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 포털사이트 네이트 판에는 26일 오후 ‘치과의사 60대 폭행 피해자 딸입니다’란 제목으로 장문의 글과 함께 사진 두 장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앞서 논란이 된 ‘치과의사 폭행’ 사건 피해자 함모(65·여)씨의 딸이 작성한 것으로,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치과의사 이모씨의 해명 글에 대한 반박 내용을 담고 있다.
피해자 함씨의 딸은 글을 통해 “치과의사가 올린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저희 부모님은 남에게 해 끼치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하시는 분들이다”라며 사건 경위를 써 내려갔다.
글에 따르면, 함씨는 2011년 3~4월경부터 문제의 치과를 다니기 시작했다. 당시 치과의사는 병원재정상태가 어렵다며 진료비를 현금으로 계산해 줄 것을 요구했고, 함씨는 안쓰러운 마음에 치료비를 현금으로 계산하기도 하고 진료가 끝나기 전 카드로 선불하기도 했다.
함씨는 또 금니 세 개가 썩었다며 하루에 이 세 개를 한꺼번에 뽑기도 했다고 한다. 글에는 “갈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고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진료를 해서 불안한 마음이 점점 커졌다”며 “담당의사는 자기가 아는 사람이 서울고등법원에 부장판사로 있다는 말을 하는 등 진료에 상관없는 말을 해 불쾌감을 느끼게도 했다”고 설명돼 있다.
특히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인 지난 22일 함씨는 치과를 다시 방문했고, 당시 의사는 치아를 뽑기 싫다는 의사표시를 했음에도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발치를 했다. 이후 함씨는 사건 당일 오전 10시 30분께 진료를 받으러 가 “이를 뺄 거면 설명을 해 주셔야하지 않느냐. 신경 치료를 한다더니 너무 고생스럽고 속상하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의사는 “어쩌라고. 마음대로 해. 고소해”라고 반말하며 결국 욕설까지 퍼부었다고 한다.
그 소리에 놀라 ‘어떻게 환자에게 욕을 할 수 있느냐’며 화를 내니 의사는 ‘빽 있으면 때려 봐’라고 하며 얼굴을 들이대고 CCTV가 있다고 협박했다. 이 때문에 격분한 함씨는 괘씸한 마음에 ‘제 정신이냐’며 따귀를 때렸다. 그러자 의사는 함씨를 밀쳐 구석으로 몰아넣고 주먹으로 사정없이 가격하기 시작했다.
함씨에 따르면, 당시 ‘사람 살려’라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한다. 또 뒤늦게 서야 119를 불렀을 때도 그들 중 아무도 함씨를 도와준 사람은 없었다고 끔찍해 했다.
딸은 “현재 치과의사는 저희 엄마를 폭행죄로 고소한 상태고, 저희 형부까지 협박죄로 고소했다”며 “아들 뻘 되는 사람에게 욕을 듣고도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게 맞는 건지, 양악수술 한 달 만에 기자와 20분 동안 통화를 하고 환자를 진료할 수도 있는 건지, 제가 양악수술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지만 상식상 말이 되지 않는다”고 답답해 했다.
또 “저희 엄마 얼굴도 얼굴이지만 앞으로 남은 인생 동안 어디 가서 마음 편하게 진료 받지도 못하시게 됐다. 사람이 무섭다고 하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온라인상에서 ‘치과의사 폭행’ 사건에 대해 논란이 일자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현재 치과의사 이씨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빠른 시일 내 함씨를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또 양측이 서로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만큼 당시 상황을 정확히 조사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b8110@ilyoseoul.co.kr
고은별 기자 eb8110@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