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가 한국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한다. ‘몬테크리스토’와 ‘지킬 앤 하이드’ 등으로 이미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떨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의 첫 번째 유럽 진출작인 이번 공연은 뛰어난 한국 캐스팅으로 이미 개막 전부터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작품이다.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의 연출을 맡은 로버트 요한슨은 지난 23일 남산창작센터에서 열린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황태자 루돌프와 마리 베라체 사이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바탕으로 제작된 비극적 사랑 이야기”라며 작품을 소개했다. 그는 “비극적인 이야기에 대부분의 관객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중간 중간 밝은 요소 등 다채로운 극의 전개에 관객들은 놀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 ‘잭더리퍼’를 성공으로 이끌며 뮤지컬 배우로 재탄생한 안재욱을 비롯해 KBS 2TV ‘불후의 명곡’으로 대중에게 친숙함을 전한 임태경, 2012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 뮤지컬 ‘엘리자벳’과 ‘모차르트!’에서 뛰어난 연기와 가창력을 선보인 박은태가 황태자 루돌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루돌프 역의 안재욱은 ‘황태자 루돌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남자 배우라면 꼭 잡고 싶은 역할”이라며 “작품이 제가 가진 실력에 비해 버거운 면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또 다른 도전의 기회로 삼았다”고 전했다. 뮤지컬의 매력에 대해서는 “TV나 영화 등 영상매체는 배우들의 감정에 편집 등의 기술이 가미된다”면서 “뮤지컬은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그대로가 관객들에게 전해지기 때문에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뮤지컬계의 황태자라는 수식어를 단 임태경 역시 이번 작품에서 진짜 황태자로 분해 감동을 전한다. 그는 “단순한 수식어에서 벗어나 진짜 황태자다운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에 어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에는 “사실에 기초하기 때문에 큰 상상력을 필요치 않아 수월하다”면서도 “반면 사실을 극화했을 때 수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예쁘다기보다는 진한 다크 초콜릿 같은 사랑이야기”라며 “배우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많이 울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루돌프 역을 맡은 배우들 중 가장 어린 박은태는 “저는 두 분과는 다르게 젊은 루돌프를 표현하고 싶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그 역시 “무대 위에서 우리가 준비한 만큼만 모두 표현할 수 있다면 좋겠다”면서 “관객들이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루돌프의 연인 마리 베체라 역에 2012 제 6회 ‘더뮤지컬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아이돌 가수에서 진정한 뮤지컬 배우로 거듭난 옥주현이 캐스팅됐다. 또 차세대 여배우로 주목 받고 있는 최유하와 ‘황태자 루돌프’ 오디션 당시 전 스태프들이 만장일치로 합격을 결정했던 김보경까지 트리플 캐스팅으로 진행돼 관객들에게 각각의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옥주현은 앞서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황후 엘리자벳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엘리자벳은 이번 공연의 주인공 루돌프의 엄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작품의 제의를 받은 뒤 “전작에서 루돌프의 엄마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그의 여인 마리 베체라 역으로 관객들에게 또 다시 다가가기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엄마의 부재가 컸던 루돌프가 마리를 사랑했던 이유를 가장 잘 알 것’이라는 제작진의 설득력 있는 한마디에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그녀는 “루돌프의 아픈 과거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며 정신적 교감이 되는 마리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극중 ‘넌 정말 어리고 매우 무모해’라는 대사에 비추어보아 “실제 모습의 나와 극중 마리는 어린 건 다르고 무모한건 같다”고 재치 있게 말하던 최유하. 이런 그녀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나는 용기 있고 당당한 모습을 지녔기에 그 시대를 살았던 혁명가적 마리의 이미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또 “얼마 남지 않은 연습기간 동안 나라는 사람이 가진 이미지를 마리에게 녹이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보통의 사람들은 극단적인 죽음으로써 완성되는 사랑을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관객들은 이 같은 사랑을 꿈꾸고 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진실한 사랑을 맛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공연에 앞서 선 공개된 ‘알 수 없는 그곳으로’를 통해 숱한 화제를 모은 김보경 역시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또 “많은 분들이 김보경이 표현하는 마리 베체라를 접한 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라고 평가해 주셨다”며 “이에 보답하기 위해 김보경만의 마리를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마이얼링 사건’으로 기억되는 황태자의 위험한 사랑. 2012 한국 무대의 화려한 서막을 준비하는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는 다음달 10일부터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애절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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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