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진단] 朴-文 승패 가를 주요 ‘5대 변수’
[대선 진단] 朴-文 승패 가를 주요 ‘5대 변수’
  • 정찬대 기자
  • 입력 2012-12-15 22:12
  • 승인 2012.12.15 22:12
  • 호수 9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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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 막판 변수가 승패 가른다

▲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좌)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우). <사진=정대웅 기자>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제18대 대선이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의 향배는 여전이 안개속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12월 19일 치러질 대혈전을 앞두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블랙아웃 5일 전쟁’에 들어간 양 진영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인 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인 지난 12일 까지 실시된 각종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두 후보는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차 범위 내에서 박빙의 승부를 보이면서 한치 앞도 모르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만큼 양 진영은 막판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최후의 혈전을 준비하고 있다.

박정희 정권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한 박근혜 후보는 삼수 끝에 새누리당 후보로 선출돼 ‘정권연장’을 꿈꾸고 있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그간 와신상담한 문재인 후보는 ‘정권교체’를 열망하며 막판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현재까지 판세는 두 후보가 백중세를 보이며 오차범위 내에서 박 후보가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문 후보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다.

양 진영은 외부조건에 의해 판세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변수에 대한 자의적 해석을 내놓으며 대선 결과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로켓 발사나 국정원의 불법 선거개입 의혹 등은 대선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안철수 효과’ 어디까지

안철수 전 후보는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지목된다. 현재 문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벌이고 있는 그의 효과가 과연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박 후보와 문 후보 모두 저마다 세력을 총결집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남은 부동층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은 안 전 후보로 지목된다. 특히 중도층으로부터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는 그가 이번 대선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최종 승부가 갈릴 것으로 관측되면서 ‘안철수 현상’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문 후보의 ‘구원 등판’에 나선 안 전 후보는 야권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상승세를 보이며 박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일각에선 안철수 효과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안 전 후보의 입장 표명이 너무 늦은데다 단일화 과정에서 큰 감동을 주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일부 유권자들은 박 후보 쪽으로 돌아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기 때문이다.

돌아온 ‘북풍’... 北 로켓 발사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대선에서도 여전히 북한이 변수로 등장했다. 과거 안보를 가장 큰 무기로 삼았던 보수진영에게 북풍(北風)은 대선판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추세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해진 젊은층에게 안보나 전쟁위협에 대한 인식은 전과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북한 문제를 경제 문제로 인식하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결국 직접적인 인명(또는 재산) 피해가 발생하거나 감성적 측면을 자극하는 사건이 아니라면 그 영향력이 미비하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문제가 보수층 결집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 온다는 점에서 여전히 북풍은 선거판의 주요 변수임에는 분명하다.

지난 12일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를 발사했다. 1단 추진체는 변산반도 서쪽에 낙하됐고, 2단 로켓은 필리핀 동쪽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머지 3단 로켓은 위성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로켓발사 성공은 현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몇 차례 실패를 거듭한 나로호 발사와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박 후보 측과 문 후보 측은 일제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면서도 “이명박 정부는 북한이 로켓을 분리 발사하지 않을 것처럼 국민들에게 알렸다. 대북정보가 이렇게 취약해서 어떻게 정부의 안보역량을 믿을 수 있느냐”고 현 정부의 대북 정보라인을 질타했다.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과 막판 네거티브

민주통합당에 의해 제기된 국정원 직원의 불법 선거 개입의혹이 대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민주통합당은 국가기관에 의한 ‘불법 선거공작 행위’라며 강도 높게 몰아붙였고, 새누리당은 ‘제2의 김대업 사태’라 규정하면서 사건은 양측의 진실공방으로 이어졌다.

특히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황과는 별도로 의혹이 제기된 국정원 직원 김모씨와의 대치상황이 여직원 감금사건으로까지 비화됐고, 민주통합당 관계자가 김모씨의 집을 알아내기 위해 주차장에 주차된 김씨의 차를 일부러 들이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은 대선 막판 흙탕물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밖에도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인터넷 댓글을 다는 등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새누리당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미디어단장 윤모씨를 포함해 8명이 검찰에 고발된 사건을 두고 여야의 공방은 계속됐다.

새누리당은 “당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파악하지 못한 사무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며 “저희들은 전혀 파악된바가 없다”고 당과의 관계를 강력히 부인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박용진 대변인은 “선관위가 수집한 증거와 정황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조직적으로 민심을 현혹하고 선거를 혼탁하게 하는 불법 선거를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박근혜 후보가 직접 사과하고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고 압박했다.

‘49 대 51’ 싸움... 부동층과 투표율이 관건

사실상 ‘49 대 51’ 싸움이 된 이번 대선에서 2040세대, 수도권, 중도층이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이는 전체 투표율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부동층과 적극 투표층이 지난 대선 때보다 더 늘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 투표율을 65~73%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표율이 70% 이상이면 문 후보에게 유리하고, 그 이하면 박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투표율이 65% 이하일 가능성도 있었지만 안 전 후보의 지원 이후 젊은층의 투표 참여 열기가 높아지면서 70%에 이를지 주목하고 있다”며 “투표율 65~70%이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워도 70%를 넘으면 문 후보가 확실히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박 후보와 문 후보는 45%p의 득표율을 사이에 두고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결국 10%p 가량은 지지후보를 선택하지 않았거나 부동층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핵심 키’는 부동층인 이들이 쥐고 있다고 말한다.

‘1% 조커’ 이정희 후보의 사퇴 가능성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양강 구도 속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완주 여부도 대선 변수로 읽힌다. 이 후보는 비록 1% 가량의 적은 지지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가 현재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 후보 사퇴는 이번 대선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문 후보 측 박영선 공동선대본부장은 지난 12일 한 라디오인터뷰에서 이 후보의 사퇴 가능성에 대해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그래도 ‘1% 싸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열린 2차 TV토론에서 야권 단일화 여부를 묻는 박 후보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한 채 “박 후보를 떨어뜨리려 출마했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 후보가 오는 16일 3차 TV토론에서 마지막까지 ‘박근혜 저격수’ 역할을 한 뒤 전격 사퇴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일축했다.

이 후보가 사퇴할 경우 문 후보 측 속내도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당장 지지율 1%가 아쉬운 상황에서 이 후보의 사퇴는 문 후보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종북 세력’과 손을 맞잡았다는 인식이 되레 문 후보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런 점에서 이 후보가 사퇴하더라도 문 후보는 이 후보와 거리 두기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오는 16일 예정된 마지막 3차 TV토론에서 각 후보 간 공방과 신경전도 날카로울 것으로 보인다. 1, 2차 토론회에서 선전하지 못한 박 후보와 문 후보는 3차 토론회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16일 토론회가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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