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안에서 관전·윤간…‘별짓 다했다’
노래방 안에서 관전·윤간…‘별짓 다했다’
  • 정은혜 
  • 입력 2007-08-09 17:50
  • 승인 2007.08.09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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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가대표 수영선수, 노래방 도우미 성폭행 사건 전말

힘쓰는데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수영강사가 엉뚱한 곳에 힘자랑을 하다가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근대 5종 전 국가대표 출신이자, 대전 모 백화점에서 ‘몸짱’으로 통하는 수영강사 권모(35)씨가 그 주인공. 사건을 조사한 대전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권씨는 동료들과 노래방에서 유흥을 즐기다 여성 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됐다.

특히 이들은 도우미들이 성폭행 당하는 것을 관전(성행위를 지켜보는 것)하며 환호하는가 하면, 윤간(번갈아가며 성폭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대체 이들은 왜 이 같은 파렴치한 짓을 했던 것일까. 또 여성 도우미들은 왜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었던 것일까. ‘대전 노래방 도우미 성폭행 사건’ 속으로 들어가 봤다.

‘몸짱’ 수영강사들, 노래방서 파트너 돌려가며 강간하다 결국 ‘쇠고랑’
방음시설 뛰어나 신음소리 외부에 들리지 않아… 도우미들 ‘속수무책’


지난 7월 21일 새벽 1시께, 대전 서구 탄방동 모 노래방. 대전 모 백화점에서 수영강사로 함께 일하고 있는 20·30대의 건장한 사내 세 명이 음주 회식을 마친 다음 이 노래방을 찾았다. 우리의 통상적인 회식문화인 ‘1차 술→2차 노래방’ 공식에 따른 평범한 수순이었다. 이들은 노래방 업주에게 “도우미 세 명을 불러 달라”고 주문했다. 손님의 요청으로 업주는 미모의 20대 초·중반 여성 도우미 세 명을 합석시켰다. 처음 대면한 이들은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 뒤, 각자의 파트너를 정했다. 이후 한 시간 이상 노래를 부르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탈이 없었다.

‘집단 성폭행’

사건은 노래방 예약 시간이 끝나갈 무렵, 노래방 한 쪽에 있던 소파에서 벌어졌다. 권씨가 자신의 파트너와 강도 높은 스킨십을 하다 욕정을 이기지 못하고 도우미를 강제로 성폭행했던 것. 이 도우미는 성적 유린을 당하면서 고통과 치욕 속에 몸부림 쳤지만, 아무도 구제해 주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도우미들은 이 상황을 모른 채 노래 부르기에 여념이 없었고, 권씨의 동료 강사들은 이를 보고도 마치 프로야구 경기를 보듯 관전하기 바빴다는 게 경찰의 설명.

하지만 동료 강사들 역시 ‘순간적인’ 충동을 제어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이들은 각자 자신들의 파트너를 잇달아 성폭행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유흥의 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문제는 이들의 그릇된 욕정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파트너를 상대로 한 성폭행까지는 ‘서곡’에 불과했던 것이다.
경찰은 “이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성폭행한 후에도 서로 상대 파트너를 번갈아가면서 연달아 성폭행했다”며 “흔히 말하는 집단 윤간(輪姦)사건이 벌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도우미들의 공포

그렇다면 이 같은 엽기적인 사건이 ‘감히’ 노래방 안에서 벌어지는 데도 업주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일까. 경찰에 따르면, 사건 현장은 여러 개의 룸 가운데서도 구석에 있는데다, 방음시설이 잘 돼 있다고 한다. 때문에 노래방 업주는 전혀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고. 또 권씨 등은 운동으로 단련된 강한 체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도우미들이 절대 힘으로 상대하거나 도망쳐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당시의 공포스러운 분위기에서 도우미들은 저항하거나 비명조차 제대로 지를 수 없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 같은 아비규환의 상황이 있은 지 30여분 뒤, 이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사건은 이렇게 종결되는 듯했다. 그런데 며칠 후 피해 여성 가운데 한 명이 남자 친구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당시의 끔찍했던 일을 털어놓았다. 이에 분노한 남자 친구는 경찰에 신고를 했고, 이렇게 사건은 발생 엿새만인 지난달 27일 모습을 드러나게 됐다.

경찰 조사 결과, 권씨 등은 “처음부터 의도했던 범행은 아니었다”며 ‘순간적인 실수’라고 강변했다. 경찰은 “권씨 등은 지금 ‘죽을죄를 지었다’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반성하면서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하지만 피해 여성들은 당시 벌어진 일에 대한 정신적인 충격이 매우 커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번 사건이 처음부터 의도한 집단 성폭행이든, 순간의 욕정을 참지 못해 벌어진 범행이든, 그릇된 우리 유흥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뒷맛이 개운치 않다.


# 수영강사-수강생 ‘부적절한 관계’

수영강사와 수강생 간의 ‘부적절한 관계’는 공공연한 사실로 인지된 지 오래다. 배, 허리, 허벅지 등 예민한 신체부위의 접촉빈도가 많다보니 친밀감이 높아지게 되고, 더 나아가 개인적인 만남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특히 요즘 같은 휴가철, 이들의 ‘불륜 스캔들’은 절정에 달한다고 한다. 수영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은 만큼, 스캔들 빈도도 잦다는 얘기다. 이른바 ‘몸짱’으로 통하는 수영강사 A씨에 따르면 이들 관계의 내막은 상상을 초월한다. “강습 후 같이 밥이나 먹자”는 주부 수강생들의 요청은 기본이고, 거침없는 스킨십에 심야 데이트 신청 등 ‘도 넘은’ 애정공세를 퍼붓는 것.

A씨는 “잘생긴 남자 수영강사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주부 수강생들끼리 육탄공세뿐만 아니라 물량공세를 펼치는 경우도 봤다”면서 “강사에게 오일을 발라달라고 하거나 비싼 선물을 건네고, 심지어 돈 봉투로 유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성들만 젊은 여성을 밝히는 것이 아니다. 알고 보면 여성들이 젊은 남성들을 더 밝힌다”면서 “실제로 한 40대 주부 수강생은 ‘아들 같이 예뻐서 그런다’며 20대 강사에게 매일 10만원씩의 용돈을 주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강사들은 돈 많은 사모님 수강생을 유혹하기 위해 접근하기도 한다. 실제로 ‘호텔 멤버십 클럽에서 만난 사모님이 사업자금을 대주어 개인 피트니스 센터를 차렸다’는 수영강사 B씨의 사례는 이들 업계에서 성공케이스로 회자되고 있다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일부 부적절한 사례 때문에 건전한 운동열풍마저 사그라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직 수영강사 C씨는 “강사의 처신에도 문제가 있지만, 일부 수강생들의 그릇된 인식이 더 문제”라면서 “강사의 외모만 보고 상품으로 대하는 몇몇 수강생이 대다수 건전한 수강생들의 이미지까지 망쳐 놓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울러 그는 “수강생과 강사의 사적인 만남을 최소화 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은>

정은혜  kkeunnae@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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