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자유선진당 출범
통합 자유선진당 출범
  • 김규리 기자
  • 입력 2011-10-17 16:01
  • 승인 2011.10.17 16:01
  • 호수 911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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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맹주로 도약하나
▲ 통합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탑에서 참배를 위해 걸어가고 있다.

통합 난항 끝에 마무리
충청권 대통합 역할 ‘주목’


자유선진당-국민중심연합 간 통합정당인 통합 자유선진당이 진통 끝에 출범했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지난 5월 충청권 결집을 목표로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재결합 의지를 보였고, 양당은 지난 8월부터 본격적인 통합 협상에 착수했다. 하지만 통합안을 놓고 제동이 걸렸고 충청권을 제외한 시·도당 위원장들이 이에 강력 반발하고 나서 내홍을 겪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달에는 통합 협상단 대표를 맡았던 권선택 최고위원이 통합 지연에 따른 책임을 지고 당직을 사퇴해 통합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었다. 그럼에도 계속된 논의를 이어가 마침내 결별한지 2년 2개월여 만에 통합의 결실을 맺었다. 이로써 통합 자유선진당이 제3세력의 구심점 역할과 동시에 충청권의 맹주로서 자리 잡게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대표로 심대평 추대

그동안 진통을 겪은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이 지난 10일 통합 작업을 최종적으로 마무리 했다. 양당은 이날 합당수임기구 합동회의를 열어 통합을 공식 의결하고 중앙선관위에 합당 신고를 마쳤다.

양당간 신설합당 방식의 통합정당 명칭은 ‘자유선진당’이며 당 대표로는 심대평 국중련 대표가 추대됐다. 최고위원에는 변웅전, 이진삼, 류근찬, 권선택, 이흥주, 황인자 등을 선출했다.

이인제 무소속 의원도 이날 통합 자유선진당에 입당해 교섭단체 요건에 2석이 모자라는 18석이 됐고, 전당대회는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개최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새 통합정당을 이끌 신임 지도부는 지난 11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첫 최고위원·주요 당직자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심 대표는 “정권마다 홀대당하고 이용당했던 현실을 우리 대에서, 우리 힘에서 반드시 고치고 지금은 현실적으로 어려울지 모르지만 빠른 시일 내에 우리가 정권의 중심이 돼서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는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어 “더 큰 세력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앞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면서 전진해야 될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그렇지만 우리가 새로 단결하고 단합하면 분명히 우리에게 확실한 내일이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선택, 당직 사퇴로 ‘통합’ 압박

충청권 대통합을 목표로 통합에 앞장서왔던 변웅전 자유선진당 대표,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 이인제 무소속 의원은 지난 7일 3인 회동을 갖고 마지막 대타협을 마쳤다.

그동안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은 여러 진통과 사퇴를 겪으며 지지부진하게 이어져 통합 여부가 불투명했던 상황이었다.

앞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심대평 대표는 지난 2008년 2월 충청을 지역 기반으로 총선을 두 달 남짓 남긴 시점에서 선진당을 출범했고 그해 총선에서 제3당의 위상을 갖췄다. 하지만 선진당은 당 운영으로 인한 이견과 총리 발탁 문제 등으로 다음해 8월 갈라서게 됐다.

정치권에선 당시 자유선진당을 두고 15대 총선 때의 ‘녹색바람’이 재현됐다고 분석하는 반면,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대표의 ‘도로 자민련’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이후 이 전 대표는 지난 5월 충청권 결집을 위해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재결합을 위한 통로를 마련했다. 이어 지난 8월 한 달 간 양당의 합당 대표가 수차례에 걸쳐 합의를 했고, 그 합의를 근거로 지난달 6일 합당선언을 한 후 양당의 당무회의를 통해 합당의 승인을 받게 됐다. 하지만 지난달 자유선진당 내 충청권을 제외한 시·도당 위원장이 통합 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합당 절차상 필요한 당헌 개정, 합당 수임기구 구성 등에 대해 의결을 시도했지만 위원장들의 반발에 부딪쳐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기에 선진당 통합 협상단 대표를 맡았던 권선택 최고위원이 모든 당직을 사퇴하고 의정활동과 지역구 활동에만 매진하겠다고 밝혀 난항을 겪었다.

이로 인해 이상태 대전시의회의장, 박용갑 중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등 대전 지방의원과 시당 주요 당직자 등 60여 명은 지난 28일 대전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날 통합 지연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사퇴한 권 의원의 통합 의지 지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중앙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권 위원장은 충청인의 시대적 요구이자 충청권 대통합에 대한 열망을 위해 헌신적으로 통합을 이끌어냈다”며 “이러한 진정성이 특정 정치적 이익 때문에 왜곡 변질돼서는 안 된다. 권 위원장의 대승적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고, 대통합을 향한 충청인의 염원이 사리사욕에 묻혀선 안 된다”며 권 의원을 지지했다.

이는 통합이 지연되면서 협상 결과에 따른 당내 분열 조짐이 권 의원의 사퇴를 계기로 번진 것이다. 이와 함께 선진당 일부 시·도당 위원장들이 위원장직 사퇴 카드를 내놓고 신설합당 절대 반대, 흡수합당 관철 등의 안을 주장해 통합 여부를 가늠할 수 없었다.

충청권 대통합의 역할은

한편, 이번 통합정당 출범으로 충청권이 다시 하나로 합쳐진 가운데 현재 당 대표에서 물러나 있는 이회창 전 대표의 역할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통합 자유선진당의 대표로 심대평 대표가 추대되면서 당 운영을 주도하게 됐지만 충청권의 맹주를 자처하던 이회창 전 대표 역시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이런 점에서 당권과 대권 간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통합 선진당이 합당의 효과를 어느 정도 낼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충청권 맹주로 도약한 이후 보수 대연합을 이루는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심 대표는 향후 역할과 관련, “우선 10·26 재보궐 선거에 전력을 다해야겠지만 보궐선거 후보가 이미 등록된 상태이기 때문에 서산 시장 선거와 도의원 선거를 반드시 승리하고 곧바로 총선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신뢰만 있으면 새로운 일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의지와 신념을 나는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통합 선진당은 정치권에 불어온 안철수 바람에 맞서 기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불신을 해소하는 제3세력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이번 합당으로 충청권의 기반을 다진 뒤 과거 자민련을 넘어선 통합당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김규리 기자] oymoon@ilyoseoul.co.kr

김규리 기자 oymoo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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