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이 재앙 부를 수 있다”
“청계천 복원이 재앙 부를 수 있다”
  • 김대현 
  • 입력 2006-07-20 09:00
  • 승인 2006.07.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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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학자가 청계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박민찬 원장이다. 박 원장은 청계천이 원형과 달리, 깊이가 깊고 넓어 남과 북을 나누는 ‘흉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국론 분열 및 국가적 재앙이 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더욱이 인위적으로 콘크리트 설계된 청계천의 구조물들이 좌우로 갈라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규모를 절반 이상으로 축소하는 한편, 수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박 원장의 주장과는 반대로 청계천 복원을 찬성하는 풍수가도 있다. 풍수지리학자 L씨는 “청계천은 공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청계천 복원과 관련된 풍수학적 해석을 따라가 봤다.




“청계천 복원은 원형을 훼손했기 때문에 풍수지리학상 문제가 있다.”지난 11일 기자와 만난 풍수지리학자 박민찬 원장(신안계물형학연구원)의 말이다.박 원장은 특히 청계천 복원에 대한 시민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것과 달리, 풍수지리학적 관점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그는 “청계천이 수도 서울의 중심부를 갈라놓는 형상을 하고 있어 분열과 반목이 깊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계천을 원형에 가깝게 변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체 운명도 풍수가 좌우(?)

박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풍수란 만물의 형상과 자연에서 발산하는 기(氣)를 활용해 길흉(吉凶)을 판단하는 학문이다. 인간의 운명은 자연의 영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한다. 특히 조상의 음택(陰宅)은 인간의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많게는 80% 이상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공동체의 운명 또한 상징적 지역의 형태에 따라 변화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그가 주목하는 곳은 바로 ‘서울’이다.

600년 고도로서 한국인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논리다. 최근 청계천 복원이 그에게 주요 관심거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박 원장이 풍수지리학적 연구를 통해 내린 결론은, 앞서도 지적했듯이 상당히 부정적이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공동체 운명은 서울의 자연과 기의 변화를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청계천은 형상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청계천의 인위적인 복원으로 인해 반목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향후 더 큰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원장은 우선 청계천이 서울의 중심부를 갈라놓고 있다고 말한다.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을 위해 인위적으로 한강 물을 끌어올려 흘려보내도록 설계했다. 예로부터 청계천은 북악산, 인왕산, 남산 등지에서 흘러내려온 하천이 연결돼 중랑천으로 흘러가는 길목이었다. 지금은 각종 개발로 인해 물 흐름이 많지가 않다. 그러나,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공 하천을 만든 것. 자연의 순리대로 하천이 생성, 소멸하는 것에 반하는 대목이다. 또, 청계천을 지나칠 정도로 넓고 깊게 만들어, 서울 중심부를 6Km이상 끊는 ‘흉상’이 됐다고 했다.

콘크리트로 양쪽 지형을 차단해 놓은 것도 문제라는 지적했다. 인공적인 구조로 시민들의 호응은 얻었지만, 풍수상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금강산이 아름다워도 풍수적으로 흉상이듯이 청계천 복원 현상도 같은 원리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청계천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에 따르면, 풍수적으로 ‘흉상’이 되지 않으려면 “현재 청계천의 깊이를 절반 이상으로 축소하고 보다 많은 물량을 확보해 흘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물동량이 증가하게 되면 남과 북을 갈라놓기보다 양측을 연결하는 역할을 청계천이 맡게 된다고 한다. 박 원장은 또 청계천 복개를 추진한1958년부터 ‘한강의 기적’이 시작됐던 점을 상기시켰다. 2003년부터 복원이 추진되면서 정치·사회·경제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지고 있는 점을 하나의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박 원장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서울시에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울시측은 “일일이 대응할 사안이 아니다”면서 박 원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박 원장은 “개인적으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추진력을 높게 평가하지만, 청계천 복원은 조금더 숙고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풍수학적 문제에 있어서는 거침이 없다”면서 “청계천 문제도 풍수적 관점에서 한번쯤은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청계천 복원 나쁘지 않다”

물론, 박 원장의 청계천 연구 결과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인사들도 상당수다. 서울 모 대학 강단에 서고 있는 풍수학자 L씨는 “청계천 복원을 나쁘게 평가하는 부분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L씨는 “청계천은 남과 북의 경계선 같은 상징적인 하천”이라며 “배산임수 지형에도 어긋남이 없어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풍수를 과거의 비법, 비수로만 해석하는 것은 현대에 맞지 않다”면서 “모든 환경과 조화를 따져 과학적으로 접근해야만, 진실에 근접할 수 있다”고 했다. <김대현 기자> dhkim@ilyoseoul.co.kr


# 풍수지리학자 박민찬 원장 인터뷰“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복원된 청계천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청계천 복원을 환영하고 있지만, 나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풍수가로서 청계천을 분석한 결과,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이런 우려감도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청계천은 언제부터 연구했나.
▲지난해 복원된 청계천을 둘러본 후 이곳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다. 풍수지리학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이의를 제기하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청계천을 보완할 방법은.
▲규모를 축소하고 수량을 다소 늘리면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 같다.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원형에 가까운 복원이 필요하다.

-풍수를 연구하기 시작한 배경은.
▲30대 초반에 이 계통에 계신 스승을 만났다. 그 스승의 권유로 내 조상묘도 이전을 했다. 그 이후에는 나 뿐만 아니라 친인척의 신상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회창 전총재측과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
▲당시 내가 이 전총재측에 여러번 얘기를 한 기억이 난다. 음택이 좋지 않아 선거가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심지어 한인옥 여사에게 풍수지리를 설명한 바 있다. 내년 대선은 또 어떻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현>

김대현  dh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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