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국감] 모피아, 여전히 국책은행 및 금융기관 장악
[2012 국감] 모피아, 여전히 국책은행 및 금융기관 장악
  • 전수영 기자
  • 입력 2012-10-15 12:30
  • 승인 2012.10.15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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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의원 “문제 발생 시 책임 서로에게 떠넘기는 행태 보여”

▲ 김영환 의원이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장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 자료=김영환 의원실 제공>
[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금융기관은 정책당국에, 정책당국은 금융기관에 각각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일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출신 고위관료들이 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정책금융공사·신용보증기금 등 관련 산하 국책은행 및 금융기관의 기관장으로 재직했거나 현재도 임원 및 수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모피아’(마피아+재정경제부(현 기회재정부) 출신을 일컫는 말)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상황에서 여전히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설립·운영되는 산하금융기관의 수장직과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금융기관의 수장직이 소위 고위 경제관료들의 재취업자리로 전락했다는 세간의 비판이 충분히 근거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런 고위 경제관료들의 무분별한 재취업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에 있는 공직자윤리법과 사장추천위원회를 공공의 영역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공직자윤리법은 직무연관성이 밀접한 고위공직자의 재취업을 오히려 절차상으로 보장해주는 시스템으로, 회장 공모제는 정부의 입김을 은폐하려는 절차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한국산업은행 회장 자리에 있으며, 김창록 전 금감원 부원장은 같은 은행 총재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 출신인 임모씨는 지난해 4월부터 감사로 재임 중이다.

강권석 전 중소기업은행장은 금감원 출신이며, 윤용로 전 행장 또한 금감원 출신이다. 감사원 출신의 김준호 전 감사는 하나은행 부행장을 거쳤다.

이밖에도 고위관료들이 금융기관에 포진한 상황은 다수 확인되고 있다.

이렇듯 고위 경제관료가 금융기관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임기의 상당기간을 업무파악에 소비하고, 낙하산 보은인사로 인해 업무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지이다.

다만, 기업은행만이 내부 출신 은행장을 수행함에 따라 독립성과 업무의 연속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부분에서는 모피아의 금융권 장악이 심각한 상황이다.

현행 금융감독체계는 감독기능의 기관 간 분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고,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책임소재를 가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정부의 거시경제정책에 대해 시장의 건전성을 책임지는 감독 당국이 적절한 제어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으며, 각 기관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마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결국 경제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경제관료들이 이를 감독하는 기구에 진출함에 의해 발생되는 문제로, 재정부에 의한 간접적 금융감독 지배가 재취업과 전관예우 등으로 대표되는 강력한 인적결합으로 보장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김 의원은 금융감독당국은 재정부의 일상적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감독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통합하여 전문성·중립성·책임성을 확립한 공적 민간통합감독기구로 개편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수처 등 공직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개혁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고위관료들의 무분별한 재취업, 낙하산 인사는 관료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근본적 제도개혁이 추진되어야 한다”며 “관료개혁 없이는 공직기강 확립도,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성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식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jun6182@ilyosoeul.co.kr

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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