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BBK 저격수’ 정봉주 전 의원
[화제의 인물] ‘BBK 저격수’ 정봉주 전 의원
  • 정찬대 기자
  • 입력 2012-10-23 10:51
  • 승인 2012.10.23 10:51
  • 호수 9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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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통합당 정봉주 전 의원 <사진=정대웅 기자>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민주통합당 정봉주 전 의원의 가석방이 결국 불허됐다.

BBK사건과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형이 확정돼 지난해 12월 26일 수감된 정 전 의원은 지난달 6일 형기의 70%를 복역해 가석방 심사 기준을 채우고 모범수 등급인 S1 등급을 받아 가석방 적격심사를 신청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재범의 위험이 있다’며 가석방을 불허했다. 지난 15일 법무부는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이에 대해 논의한 끝에 “개전의 정(잘못을 뉘우치는 마음가짐), 재범의 위험성 측면에서 위원들의 평가가 좋지 않았다”며 “정 전 의원의 가석방이 가석방 심사위원회에서 불허됐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기편에 대해 세운 기준은 상대편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한다. 기준을 세우면 예외란 없어야 한다”며 “대단한 정권”이라고 힐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감상황점검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은진수 전 감사위원은 서울구치소에 편히 있다가 가석방됐고, 야당인 정 전 의원은 홍성교도소로 이감돼 많은 불편을 겪으면서도 모범수로 구분됐지만 결국 가석방 부적격자로 판정됐다”며 “이것이 이명박 정부의 법치주의”라고 비판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은 “대한민국에 법치가 있는가? 법치 없이 민주주의가 있는가? 물방울다이아 은진수 전 감사위원은 가석방? 정봉주 의원은 불허!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은 전 감사원 감사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이후 S1등급 모범수로 분류되고 형기의 70%를 복역한 뒤 지난 7월 30일 가석방됐다.

정 전 의원과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함께 진행했던 김용민 정치평론가 역시 “정봉주의 ‘죄’가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7000만 원을 받고 자신의 친형을 제주도 한 카지노 업체에 감사로 올린 다음 급여 명목으로 매월 1000만 원씩 모두 1억 원을 받은 은진수보다 더 나쁘다는 것이냐”고 분노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도 정 전 의원의 가석방 불허에 유감을 표시했다.

박선숙 공동 선대본부장은 지난 16일 서울 공평동 안철수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 전 의원의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통령 측근들이 굉장히 빨리 가석방된 것에 비춰 보면 이런 판단들이 같은 기준에 의해 내려지는 것인지, 상식과 정의라는 게 누구에게는 통하고 누구에게는 안 통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지난달 초 ‘특혜를 구걸하지 않겠습니다(부제: 형 만기는 모두 마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옥중서신을 통해 “비리도 아닌 정치적인 이유로 감옥생활을 하고 있기에 특사로, 가석방으로 석방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현 정권과 법무부는 말도 안 되는 근거로 요리조리 피해왔다”며 “더 이상 특사나 가석방으로 미리 내보내달라고 구걸하지 않겠다. 1년형의 만기를 모두 마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시기에, 국회의원 신분으로 대통령 후보에 대한 비리 검증을 요구했고 국민의 알 권리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감옥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억울하기도 하고 분통이 터지기도 한다”면서도 “정치인들이 특사나 가석방의 대상이 되어 많은 특혜를 받으며 석방되는 잘못된 관행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봉주는 누구?

정봉주 전 의원은 1960년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서 태어났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 재학시절 민주화추진위원회(민추위) 회장을 역임하며 학생운동에 투신했다. 이 과정에서 1983년 시위주동 혐의로 구속돼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대학 졸업 후 도시빈민운동을 했고, 민주언론운동협의회의 기관지였던 ‘말’지에서 정시진이라는 필명으로 기자생활을 했다. 이후 고(故) 문익환 목사를 4년여 동안 수행하고 서울시의원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서울 노원구 갑)은 지난 17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2007년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현 민주통합당)의 BBK진상조사단장을 맡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BBK 저격수’로 활동했다.

이후 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며, 2011년 12월 22일 BBK 관련 허위 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돼 같은 달 26일 수감됐다. 정 전 의원은 2010년부터 실형 확정 전까지 ‘나는 꼼수다(나꼼수)’ 멤버로 활동하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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