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년 만에 1100선이 무너지면서 수출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원·달러 환율은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1103.60원)보다 5.4원 내린 1098.2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0.2원 내리 1108.4원에서 출발해 하락세를 유지하다 마감 10분전 1100원 아래도 급락했다. 이처럼 환율이 1100원 선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해 9월 9일(1077.30원) 이후 처음이다.
최근 원화 값 강세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중앙은행이 지난달부터 일제히 돈 풀기에 나선데 따른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3차 양적완화(QE3)를 통해 시중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2015년 중반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키로 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약화시켰다. 또 그리스 긴축 시안이 2년 연장될 것이라는 소식에 유로화도 반등했다.
이와 함께 일본은행(BOJ)이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10조엔 가량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엔·달러 환율은 1달러에 80엔 선을 넘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환 환율을 달러당 6.2443위안으로 고시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0.06% 오른 것도 영향을 줬다.
환율이 급락함에 따라 수출기업들에게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기업 160개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52.6%가 원·달러 환율의 급락으로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이미 기존 수출계약 물량에 대한 환차손이 발생(49.6%)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원화 환산 수출액 감소에 따른 채산성 악화(31%)와 수출단가 상승에 의한 가격경쟁력 약화(17.7%) 등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수출기업들은 향후 환율전망에 대해 올해 말에는 1083원을 내년 상반기에는 1088원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마진 확보를 위한 마지노선으로는 1080원이 제시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환율 하락 속도가 아주 빠른 편이 아니고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까지 내려간 것은 아닌 만큼 당분간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최근의 환율하락이 자치 장기화되거나 하락폭이 커질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정부는 급격한 환율하락에 대비한 대책 마련과 수출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기업역시 수출다변화, 신제품 개발 등 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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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