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부동산시장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집값 하락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우스푸어가 57만 가구, 빚은 150조 원에 달했다.
금융연구원은 30일 금융위원회와 함께 ‘가계부채의 미시구조 분석 및 해법’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상환비율(DSR)이 60%를 넘는 ‘잠재적 위험가구’는 현재 56만9000가구로 집계됐다. 또 이들의 금융권 대출은 149조5000억 원으로 분석됐다.
하우스푸어가 많은 계층은 40~50대가 35만2000가구로 가장 많았고 직업별로는 자영업자가 26만1000가구,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주자가 33만9000가구였다.
특히 부동산·금융자산을 모두 팔아도 대출금을 못 갚거나 부동산 평가액의 40%만 건지는 ‘고위험가구’는 최대 10만1000가구, 대출금은 47조5000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또 집값 하락이나 금리 상승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행한 결과 집값이 20% 내리면 고위험가구가 14만7000가구로 증가했다.
금융권의 손실은 16조6000억 원에 달해 시중은행의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자기자본 대비 과도한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제2금융권은 도산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금리가 1% 오를 경우 고위험가구는 최대 7400가구 늘어나는 것으로 예상돼 금리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고 있는 다중채무자는 316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대출금 규모는 모두 279조 원이다.
이중 만기 이후 30일 넘게 원리금을 갗지 못한 연체자는 36만2000명으로 11.5%를 차지했고 연간소득이 1000만~2000만 원인 저소득층 연체자는 지난해 15.7%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17.4%로 증가했다.
특히 60대 이상의 고령층의 가계부채 상황이 비교적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이들은 집값 하락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과거 주택경기 호황 때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산 이들 고령층의 소득대비 부채비율(LTI)은 200%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 3월 현재 350조 원으로 추산됐다. 이 중 위험도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액 비중이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해 44%를 차지해 자영업의 고비용 구조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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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