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주영길 서울시의회 의원(새누리당)
[특별기고] 주영길 서울시의회 의원(새누리당)
  • 인터넷팀 기자
  • 입력 2012-11-28 15:43
  • 승인 2012.11.28 15:43
  • 호수 969
  • 5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로 선출되는 서울시교육감에 거는 기대

 

▲ 주영길 서울시의회 의원(새누리당)
“우리 아이들을 세상의 중심에 세우는 교육 펴야”

6개월 시한부 삶을 살던 랜디 포시(Randy Pausch) 카네기멜론대 교수가 강단에 섰다. 그는 학교를 떠나기 전, 동료 교수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마지막 강의’에서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진정으로 어린 시절의 꿈을 성취하기’란 주제의 강연에서 인생에 대한 긍정과 꿈, 의지를 강조하면서 자신의 주변 모든 사람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몸소 실천했다. 그러면서 그는 “벽돌담의 존재 이유를 기억하세요. 그것은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어린 시절에 품었던 꿈의 달성을 절실히 원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리시킵니다. 결코 중단하지 마십시오”라고도 덧붙였다.

이처럼 교육은 ‘랜디 포시’ 교수의 말과 행동에서 보듯이 우리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체가 성장해가며 꿈에 대한 도전 의지를 심어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며 사회전체 구성원으로서 바르고 겸손하며 남을 배려하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 것임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교육정책이나 과정은 아이들의 흥미에 바탕을 둬야 하고, 교실에서의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궁리와 자발적 의지의 동기가 유발되도록 해야 하며, 학교는 하나의 작은 공동체로서 그리고 교사는 판에 박힌 수업만이 아니라 이들의 안내자이자 동료가 되어, 그 목표는 아이들이 전인적으로 성장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 교육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금 우리의 교육현장은 소위 평준화와 특성화, 규제와 자율, 개인과 집단의 일대 혼란기에 와 있다. 세계 최상위의 학업성취도를 자랑한다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적 불평등을 확대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높은 사교육비 부담, 심각한 학교폭력 문제와 교권 침해, OECD 최하위 수준의 학급 당 학생수 등 이것이 오늘날 우리 교육의 현주소이다. 여기에다 언제부터인가 우리교육은 어느 특정집단의 전유물이 되어 있다. 특히 자치와 자율을 빙자한 국가 책임성의 일탈 내지 방관으로 인하여 학교 교육 현장은 정치선전장으로 전락되어 온갖 불합리와 자가당착적 모순을 야기 시키고 있다.

정치이념 실험장 안돼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선의를 빙자하여 검은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파렴치한 범법자로 구속되는 사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는 학업성취도 평가, 자율고 확대, 교원 평가 같은 교육 정책 등에서 중앙정부의 발목을 잡았다. 진보라는 굴레를 쓰고 학교를 자신의 정치이념 실험장으로 삼은 그의 교육감 2년 재직으로 나타난 서울교육 현장은 무너졌다. 전면무상급식으로 인하여 날로 쇠퇴해가는 교육시설환경을 비롯하여 학교공부와 직접관계가 없는 정치 선동적 정책인 학생인권조례제정 실시, 체벌금지로 인한 교사들의 수업권과 학생지도권의 와해, 교내 폭력의 난무, 학교에서의 입시교육 반대, 학생 간에 경쟁 반대 등으로 공교육의 근간이 사실상 와해된 것이다.

오는 12월 19일 대통령선거일에 서울시교육감 재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서울시 교육감은 2200여 개의 교육기관을 관장하고, 8만여 교원의 인사권과 7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집행하는 엄청난 권한을 갖고 있다. 더욱이 우리 교육에서 수도 서울이 가지는 상징성은 크다. 고교 입시, 사교육, 특목고와 자사고, 학교자치 등의 정책은 타 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대통령 선거 못지 않는 엄중한 한 표의 행사가 절실해지고 있지만 그러나 벌써부터 이번 재선거가 전형적인 이념 대결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어 걱정이 앞선다. 막중한 자리의 서울시 교육감이 자신의 이념 성향에 따라 정책을 수시로 바꾼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 교육재정을 부담하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후보들이 제시하는 공약을 놓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따질 필요가 있다.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거나 중앙정부의 도움 없이는 도저히 실천할 수 없는 공약을 내걸고 표를 구걸하는 후보부터 경계해야 한다. 후보자들 또한 누가 당선되더라도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성향이 다른 집단을 이해, 설득시키고 자신을 선택해준 진영의 부당한 요구도 뿌리칠 수 있어야 한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점은 차제에 현행의 교육감 직선제를 임명직으로 바꾸거나, 아니면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시 ‘러닝메이트’등의 방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교육은 국가사무이긴 하나 교육재정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거의 부담하는 관계로 광역단체장과 독립적인 교육행정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교육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사회는 교육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두 가지 문제가 아니지만 그 중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지금부터라도 기초적인 교육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유아기부터 또는 초등 저학년 각급 사교육기관으로부터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 원초적으로 학교교육을 황폐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으며, 장래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소위 “밥상머리 교육”의 인성교육의 기초를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우리사회는 지나친 스펙 위주 사회로 변질되어 고졸자의 80% 이상이 대학을 진학하고 있어 이러한 과도한 고학력사회 탓으로 인한 청년실업문제에 대한 과제이다. 대학의 수를 과감하게 줄이고 실업계 교육기관의 내실화를 기하는 등 소위 우리사회의 간판문화를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

감성과 공감 능력 중요해져

이와 함께 또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21세기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절실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에선 새로운 지식이 끊임없이 출현하면서 ‘지식의 노후화(Obsolescence)’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10년 후에는 현존 직종의 80%가 소멸하거나 진화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수명이 늘어나며 ‘제2경력(Second Career)’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정보화 시대 다음으로 ‘하이 콘셉트(High Concept)’ 시대를 예고했다. 컴퓨터가 대신할 수 없는 감성과 공감 등의 능력이 커지는 시대를 일컫는다. 이러한 시대의 교육의 방향은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겸비하고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자기 주도적 글로벌 인재 양성일 것이다. 머리는 이성적으로 가슴은 열정으로 손은 다른 사람의 상처를 위로해주는 인간을 말하기도 한다.

세계사에 유례없는 오늘날의 대한민국 국가발전을 이룬 원동력은 어디서 온 것인가. 글로벌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세계 각국에 뒤지지 않는 높은 평가를 받은 힘의 근원은 교육의 힘이었다. 이처럼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를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다. 그렇기에 교육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은 이제 우리 삶과 미래의 모든 것과 직결되어 있다. 복지, 경제민주화, 일자리 등의 기초인 것이다. 교육문제의 해결 없이는 경제민주화도 복지도 모래 위에 쌓은 성이나 다름 아닐 것이다.

‘교육(Education)’의 어원은 ‘밖에서 이끌어내다’라는 뜻의 라틴어 ‘에듀카르(educare)’다. 미래를 잘 살아가게 하기 위한 우리 아이들이 지니고 있는 재능과 자질을 어떻게 하면 잘 끄집어낼 것인가가 교육의 해답이라면 여기에 이념이 끼어들 틈이 있을까. 그렇다면 제도나 정책의 혁신도 하등의 어려울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바로 이러한 혜안의 바탕 위에서 치러지길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인터넷팀 기자 ilyo@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