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권상우 前소속사 전 대표 운영 의혹
톱스타 권상우 前소속사 전 대표 운영 의혹
  • 오경섭 기자
  • 입력 2008-09-16 12:53
  • 승인 2008.09.16 12:53
  • 호수 751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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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공화국’ 마카오 현지 인터뷰

톱스타 권상우씨의 전 소속사 대표이자 프로제, 엔블루 와이드, 브라흐마 컴퍼니 등 코스닥 업체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수백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당한 G씨가 마카오에서 도박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G씨의 지인 K씨는 ‘권상우씨의 전 소속사 아이스타 시네마를 인수합병한 여리인터내셔널 대표와 시너지네스트와 프로제의 최대주주였던 G씨가 바지 사장을 내세워 크라운 마카오 호텔에서 도박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G씨는 지난 2005년 인기 연예인 신정환씨가 불법도박 혐의로 입건되면서 톱스타 K씨가 언급되자 이를 보도한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기사 삭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톱스타 권상우씨의 소속사 전 대표 G씨의 지인 K씨는 기자와의 국제통화에서 “G씨가 한국인 바지사장을 내세워 크라운 마카오 호텔에 개설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수백억원을 횡령했던 G씨가 한국인을 상대로 도박 사업을 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G씨는 “크라운 마카오 호텔에는 1층부터 8층까지 카지노가 개설돼 있다”며 “2층부터 8층까지는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없는) VIP 카지노로 G씨의 카지노는 8층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K씨는 “G씨는 한국 조폭들을 끼고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며 “그는 횡령사건이 터지기 전에 마카오로 도망을 친 뒤 횡령한 돈을 빼돌려 이곳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G씨의 ‘카지노 운영' 의혹을 제기한 K씨는 G씨에게 받을 돈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G씨가 마카오 사법당국으로부터 조사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달 말 마카오로 건너가 G씨를 직접 만났다.


‘회사 돈 빼돌려 카지노 운영’ 의혹 제기

K씨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는 G씨를 만나 돈을 갚으라고 요구했더니 20명의 깡패들이 나를 둘러쌌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후 “C호텔에서 G씨를 만났더니 내가 정켓 (jungket, 카지노 일부를 임대해 고객을 모집하고 게임을 진행하는 사람)에 돈을 다 넣어서 그걸 빼내려면 시간이 걸린다, 시간을 좀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G씨는 2시간 후에 만나기로 해놓고 말레이시아로 출국해버렸다고 K씨는 주장했다.

K씨에 따르면 G씨는 현재 말레이시아를 거쳐 홍콩에 체류하고 있다. 횡령사건과 관련, 그는 “나도 당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G씨는 지난 2005년 인기 연예인 신정환씨가 불법도박 혐의로 입건됐을 때 추가 보도와 관련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기사 삭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모 언론사는 “인기 연예인 신정환이 불법 도박 혐의로 입건된 강남 압구정동 M바에 톱스타 K씨도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한바 있었다. 당시 권상우의 소속사 아이스타 시네마 대표였던 G씨는 보도 직후 전화를 걸어 “권상우가 전혀 관련되지 않은 일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환 불법 도박사건 때 무슨 일 있었나?

G씨는 당시 “신정환이 피해 의식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다”고 불쾌감을 표시하고 취재 기자에게 “기사 내용에 대해 책임을 질수 있는가”를 여러 차례 확인한 후 기사를 삭제해 줄 것을 거듭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G씨는 “이번 사건에 권상우는 전혀 관련되지 않았으며, 그가 평소에 도박을 즐긴다는 소문은 터무니 없는 말이다”고 일축했다.

당시 취재 기자는 이와 관련 ‘기사 어디에도 직접 권상우가 언급된 부분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권상우의 소속사 대표가 직접 전화를 걸어와 해명을 요구한 부분은 의외이다. 이는 연예계에 돌고 있는 권상우 도박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신정환의 소속사 관계자도 언론사를 찾아가 “신정환이 도박을 한 잘못을 시인하고 자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혀 사실과 다른 기사가 나와 당황스럽다”며 난처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취재 기자는 “신정환이 K씨의 이름을 거론하며 지인과 통화를 했다는 구체적 정황까지 나온 상황에서, 자신은 K씨를 보지 못했고 전혀 K씨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정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는 사건 확대에 대해서 신정환이 일종의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권상우씨는 이후 조직 폭력계의 거물 김태촌씨 협박사건에도 연루됐다. 원래 GM기획소속이던 권상우씨는 지금은 골든썸으로 기획사를 옮긴 후, 전 기획사 아이스타 시네마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코스닥 엘리트’로 승승장구하다 추락

한편, G는 코스닥업계에서 꽤 알려진 인물이다. 워싱턴주립대 MBA과정을 마치고 대우증권에서 근무한 ‘엘리트'였다. 아이스타 시네마뿐만 이니라, 젝스키스와, 비, 이효리 등의 음반을 제작했던 포이보스의 대표도 지냈다.

G씨는 또 프로제와 시너지네스트, 엔블루와이드, 브라흐마컴퍼니 등의 코스닥업체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너지네스트가 추진해온 사업에는 해외 카지노와 경마장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G씨는 지난해 2월 여리 인터내셔널에서 4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대표에서 물러났다. 또 코스닥업체인 엔블루와이드는 지난 1월 213억원, 프로제는 지난 2월 약 116억원을 G씨가 배임·횡령했다고 공시했다.

엔블루와이드의 최대주주는 브라흐마컴퍼니였고, 브라흐마컴퍼니의 실질적인 사주가 G씨다. 또 프로제의 최대주주는 시너지네스트이고, 시너지네스트의 실질적 최대주주는 G씨다. 결국 횡령사건이 발생한 엔블루와이드와 프로제 배후에는 G씨가 있었던 셈이다.

G씨는 올해 초 플로제로부터 고소를 당한 후 해외로 출국했고, 검찰은 그에게 기소중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까지 G씨 횡령사건을 맡아온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기소중지된 건 외에 G씨 관련 사건이 더 있는 걸로 안다"며 “G씨가 국내에 없어서 조사를 많이 진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검사는 “G씨는 기소중지 상태이기 때문에 그가 입국하면 자동적으로 수사기관에 그의 입국사실이 통보되고 이후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체포해서 조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박에서 쪽박으로’ 엔터테인먼트사

참여정부 시절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는 코스닥에서 ‘물 만난 고기’였다

최근 200원이하까지 떨어졌던 연예기획사 팬텀 엔터그룹의 주식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을 전후해 한때 8만 4천원까지 폭등한바 있다. 현재가 기준으로 최고점일 때 등락폭을 환산하면 펜텀은 무려 4만2천% 폭등한 셈이다. 이 때문에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말 펜텀 엔터그룹을 거액의 세금포탈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시세차익 240억원을 환수키로 한 바 있다.

‘주식시장 버블’이 한창이던 참여정부 시절, 펜텀 엔터그룹처럼 엔터테인먼트사와의 합병이 주가 상승의 좋은 재료로 부각되자 여러 기업들이 앞을 다투어 신사업으로 뛰어들었고, 장외 엔터테인먼트사들은 주가차익을 노리고 우회상장을 시도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톱가수 ‘비’를 보유하면서 연예기획 업계에 ‘큰 손’으로 불리던 박진영의 JYP엔터테인먼트와 ‘욘사마’ 배용준이 소속된 BOF는 코스닥 시장에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G씨 역시 이 같은 엔터테인먼트의 대박 신화 열풍을 타고 2005년 사업다각화를 내세워 아이스타 시네마를 인수 합병했다. 아이스타 시네마 인수전 여리 인터내셔널은 보안 솔루션 전문 공급업체였다. G씨는 아이스타 시네마를 여리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우회 상장하는 과정에서 권상우, 이동건 등 소속연예인에게 신주를 배정하기도 했다. G씨는 이후 권상우를 주연으로 기용해 ‘야수’를 비롯한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했다. 또 최민수와 김사랑씨 등 톱스타를 영입했다. 그러나 코스닥의 거품 붕괴로 여리와 아이스타 시네마가 경영난을 겪자 소속 연예인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현재 골든썸으로 소속사를 옮긴 톱스타 권상우는 전 소속사 여리 인터내셔널을 상대로 18억 9000만원의 수익 정산금 청구소송을 냈다.

권상우는 소장에서 "피고는 본인의 화보집을 출판하는 계약을 C사와 맺으면서 받은 계약금의 일부를 줬지만 판매에 따른 로열티 부분은 정산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권상우는 여리 인터내셔널이 매니저의 협박을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권상우의 전 매니저 백모씨는 권상우를 협박해 매니지먼트 관련 각서를 쓰게 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때 ‘대박에서 지금은 쪽박 신세가 된’ 코스닥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현실이다.

오경섭 기자 kbswa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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