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유동성위기와 매각실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쌍용건설이 약 820억 원의 대금결제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부도위기에 처했지만 공사대금을 받아 위기에서 벗어났다.
31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채권단은 이날까지 만기가 도래하거나 연체 중인 약 820억 원을 모두 결제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선 전날 만기가 돌아온 B2B채권(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430억 원과 이날 만기인 전자어음 170억 원 등 600억 원에 대해 채권단 지원금 1300억 원 중 남은 돈으로 결제하기로 했다.
B2B채권은 하청업체가 쌍용건설로부터 받을 대금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빌린 돈으로 쌍용건설이 갚지 못하면 하청업체가 금융권에 연체자로 등록된다. 또 전자어음은 이날까지 막지 못하면 바로 부도 처리된다.
이외에 남은 220억 원은 우의동 콘도사업 프로젝트 파이낸스(PF) 관련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중 연체중인 금액으로 쌍용건설이 이날까지 받은 공사대금으로 자체 상환키로 했다. 이는 우이동 PF ABCP 500억 원 중 투자자들이 만기 연장에 합의해준 280억 원을 뺀 규모다.
이로써 쌍용건설은 급한 유동성 위기를 넘겼지만 최근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는 등 신인도에 타격을 입은 상태여서 대규모 자금 지원이 시급한 입장이다.
이에 대해 최대주주인 캠코는 사실상 매각이 물 건너간 만큼 유상증자를 위한 투자자유치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다음 달 초 투자자 유치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절차를 진행해 쌍용건설을 살리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30일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는 쌍용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세 단계 하향조정했다.
한기평은 쌍용건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도 ‘A3+’에서 ‘B+’로 낮췄고 나이스신평은 쌍용건설 기업신용등급을 ‘BBB+’에서 투기 등급에 해당하는 ‘BB+’로 낮췄다.
이 같이 쌍용건설 신용등급이 투기등급까지 강등된 것은 실적 저하와 매각 작업 및 유상증자 지연 등으로 유동성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순손실 157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부채비율도 지난 6월말 현재 692%까지 늘어났다. 여기에 지난 8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랜드월드와의 인수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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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