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 야심작 실패 속앓이
LG패션, 야심작 실패 속앓이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2-10-23 10:08
  • 승인 2012.10.23 10:08
  • 호수 964
  • 2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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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LG패션(회장 구본걸)의 자존심에 금이 가는 일이 벌어졌다. 스포츠·아웃도어 멀티 매장인 인터스포츠 간판 판매장 2개 점포가 개점한 지 불과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2009년 구 회장이 “기존 스포츠 전문점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선사하겠다”며 직접 공을 들인 야심작이어서 그 충격이 크다.

‘인터스포츠’는 세계 최대 스포츠 멀티숍으로서 유럽 1위의 유통 브랜드이다. 
전 세계 35개국에 50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는 2009년 LG패션이 기본 5년, 추가 5년 등 총 10년간의 ‘인터스포츠' 국내 독점 계약을 맺고 있다.

전문 구매상담사가 상주하고 있어 고객들은 1대 1 맞춤 구매가 가능하고, 매장 내 체험존에서 직접 체험하고 즐기면서 200여 브랜드를 비교 구매할 수 있어 구매 만족도가 높다. 때문에 스포츠 마니아들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LG패션도 이 사업에 청사진을 그리며, 2011년까지 8~10개 매장에서 매출 1000억 원 달성이 목표였을 정도로 이 사업에 욕심을 냈다.

그 결과 매장 수는 애초 사업계획과 비슷하지만, 매출은 그 목표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박희진 신한투자금융 증시전문가는 “LG패션의 3분기 실적은 2011년 오픈한 신규 매장과 새로 런칭한 브랜드 매출을 감안하면 매우 부진한 모습이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한 3016억 원이 예상되지만 2011년에 매장이 11%가량 신규로 오픈된 점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부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정상 매출이 부진해 고정 비용에 대한 부담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황까지 겹쳐 인터스포츠의 사업이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의류소비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 업무현황 회복을 논하기엔 이르다”라며 “8월 의류판매(경상기준)는 전년 동기보다 3.7% 역신장해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고, 전반적으로 재고부담은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8월 의류소비전망(CSI) 역시 95Pt로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2009년 말~2011년 초 2년간 이어진 의류소비 호황국면에 대한 높은 역기저 효과와 맞물려 업황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주가에 대해서도 아직 보수적 시각이 합리적”이라고 언급했다.
LG패션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줄어든 7142억 원, 영업이익은 620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무려 24.5%나 하락했다.

LG패션 관계자는 “애초 사업 추진 당시 3년 정도면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장 자체 불황이 지속하다 보니 수익적인 측면에서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앞으로도 주요 지역 유통망을 강화하고 시장 안착에 힘쓸 것이어서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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