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프로 축구·야구 등지에서 승부조작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이어 아마추어 스포츠계에서도 온갖 비리가 적발돼 많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29일 “학교 농구부 관계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아마추어 심판과 이들에게 금품을 준 학교 농구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심판을 매수해 수년간 승부를 조작한 후 이른바 ‘축승금’이라는 형태로 억대의 금품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심판과 학교 지도자 등 관계자 70여 명을 입건한 상태다. 더불어 상대적으로 수수 액수가 적은 심판이나 지도자, 농구부 담당 교사 70여 명을 해당 교육청에 통보했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한 학부모의 투서를 받고 학교 농구 지도자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해당 지도자가 심판들에게 ‘축승금’ 명목으로 돈을 건넸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경찰 수사는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또한 지난 5월부터 지역 농구계 관계자 외 대한농구협회 심판 관계자들이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전국의 학교 농구부 지도자, 학부모들도 조사 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들이 최근 5년 동안 주고받은 금품은 억대에 이른다고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지난 8월에 인지를 하고 있었다”며 “내부적으로는 해당 심판들에 대해서 경질 및 모든 징계가 내려진 상태다. 현재는 경찰 조사가 따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심판진 및 지도자들이 생활고에 의해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물론 생활고가 일부 요소는 될 수 있다”면서도 “가난하다고 해서 도둑질을 해서 되겠는가?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관계자는 더불어 “앞으로 논의를 통해 다시는 이런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스포츠가 상품화 된 ‘프로스포츠’를 넘어서 비교적 순수한 경쟁무대였던 ‘아마추어 스포츠’까지 검은돈으로 물든 것이 적발 됐다는 것은 국내 체육계가 뿌리까지 더럽혀졌다는 증거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