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통령 만들기프로젝트’ 물밑 가동하나
‘MB 대통령 만들기프로젝트’ 물밑 가동하나
  • 정은혜 
  • 입력 2007-05-16 09:28
  • 승인 2007.05.16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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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정부 소통령 현철씨 기지개

그동안 정치무대에서 사라졌던 김영삼(YS) 전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대선을 앞두고 최근 다시 정치 활동에 들어간 것으로 소문났기 때문이다.
특히 YS가 지난 3월 13일 이명박(MB) 전서울시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사실상 지지선언을 한 이후, 현철씨가 ‘한발 더 나아가’ MB를 돕겠다고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주목을 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해외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현철씨가 아예 귀국해 YS와 함께 ‘MB 대통령 만들기’에 총력을 다 할 것이란 관측도 나돌고 있다. 게다가 ‘대권 책사’인 전병민씨에게 MB를 지지하는 조직 가동을 지시했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어, 현철씨가 ‘MB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를 물밑에서 가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문민정부시절 ‘소통령’으로 불리기도 했던 현철씨는 지난 1997년 불법 정치자금을 관리한 이른바 ‘대선 잔금’ 사건으로 소환돼 형사처벌 받은 바 있다. 2004년에는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대선 잔금 이자’ 사건으로 소환돼 구속되기도 했다.

또 2004년 총선에서 아버지의 고향 거제에서 출마하기 위해 한나라당 공천을 기대했으나, 현지 시민단체들이 출마저지 운동을 벌인 데다, 중앙정계 여론 또한 차가워 한나라당으로부터 특별공천을 받지 못해 분루를 삼켜야 했다.

그는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15대 총선 때도 출마 움직임을 보여 왔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거제에 다시 출마할 것이란 얘기도 나돌
고 있다.

물론 현철씨가 정치권에 다시 발을 들일 것이란 관측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현철씨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 마련을 위해 YS의 뒤를 따라 MB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기자에게 “MB에 대한 YS의 지지선언 이후, 현철씨도 MB 선거운동을 해주겠다고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버지가 MB를 적극 밀고 있는데 아들이 손 놓고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들 부자의 MB 지지가능성 및 현철씨의 정치재개를 시사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현철씨의 정치활동 재개는 시간과 명분의 문제일 뿐, 곧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두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MB와 현철씨와의 ‘빅딜설’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즉, 내년 총선에서 현철씨의 공천거래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철씨는 지난 2004년 총선 때 한나라당의 공천을 신청했지만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의원으로부터 거부당했는데,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박 전대표와의 앙금이 쌓여있다고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YS의 ‘영원한 정치적 라이벌’인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지난 4월 25일 재보선에서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 현철씨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에 큰 기대를 걸 수도 있다.

이처럼 현철씨가 ‘MB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 뛰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가동을 중단했던 사조직도 풀가동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뿐만 아니라 YS계보 전의원들도 총동원해 MB를 공식적으로 지지표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철씨가 최근 17대 대선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YS한명회’로 통하는 전병민씨도 같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전씨는 지난 92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통일 대통령’을, 정주영 후보가 ‘경제대통령’을 내세웠을 때, 김영삼 후보에게 ‘개혁대통령’으로 이미지 메이킹하는 전략을 제시, 성공으로 이끈 장본인이다.

그는 현재 정치컨설턴트로 한국정책연구원 고문으로 있으며, 이외 국내 대학발전프로그램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현철씨는 최근 미국과 캐나다 등 몇몇 대학 부설연구소 등에 해외 객원연구원으로 국내외를 왕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MB 대통
령 만들기 프로젝트’를 위해 아예 귀국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철씨의 측근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4월 중순 쯤 국내에 들어온 현철씨는 몇몇 측근들과 만나 회동을 가졌다고 한다.

현철씨는 이 자리에서 ‘MB 대통령 만들기’를 주제로 토론 모임을 갖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자리에 참석한 측근들은 한목소리로 “사적인 자리였고 정치적 대화는 없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병민 고문은 지난 10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철씨와 측근은 맞지만, 이번에 국내 입국했을 때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며 “나는 MB를 비롯, 어느 누구도 지지하지 않고, 대선에 참여할 생각도 없다”며 항간에 나도는 소문을 일축했다.

현철씨의 최측근인 모 비서관은 ‘현철씨가 MB를 적극 지지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아버지가 MB를 지지하는데 아들인 현철씨가 굳이 반대하고 나설 이유는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최근 YS의 MB 지지선언 이후, 갖은 억측과 악의적인 소문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이 비서관은 “현철씨는 ‘정치는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기회가 주어지고 주변상황이 맞아떨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만약 이 같은 조건이 된다면 정치에 재출마할 계획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MB 캠프에서는 현철씨의 움직임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공보실의 한 관계자는 “현철씨와 관련된 소문은 전혀 금시초문”이라면서 “YS계가 MB를 지원해준다는 등의 얘기는 MB를 음해하는 누군가가 퍼뜨린 낭설”이라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정은혜  kkeunnae@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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