 불과했다. 2007년 대선 때는 적극 투표층이 76.6%였지만 실제 투표율은 63%였다. 실제 투표율이 적극 투표 응답률보다 13.6~15.9%포인트 정도 낮다는 수치가 나온다. 이를 대입해 보면 68~71%대의 투표율이 예상된다.

투표율 높다고 文 승리 낙관 금물

그래서일까. 문 후보 측은 투표율을 올리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SNS을 활용해 투표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그 배경은 젊은층들이 투표장에 많이 찾아가야 투표율이 오를 뿐 아니라 문 후보가 유리하다는 것. 즉, 투표율 상승은 젊은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나갔기 때문에 연령대별 투표율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얘기인 셈. 

특히 문 후보 측은 70% 투표율을 보였을 때 박빙 속 혼전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72% 투표율을 기록해야 문 후보가 이길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박 후보 측도 투표율이 70% 일 경우 혼전 양상을 띄고 70% 이하일 경우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박 후보 측과 문 후보 측은 투표율이 70%이거나 70%이상이어여만 승리할 수 있다고 각각 공언하고 있으나 양 캠프의 예상과 일치할 지는 의문이다. 투표율과 득표율의 비례관계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투표율이 낮고 보수 성향이 강한 젊은층이 투표장을 찾으면 전체 투표율도 높아진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모든 선거에 적용되는 절대법칙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 캠프 내에서 “투표율이 높아진다고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론조사 전문가들 역시도 이 부분에 대해서 수긍하는 편이다. 홍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를 봤을 때 투표율이 올라간다고 해서 박 후보와 문 후보의 격차가 좁혀진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박 후보가 패배하는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얘기다.

가장 최근의 선거인 4·11 총선 투표율은 54.2%였지만, 득표수를 기준으로 하면 보수와 진보가 팽팽히 맞섰다. 투표율뿐만 아니라 유권자 정서, 선거구도 등도 승패를 결정하는 요인이라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연령대별 투표율이 최대 변수일 뿐 투표율 두번째 변수라는 것이다. 박 캠프는 ‘젊은층 트라우마', 문 캠프는 ‘중장년층 트라우마'가 작용해 투표율이 최대변수라고 말하고 있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갈 수 있는 ‘이유’를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설명해야 되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평이다. 이 대표는 “보수 성향이 강한 젊은층들도 있고, 진보 성향이 강한 중·장년층도 있다.

따라서 이들이 반드시 투표를 왜 해야 하는지 설득력있는 이유를 제시하는 쪽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TV찬조연설 내용이 포털사이트 순위에 오르는 것도 그 후보를 찍고 싶지만 왜 찍어야 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으려고 하는 게 유권자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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