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까지 배달되는 성 ‘묻지마 매춘’
해변까지 배달되는 성 ‘묻지마 매춘’
  • 서준/프리랜서 
  • 입력 2006-07-28 09:00
  • 승인 2006.07.2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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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 본격적으로 다가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연인과의 낭만적이면서도 설레는 여행을 꿈꾸고 있다. 올해도 불볕더위가 예상되는 만큼 수많은 인파가 대규모 휴가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를 틈타 변형된 성매매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잠자리를 조건으로 여행을 함께 가거나 소위 ‘애인대행업’을 빌미로 해서 성매매 여성을 알선하려는 조짐들이 벌써부터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류의 성매매는 적발을 하는 것은 물론 증거를 확보하는 것조차 쉽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벌써부터 꿈틀대는 변형 성매매의 현장을 취재했다.


직장인 K씨는 최근 퇴근길에 전철역에서 다소 생소한 ‘홍보명함’ 하나를 발견했다. 이른바 애인대행 전문 업체가 ‘언제든 애인을 소개시켜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호기심에 전화를 한 K씨는 1년 회비 2만원을 낸 후 시간당 2만원에 애인을 소개 시켜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실제로 역삼동에 있는 사무실로 찾아갔고 여자들의 얼굴이 쫙 나열돼 있는 파일을 건네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K씨는 “말이 애인을 소개시켜준다는 거지 실제로는 조건만남이 아니겠느냐”며 “둘이 만나서 무슨 짓을 하든지 업체로서는 책임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신종 성매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회비 2만원, 시간당 2만원짜리 애인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른바 ‘역할 대행 / 구인구직’이라는 명분으로 이러한 조건만남들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휴가철이 가까워 오면서 이러한 만남을 소개받으려는 남성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이러한 역할 대행 사이트는 약 30여개 업체가 불법적으로 난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A사이트의 경우 겉으로는 결혼식장의 ‘하객 대행’, 혹은 ‘부모 대행’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게시판에 올라온 상당수의 글들은 ‘어떤 일이든 하겠다’는 내용이 많아 실질적인 성매매를 암시하고 있다. ‘화끈하게 잘 노는 분’, ‘함께 휴가갈 분’, ‘섹시한 애인 구함’ 등의 내용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실제 이곳을 통해서 ‘애인’을 만나봤다는 L씨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상당수의 여성들이 돈을 받고 잠자리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이제는 집창촌이니 이발소니 하는 곳들을 갈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만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여성을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성들도 돈을 들이지 않고 휴가를 갈 수 있다는 재미에 빠져 성을 대가로 이런 남성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는 경우가 많다. 올 여름 휴가를 전혀 낯선 이성과 가기로 했다는 P씨는 이곳에서 경험담을 털어 놓았다. “사실 처음에 글을 올릴 때는 ‘혹시나’ 하는 생각이었다.

여행 경비를 대준다고는 해도 그렇게 큰돈도 아니고 어떤 여자가 처음 보는 남자랑 함께 휴가를 갈까 의심했다. 하지만 글에 대한 반응은 상당했다. 심지어 자신의 외모를 찍어서 사진을 보내온 경우도 있었으며 심한 경우에는 짧은 치마에 민소매, 혹은 란제리를 입고 찍은 사진을 첨부한 여자도 있었다.” P씨의 경우 이러한 경험담을 친구들에게 말했고, 친구들도 너도 나도 이 사이트에 접속, 곧 다가올 여름 휴가에 잔뜩 부풀어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P씨는 여자가 생각날 때마다 이 사이트에 접속할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이어 “솔직히 여자 친구를 사귄다고 해도 술사고 밥사고, 선물까지 사주는 걸 생각하면 그 돈도 만만치 않다”며 “하지만 이곳에서는 늘 새로운 여성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애인구함’이 실제로는 매춘암시

특히, 상당수의 여성들이 전문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돈만 된다면 자신의 몸을 언제든 낯선 남성에게 줄 수 있다는 세태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것에 한번 맛을 들인 여성들은 언제든 손쉽게 또 다른 남성들을 만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취재진이 실제 한 역할 대행 사이트에 접속해서 다수의 여성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결과 대부분의 여성들이 최소 3회 이상을 경험해봤으며, 심지어는 아예 이 일만을 전문적인 업으로 삼는 여성도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이트의 경우 가입된 회원 수가 수만 명에 달하는데 유흥업소와 사창가에서 일했던 여자회원도 상당수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또 이러한 사이트의 경우 직접적인 만남은 회원들 간의 일이기 때문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하더라도 운영자가 알기가 힘들다고 미리 선을 그어놓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또 다른 범죄의 손길에 노출되기가 십상이기도 하다.하지만 이러한 만남과 이를 통한 성매매의 경우 법적인 처벌이 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할 수 있다. 법적으로는 분명 ‘대가성’이 있기 때문에 성매매에 해당되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적발 자체가 무척이나 어렵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대부분의 이메일은 실명보다는 외국 사이트의 이메일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서 이들의 은밀한 만남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며, 사실이 밝혀질 경우 쌍방이 함께 처벌받는다는 것이 많이 알려짐에 따라 증거를 확보하는데도 무척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애인구함’이 실제로는 매춘암시

여름을 즐기며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야할 휴가가 불법적이고 애인대행이라는 변형된 성매매와 조건만남으로 물들고 있어 씁쓸함을 더해주고 있는 실상이다.
< 서준/프리랜서> www.dcinside.com 뉴스팀


# 애인대행사이트 회원 김모양

취재진은 해외여행을 같이 가려는 사람을 구한다고 글을 올린 한 여성과 메신저를 통해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그녀의 현재 나이는 25살로 얼마 전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백조’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 여기서 남자들을 많이 만나봤나.
▲ 아주 많이는 아니고 한 3~4번 만났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고 또 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심심할 때 한 번씩 한다. 한 시간에 2만원씩 버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쉽지는 않지 않은가?

- 3박4일 정도 함께 여름휴가를 가고 싶은데 가능한가.
▲ 페이(금액)가 얼마냐에 따라서 가능하다. 얼마를 줄 수 있나.

- 여행 경비는 모두 내고 50만원 정도.
▲ 사진을 보내주고 한번 정도 미리 만났으면 한다. -

같이 잠자리도 하는가.
▲ 사실 그것 때문에 같이 휴가 가는 거 아닌가. 50만원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다.

- 혹시 직업으로 아예 나선 건 아닌가.
▲ 진짜 화류계에 있다면 이런 거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거 아닌가. 그렇게까지 돈을 벌 생각을 한다면? 뭐하러 가끔씩 이 일을 하겠나. 화류계에까지 진출하고 싶지는 않고 그냥 틈날 때마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만나서 프리랜서로 돈을 버는 게 나한테는 더 맞는 일이다.


# 애인대행사이트 회원 최모양

이번엔 직접 27살에 직업으로 대행아르바이트를 한다는 한 여성과 접촉해 반나절 동안 애인대행서비스를 받기로 하고 직접 만남을 가져 보았다.

- 언제부터 이일을 시작하게 되었나.
▲ 처음엔 직장을 다니며 카드값이나 벌충해보려고 시작하게 되었는데 하루에 많이 벌 땐 십수만원을 벌기도 하니 직장 생활하는 게 갈수록 힘들어지고…이 일만 하게 된 건 일년 정도 된 것 같다.

- 낯선 사람과 만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닌데.
▲ 물론 만나자마자 첨부터 잠자리를 요구하거나 하는 사람도 있다. 만나기전에 메일이나 문자로 그런 것을 확인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그런 회원과는 만남을 갖지 않거나 싫다고 분명히 말한다. 나름대로 직업으로 하다시피 하는 것이라 확실히 선을 긋는다. 물론 자주 만나는 사람들 중에 애정이 생기기도 하지만 가급적 한계를 긋는 편이다.

- 그럼 아예 유흥업소에 나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지 않은가.
▲ 업소에 나가는 것보단 훨씬 편하다. 이건 그래도 나를 대우해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업소에 나가면 정말 ‘나가요’가 되어 버리는 것 같아서 생각도 하지 않는다. 시급을 많이 주는 알바개념으로 하는 것이다. 성격이 좋고 아직은 예뻐서 그러는지 한번 만났던 사람들이 다시 찾아주고 선물도 사다준다. 진짜 애인하자고 하는 유부남들도 있다. 하루에 두 명 정도 만나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잘나가고 있다.

- 이런 일을 한다는데 대한 죄책감이나 위험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가.
▲ 남들처럼 떳떳이 밝힐 수 없는 직업이라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고, 만나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니 불안하기도 하다. 집에 바래다준다는 것을 택시나 버스를 타고 간다고 사양하고 DVD방에 가자고 하는 손님한테는 극장에서 영화보자고 하는 등 늘 조심한다. 솔직히 오래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준>

서준/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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