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롯데 순환출자 핵심 ‘롯데쇼핑’…최대 주주는 ‘일본’
인천터미널 인근 ‘롯본기힐즈’처럼…일본 이미지 들여오나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이 친일논란에 빠졌다.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의 인수의사를 밝힌 직후 인천시가 이곳을 일본 도쿄의 대표적 명소인 ‘롯본기힐즈’로 개발하겠다는 사업 전략이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인터넷의 질문 사이트에는 “롯데는 일본 기업인가, 한국 기업인가?”라는 질문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일본자금이 많이 유입된 회사이며, 오너 일가의 국적 또한 일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롯데의 친일 논란은 당분간 회자될 전망이며, 자칫 반일감정으로 불매운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천지역 신문에 따르면 송영길 인천시장은 “인천터미널 매각 체결식을 롯데 측과 했다. 재정대책의 일환일 뿐 아니라 터미널 주변을 ‘롯본기힐스’처럼 복합개발하기 위한 투자협정이다”고 시정일기를 통해 밝혔다.
롯본기힐스는 일본 도쿄에 위치한 롯본기의 대표적 명소로 2003년 대규모 도시 재개발이 추진돼 세계적 관심이 집중된 곳이다.
이곳에는 일본의 대표적 기업체와 유명 브랜드는 물론 각종 쇼핑몰과 호텔·미술관·영화관·17세기 일본식 정원인 모리정원이 들어서 있다. 일본의 명동인 셈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롯데의 국가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이 인천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음에도, 빼앗기식(?) 인수추진에 이어 갑작스러운 일본식 명소로 꾸민다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다.
더욱이 롯데는 한국기업이라는 인식보다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현 상황에서 일본식 명소로 꾸민다는 협약이 이뤄져 반일감정의 골을 키우는 꼴이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분구조·오너 일가 모두 ‘일본’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은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롯데카드→롯데칠성음료→롯데쇼핑’ 등으로 이어지는 환상형 출자고리다. 롯데쇼핑은 롯데카드의 지분 92.54%, 롯데카드는 롯데칠성음료 지분 1.91%, 롯데칠성음료는 롯데쇼핑의 지분 4.26%를 가지고 있다. 롯데쇼핑의 최대주주는 14.59%의 지분을 보유한 신동빈 회장이다. 0.01% 적은 14.58%를 가진 2대 주주는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이다. 신동주 회장은 한국 호텔롯데의 1대 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인이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19.2%)를 비롯한 일본 투자회사들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데, 현재 한국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 상당 부분도 보유해 그룹 전체를 아우르며 지주사 역할을 한다.
일각에선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는 롯데쇼핑이 아닌 호텔롯데라는 말도 회자된다.
호텔롯데는 지난 6월 30일 현재 롯데건설(38.34%), 롯데상사(34.64%), 롯데물산(31.07%), 롯데손해보험(27.72%), 롯데캐피탈(26.60%), 롯데알미늄(12.99%) 등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호텔롯데는 또 순환출자 고리핵심인 롯데쇼핑의 지분도 9.58%를 보유해 신동빈·신동주에 이어 3대 주주다.
다시 말해 규모와 매출액에서 앞서는 한국 롯데가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확보한 것이 아니라 지주회사를 손아귀에 넣은 일본 롯데가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은 순환출자를 해소할 경우 그룹 지배권이 흔들릴 수 있지만 신동주 회장은 지분 대부분을 수직형으로 보유하고 있어 순환출자 해소 후에도 지배권을 행사하는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오너 일가의 국적만 살펴봐도 의구심은 더욱 짙어진다. 오너 자신들 대부분이 일본 국적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괄회장인 아버지 신격호 회장을 비롯해 후계자인 두 아들 신동주·신동빈 모두 일본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버지 신 회장은 1940년 동향(경남)출신인 노순화 씨와 결혼했지만 1년이 채 안돼 신 회장이 일본으로 떠나면서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종지부를 찍었다.
이후 신 회장은 1952년 당시 일본 외무상 대신의 여동생인 다케모리 하쓰코와 재혼했다. 그리고 일본인 여자와의 사이에서 동주·동빈 두 아들을 낳았다. 며느리도 일본인이다.
신동빈 회장의 처는 일본의 대형건설사 다이세이의 오고 요시마사 부회장의 둘째 딸 마나미씨로 일본전통 혼례식을 치른 것으로 유명하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일본 극우파의 상징이던 나카소네 당시 총리를 비롯해 전·현직 일본 총리가 세 명이나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민 “롯데는 일본기업” 비판
이 때문인지 국민이 롯데를 바라보는 시각은 냉랭하다. 심지어 롯데가 일본기업이어서 반국민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인터넷 ID ‘ST***’는 유명 포털에 올린 댓글에서 “롯데는 한국기업이 아니고 일본기업입니다. 일본기업보다 하는 행동이 더 일본다운 기업일 뿐입니다”고 비판했다.
일부 시민은 롯데가 일본기업이어서 국내 서민들의 생계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식의 ‘반 롯데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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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