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전격사퇴] 文 얼떨결에 野단일후보 확정된 배경
[安 전격사퇴] 文 얼떨결에 野단일후보 확정된 배경
  • 고동석 기자
  • 입력 2012-11-24 13:02
  • 승인 2012.11.24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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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측, 안철수 백의종군 기대 속 캠프 통합 제안


▲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후보 사퇴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에게 양보하겠다고 선언했다.<서울=뉴시스>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3일 오후 백의종군하겠다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전격적으로 대선후보를 사퇴했다. 이로써 18대 대통령 선거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양자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 갑자기 사퇴 도대체 왜?
 
안 후보는 이날 서울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여러분,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다. 저에게는 꾸중을, 문 후보에게는 성원을 보내달라며 입을 열었다.
 
그런 뒤 단일화 방식은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그러나 문 후보와 저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기서 더 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 생각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새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드릴 뿐이라고 후보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제 문 후보와 저, 두 사람 중에 누군가는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저는 얼마 전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뤄내겠다'고 말씀드린바 있다.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후보사퇴를 하는 직접적인 이유에 대해선 대통령이 되어 새정치를 펼치는 것보다 후보단일화를 이루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새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다면서도 하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정치를 갈망한다고도 했다.
 
안 후보의 대선 포기라는 중대결단은 문-안 후보 측 특사로 나선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과 박선숙 선대본부장이 이날 낮 12시부터 5시간여 동안 회동을 갖고 막판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종 결렬되면서 단일화 실패에 따른 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야권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밀렸던 것이 자신을 국민 후보로 이끌어낸 안철수 현상을 실질적으로 부합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캠프 참모진들의 만류에도 중대결심을 내린 결정적인 배경으로 관측된다.
 
, 안철수 끌어안기 선대위 통합
 
문 후보는 안 후보의 긴급 기자회견 이후 밤늦은 시각에 내놓은 입장표명에서 정치혁신과 새정치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안철수 후보의 진심과 새로운 시대를 향한 염원을 정권교체를 통해 반드시 이루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그동안 안 후보와 합의한 새정치 공동선언과 경제복지정책, 통일외교안보정책을 실천하는데 최우선의 순위를 두겠다안 후보께 정중한 예의를 따로 갖추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의 메시지에서 드러나듯 안 후보의 백의종군을 받아들여 정중한 예의를 갖춰 남은 대선까지 함께 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여기에 안 후보가 어떤 식으로 화답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적어도 자신의 새정치와 정권교체의 열망을 양보한 만큼 유세활동이나 런닝메이트로서의 이미지로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안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고스란히 문 후보에게 옮겨갈 지는 미지수다. 그간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안 후보 지지층의 분포는 대체로 중도보수와 중도층외에도 중도진보, 진보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반해 문 후보의 지지층은 전통적인 야권 진영으로 분류되는 진보와 중도진보, 중도층에 국한돼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래서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의 지지세력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선대위원장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고 캠프 통합 움직임에 착수했다.
 
문 캠프 박광온 대변인은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후보단일화 정신과 새정치 선언을 바탕으로 한 국민연대 방식의 새로운 선대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후보들의 뜻을 모아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안 후보의 지지자들의 힘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은 영등포 당사에서 선대위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로운 정치를 이행해야 한다는 숙제가 오롯이 우리에게 안겨졌다. 우리의 책임도 커졌다이제 어떻게 이행해나갈 것인가를 준비해야 겠다고 말했다.
 
kds@ilyoseoul.co.kr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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