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것은 묻자, 성공투자의 기초
모르는 것은 묻자, 성공투자의 기초
  • 이홍규 현대증권 광산지점장
  • 입력 2012-10-15 14:26
  • 승인 2012.10.15 14:26
  • 호수 963
  • 4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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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의식과 문제제기, 증시생존의 지혜

적극적인 질문을 통해 풍부한 정보를 얻고 쓸데없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살아남기 위해서 모르는 것을 기꺼이 묻는 적극적인 자세와 치열함이 필요

규모가 작은 회사를 방문한 바 있다. 미처 시장이 열리지 않은 제품을 취급하는 회사라 회사의 틀 조차도 잡히지 않아서 다소 어수선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직원 몇 명을 데리고 사장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전형적인 소기업이었다. 차 한 잔을 앞에 하고 사장과 사업의 비전에 대해 의견을 나누다가 문득 벽에 걸린 사훈이 눈에 들어왔다. ‘모르는 것은 묻자!’ 서너 문장의 사훈 중 마지막 문장이 특히 인상적이었는지 지금도 기억이 난다.

잘 알지 못하면서도 체면 때문에 아는 체 한다든지 위신 때문에 묻고 배우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면 발전이 없기에 그 글귀를 사훈으로 삼았다는 사장의 말이 생각난다. 불행스럽게도 이후 그 회사의 제품을 위한 시장은 끝내 열리지 않았고 그 사장과도 연락이 두절됐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진 사장이었기에 어느 하늘 아래서든 꼭 성공하셨으리라 믿는다.

우리는 묻는 것을 두려워하는 집단적 특성을 갖고 있는 듯하다. 강연이 끝난 뒤 의례 이어지는 문답시간에도 질문은 그리 많지 않다. 묻는다는 것은 스스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행위이다.
따라서 체면을 중시하고 타인에게 어떻게 비칠까를 먼저 걱정하는 우리는 드러내놓고 묻는 것을 꺼려한다. 서양인들의 눈에 비친 동양인들의 일반적인 모습은 좋게 말하면 ‘신비주의’지만 나쁘게 말하면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용기를 내어 질문에 나선 경우에도 학창시절부터 논리에 기반으로 하는 토론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은 터라 질문이 요령부득 횡설수설로 이어지기 일쑤이다. 딱한 상황이다.

미국의 대학생들은 새로운 학기가 시작될 즈음 교수의 교재 소개시간에 그 교재에 대하여 아주 꼼꼼하게 질문한다. 우리 시각으로는 저런 것을 물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질문이 자세한데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질문에 대해 교수 역시 전혀 찡그리거나 불쾌해하는 기색 없이 자연스럽게 설명을 해준다는 것이다.
요컨대 문화가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은 해당 과목에 대해 이미 상당한 정도의 정보를 입수한 상태에서 수업에 임할 수 있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질문을 한다는 행위 자체는 대단히 적극적이고 치열한 행동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적극적인 질문을 통해 우리는 훨씬 더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쓸데없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멘티와 멘토 역시 마음 놓고 질문할 선생을 모신다는 의미와 다를 바 없다.
주식시장은 하루에도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들고나는 곳이기에 소문도 많고 탈도 많다. 보석처럼 가치 있는 정보가 거의 사기나 협잡에 가까운 정보와 뒤섞여 횡행하는 곳이다.

또한 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빛의 속도로 변화한다. 그 속에서 끝내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르는 것을 기꺼이 묻는 적극적인 자세와 치열함이 필요하다. 알량한 체면과 타인의 시선 따위는 무시하고 팽팽한 긴장 속에서 적극적으로 주변과 자신에게 질문해야 한다. 뚜렷한 목적의식과 적극적인 문제제기는 자신의 의식을 스폰지처럼 변화시켜 시장 주변의 가치 있는 정보와 지식을 남김없이 빨아들일 것이다. 그러한 자세야말로 가장 경제적이고 노력이 덜 드는 공부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홍규 현대증권 광산지점장

이홍규 현대증권 광산지점장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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