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1년 ‘복지’와 ‘소통’ 이뤄가는 길...포퓰리즘 지적도 없지 않아
박원순 시장 1년 ‘복지’와 ‘소통’ 이뤄가는 길...포퓰리즘 지적도 없지 않아
  • 전수영 기자
  • 입력 2012-10-29 16:59
  • 승인 2012.10.29 16:59
  • 호수 965
  • 6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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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1년 평가

▲ 시민정책 아이디어마켓을 찾아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지 꼭 1년이 지났다. 선거 과정에서도 그랬듯이 행정경험이 전혀 없던 박 시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박 시장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박 시장은 우선 자신이 공약한 것처럼 시민들의 복지 증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박 시장은 지난 2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민복지기준’ 발표 자리에서도 전체 예산의 30%를 복지 부분에 투입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특히 기초생활수급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까지도 꼼꼼히 챙기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복지만을 우선시하는 박 시장의 행보를 ‘복지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많은 서울시민들은 이를 반기는 표정이다. 시민들은 특히 서울시 행정에 대해 SNS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에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

박 시장의 지난 1년은 크게 ‘복지’와 ‘소통’으로 대표된다. ‘보편적 복지론’이 힘을 얻으며 극적으로 시장에 당선된 여파도 있겠지만 박 시장은 시민단체 활동을 할 때부터 복지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 따라서 시장인 그에게 가장 큰 역할은 ‘복지 확대’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복지와 더불어 박 시장은 시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며 응원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쓴소리를 듣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권위적인 자세로만 인식됐던 서울시장의 자리가 ‘동네아저씨’ 자리로 전락하기는 했지만 박 시장은 이마저도 크게 괘념치 않는 모습이다.

“누구나 누리는 것이 복지”

박 시장은 무상급식과 관련된 서류에 서명하는 것으로 서울시장직을 시작했다. 자신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많은 시민들이 이를 원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이어 서울시립대 등록금을 반값으로 인하했다.

또한 경제활동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하는 엄마들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렸다. 올해 80곳,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100곳씩 늘릴 예정이다. 이들 국공립 어린이집이 개원하게 될 경우 서울시 보육문제는 약간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더욱이 박 시장은 이사철만 되면 이삿짐을 싸야하는 서민들을 위해 임대주택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대주택 8만호 건립을 위해 올해 1만6305호를 조기에 공급하고, 거기에 6000호를 추가로 공급해 연내에 2만2000호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한 내년과 2014년도에는 각각 9000억 원과 1조3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2만2000호씩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전세대란도 한풀 꺾임과 동시에 서민들이 주거문제로 인해 서울 밖으로 내몰리는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만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에 포함되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 19만 명에게 기초생활수급자의 절반 수준의 생계급여와 기초생활 수급자와 동일한 수준의 교육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지난 1년간 시민들의 복지에 관한한 팔을 걷어붙이고 뛰어다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퍼주기식’ 복지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박 시장은 복지 확대라는 확고한 신념을 끝까지 지킬 것으로 보인다.

시민과 소통하며 시정을 얘기하다

박 시장은 이른바 ‘파워 트리터리안’으로 취임 이전부터 SNS를 통해 활발한 소통을 나누었으며, 시장이 된 이후에도 시정을 공유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에 여념이 없다.

시민들의 얘기를 직접 듣다보니 직원들을 통해 보고를 받는 것보다 훨씬 빨라 대처 또한 신속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여름 집중 호우로 도림천의 수위가 높아지자 인근 지역주민들은 실시간으로 도림천의 상황을 SNS에 게재했고, 박 시장은 각지에서 쏟아지는 서울시의 비 피해 상황을 점검할 수 있었다. 또한 직원들에게 발 빠르게 지시를 내려 혹시나 모를 침수 피해에 대비했고 이어 호우피해를 막기 위한 계획까지도 내놨다.

박 시장은 60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들이 게재한 글을 꼼꼼히 살피고 늦은 밤 또는 새벽을 가리지 않고 이에 대해 답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박 시장 취임 초기에 일부 직원들은 “시장이 밤에 잠도 안 자고 일을 하니 우리도 퇴근하기가 두렵다”고 푸념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 공무원이 시민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인다는 평을 들었을 때는 ‘이게 바로 우리 일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자부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시민들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임 시장들이 각 실·국의 장들과 식사를 하며 시정에 대해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었다면 박 시장은 각 실·국의 장들을 포함한 과장급 및 담당자들과도 식사를 하며 고충과 아이디어를 취합하고 동시에 벽을 허물고 있다.

한 직원은 “지금까지 시장님과 두 번이나 점심식사를 했다. 식사를 나누며 얘기를 나누었는데 결코 권위적인 분이 아니라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며 “이런 자리가 계속돼 실무자들의 얘기를 직접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탕평인사의 핵심 ‘시민 위해 일 잘하면 돼’

그동안의 서울시장은 ‘낙하산 인사’를 했다는 비판을 듣곤 했다.

선거에 공이 있었던 인물들에게 서울시 및 산하단체에 자리를 마련해 준 사례는 여럿 있었다. 특히 자당 소속 인사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줘 행정가보다는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을 많이 했다는 지적 또한 피하기 어려웠다.

지난 10년간 서울시 산하기관의 20%는 시장이 속한 정당과 관련된 인물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임명된 54명의 임원 가운데 민주통합당 관련 인사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시장은 선거를 도왔던 이들과 전부터 알고 지내던 시민사회 출신 인사들 중 일부를 비어있던 정무직 또는 실무진에 임명했지만 산하기관에는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오 전 시장 재임시절 임명했던 인사들도 그대로 중용하고 있어 탕평인사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시청직원을 또한 이런 부분을 체감하고 있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직원은 “이전 시장님들은 정치적인 욕심이 있다 보니 인사문제에 다소 무리한 점이 없진 않았다”면서 “이에 비해 박 시장님은 인사부분에 철저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내부 직원 인사평가도 공정하게 진행하시는 것 같아 인사에 대한 불만은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jun6182@ilyoseoul.co.kr

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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