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김종인-이상돈 vs 김용환-정윤회-보좌진 4인방
안대희-김종인-이상돈 vs 김용환-정윤회-보좌진 4인방
  • 조기성 기자
  • 입력 2012-10-16 09:25
  • 승인 2012.10.16 09:25
  • 호수 963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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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캠프 파워게임, 대권 발목 잡는다

 

 

 

 

 

[일요서울 | 조기성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지난 11일 중앙선대위 인선안을 발표하면서 갈등 양상을 보였던 내분 사태를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특위위원장이 박 후보 중재안을 받아들이면서 ‘사퇴 배수진’을 철회했지만,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캠프 내 이런 잡음은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김-안 위원장을 비롯한 신규 영입 인사들과 쇄신파 의원들, 전 비대위원들이 ‘2선 후퇴’를 요구한 핵심 인물들은 여전히 박 후보 주위를 감싸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간 파워 게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 캠프 내 ‘김종인 vs 이한구’, ‘안대희 vs 한광옥’의 대립 양상은 일단락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중앙선대위 인선안을 발표하면서 “쇄신과 통합은 같이 가야 하고, 거기 동의했다면 이제 더는 흔들리는 모습은 안 된다. 내부에서 계속 이런 걸로 논쟁을 벌인다면 국민에게 부끄러운 일”이라며 “더 이상 갈등으로 비치는 모습은 선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내부 갈등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날리면서 ‘통합’과 ‘쇄신’을 이뤄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표현한 것이다.
박 후보의 강한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캠프 내 본질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2007년 대선 경선에도 참여했던 박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지난 11일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이한구 원내대표와 한광옥 수석부위원장에 대한 비토는 조족지혈로 핵심적인 사안이 아니다”면서 “박 후보를 둘러싸고 눈과 귀를 막고 있는 인사들에 대한 불만이 캠프 내부에 팽배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7인회’를 언론에 최초로 퍼트린 김용환 고문과 이재만·이춘상·안봉근·정호성 등 박 후보 비서 4인방, 그리고 최태민 목사 사위인 정윤회 씨가 분란의 씨앗이라는 말이 캠프 내에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7인회’ 김용환-‘보좌진 4인방’ 환관 권력

캠프 관계자가 지목한 김용환 고문과 박 후보 비서 4인방, 정윤회 씨의 공통점은 박 후보와 오랜 기간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용환 고문은 7인회(박정희 정권 당시 직함 기준. 청와대 경제수석(김용환),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 부장(김기춘), 법무부 법무실 검사(현경대), 조선일보 정치부장(최병렬), 조선일보 청와대 출입기자(안병훈), 하나회 육군 중령(강창희), 현역군인(김용갑))에서 가장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고문은 박정희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김 고문이 박 전 위원장의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해석이다.

7인회는 200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박근혜 후보를 도왔다. 7인회 수장격인 김용환 고문은 박근혜 경선캠프 고문으로 결합했다. 안병훈 전 부사장은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을 역임했었다. 캠프 운영을 총괄하는 본부장을 맡은 것이다. 최병렬 전 대표는 박근혜 캠프에서 공동상임고문을 지냈고, 현경대 전 의원의 경우 박 후보의 외곽조직인 ‘한강포럼’을 주도한 인사다.

김용환 고문은 박 후보에 대한 정책 조언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후보를 위한 친목단체 ‘상록포럼’ 상임고문이기도 한 김용환은 박 후보가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울 때면 날 선 발언으로 상대를 공격하며 막후에서 박 후보를 든든히 도와주는 역할을 해왔다. 또한  지난 2010년부터 박 후보에게 (좌클릭) 정책기조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해왔으며 평소 “박근혜 시대가 올 것이라 굳게 믿는다”는 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도 김 고문은 자신이 1997년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측 인사로 참여해 DJ측 대표로 당시 DJP 단일화를 성사시켰던 한광옥 고문을 영입하는 데 힘을 썼다는 후문이다.

또한, 박근혜 후보를 14년간 보좌해 오면서 실무 보좌 업무를 넘어 정무와 일정, 인재 영입까지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비서 4인방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쇄신파 의원들이 ‘문고리 권력’인 이들의 2선 후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또한, 새누리당 전직 비상대책위원들은 지난 8일 이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상돈·김세연·이준석 전 비대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박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를 담당한 박 후보의 비서진이 오늘의 사태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서진의 실명을 밝히진 않았으나 박 후보의 언로를 막아왔다고 지적되어온 이재만·이춘상·안봉근·정호성 등 최측근 4인방을 지적한 것이다.

이상돈 전 비대위원은 책임을 져야 할 박 후보 비서진에 대해 “지난번 후보의 라디오 방송 (과거사 관련) 발언 사태에 책임 있는 비서진”이라며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책임진 분들을 통칭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쇄신파 김성태 의원 역시 “흔히 말하는 박근혜 후보의 핵심측근이라는 사람들, 그리고 당 지도부라는 사람들, 이 사람들은 오랫동안 있으면서 후보를 편안하게 모시는 일은 잘하는 사람들”이라며 “하지만 이 대선이라는 엄청난 전쟁을 치르면서 당내의 폭넓은 참여와 소통을 이루는 부분은 전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이어 “밀실에서 뭔가 일어지는 듯한 외연 확대, 그리고 전혀 소통되지 않는 당내의 문제 이런 사람들이 대선을 끌고 간단 말”이라며 “그러면 이거는 한마디로 말해 안철수나 문재인한테 대통령 상납하는 일이나 마찬가지”라고 대선 패배를 강력 경고하기도 했다.

박 후보 캠프의 다른 관계자도 [일요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대선 경선에서도 김무성, 유승민 등 캠프 핵심관계자들이 (보좌진 4인방을 향해) ‘그런 식으로 할 거라면 당장 캠프 해체하라’는 역정을 냈던 것을 기억한다”면서 “보좌진 4인방이 캠프 운영 전반에 있어서 ‘박심(朴心)’을 이유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캠프의 공식 의사결정 채널을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좌진 4인방 뒤에 최태민 목사 사위인 정윤회가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면서 “지금도 ‘삼성동 안가모임’의 핵심 역할을 정 씨가 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고 전했다.

결국 박 후보가 지난해 비대위원장을 맡을 때부터 최근 캠프에 영입한 인사들과 최소 10년에서 40년 이상 박 후보와 인연을 쌓고 있는 신구 세력들 간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신 친박들은 이들의 문제가 해결돼야 박 후보의 ‘불통’ 문제가 해소되고 지지율 하락으로 상징되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돌파할 묘책을 찾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자신을 위해 몇 십년간 헌신한 측근들을 내칠 수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이들 간의 갈등 관계는 대선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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