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 사건 특검팀(이광범 특별검사)는 2일 사저 및 경호시설 부지 매입을 주도한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67)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로 나온 김 전 차장은 포토라인에 서서 시형씨 땅값을 낮춰 준 이유에 대해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밝히겠다”고 답했다. 또 ‘사전에 이명박 대통령과 상의했나’, ‘김백준 총무기획관과 상의했나’ 등 질문에도 “성실히 답하겠다”, “마찬가지입니다" 등으로 답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김 전 처장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과정을 사실상 주도한 인물로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34)와 내곡동 9필지 중 3필지를 공동으로 구입하는 과정에서 시형씨가 부담해야 할 부지 매입비용 일부를 경호처가 떠안도록 해 국가에 손해를 입힘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처장을 상대로 내곡동 사저 부지 구입과정과 시형씨와 경호처가 지분을 나눈 기준, 부지 매매금액 부담률을 결정한 경위, 또 부동산 중개수수료 1100만 원을 경호처 예산으로 내준 경위 등을 추궁하고 있다.
또 김 전 처장은 전날 출석해 조사받은 청와대 측 부동산 중개업자 이모씨(여)와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특검팀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이 지난해 월간지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내곡동 땅을 둘러보고 ‘오케이’하니까 샀지, 내 마음대로 했겠나”라고 밝힌 것과 관련, 이 대통령으로부터 실제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추궁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윤옥 여사의 전 운전기사 설모씨 등 대통령 일가 주변인물에 대해서도 계좌추적을 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은서 기자 choie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